새해의 노래
-정인보(1893~1950)
온 겨레 정성덩이 해 돼 오르면
올 설날 이 아침야 더 찬란하다
뉘라셔 겨울더러 춥다더냐
오는 봄만 맞으려 말고 내 손으로 만들자
깃발에 바람 세니 하늘 뜻이다
따르자 옳은 길로 물에나 불에
뉘라셔 세월더러 흐른다더냐
한이 없는 우리 할 일을 맘껏 펼쳐 보리라
겨레의 온 정성이 담긴 해가 찬란히 떴으니 겨울을 춥다 말고 희망의 새봄을 스스로 만들자. 깃발은 드센 바람 속에 외려 힘차게 나부끼니 세월을 움켜쥐듯 하고서 할 일을 마음껏 다하자. 이렇게 새겨지는 이 짧은 시는 한 개인의 다짐과 한 민족의 포부를 '옳음'이라는 지향에 얹어 드높이 고취한다. 새해 첫해는 삼백 예순네 개의 해를 알처럼 품고 온다. 첫날은 모든 날의 어머니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1/2 백무동행 동서울 7시-백무동-장터목
1/3 장터목-천왕봉-장터목-세석-거림
시한부 백수기간만 되면 제일 바쁜 차영샘. 꽉 짠 스케줄에서 함께 산행 할 날을 세 번 잡았는데 3일이라 나름 지리산 종주를 감히 꿈꾸었다. 헌데 집안 사정으로 하루를 빼야 해 작년과 같이 백무동에서 세석 코스를 가기로 했다.
7시 차 타고 자다 휴게소에 섰는데 고속도로다. 아니 왜? 잠시 설악산 가는 버스로 착각해 일어난 일.
다시 자다 깨다 백무동 도착해 밥 집이라고는 한집 밖에 없어 그곳에서 이른 점심 먹고 출발.
작년엔 출발 하자마자 장터목에 물이 없다고 해 사가지고 가는 생쑈를 했는데 다행히 샘도 마르지 않았고 물도 넉넉 하다고......
산에 눈이 별로 없는것 같은 예감이 든다. 참샘에는 그래도 물이 나왔다.
내려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아이젠을 뻬고 내려온다.
겁많은 차영샘이 아이젠을 안한것 보니 눈이 없긴 없나보다. 아니면 신력으로?
난 처음으로 마인들을 종주에 신고 왔는데 아무래도 무거우니 걸음이 늦어진다. 더구나 눈도 거의 없는데 헌 등산화 신고 와도 될뻔 했다.
소지봉 지나 아이젠을 하다.
그나마 아이젠을 하고 나니 눈이 아이젠 아깝지 않을 정도로 쌓여있다. 새벽에 눈이 잠깐 내린건지 상고대도 보이기 시작. 기대하지 않았는데 멋지다.
이젠 내려오는 사람도 없다. 한 사람이 쉬고 있다. 하산하는거냐고 하니 올라가는 중이라고 한다. 둘이 사진 겨우 한장 찍고 출발.
장터목까지도 기억보다 멀었다. 그나마 시계가 트이고 멀리 반야도 보이고 장터목이 보이기 시작한다.
무사히 장터목 도착. 작년에는 그래도 눈사람도 있었는데 올해 눈이 적긴 적은가보다. 동계 지리중 가장 눈이 작은날 같다.
샘에 내려가보니 다행히 물이 나온다. 기쁜 마음으로 물을 가득 뜨고 햇반 사러 간 차영샘 왈 5시 부터 방배정 해주고 산 햇반도 그때 데워준단다.
노느니 들고 온 스팸을 구워먹으려나 불이 켜지지 않는다. 다른 팀 버너에서 성화 봉송 해 불을 겨우 켰는데 꺼졌다. 뭐지?
라이터도 얼었고 동계용인줄 안 snow line 가스가 아니었나? 한참 품에 안고 있었더니 겨우 켜진다.
스팸 구워먹고 오뎅국 끓여 놓으니 한바가지다. 햇반 하나면 충분할것 같다 햇반 하나를 둘이 나누어 먹고 커피 타 일몰 보면서 마시려고 했는데 바람이 너무 분다. 인증샷 하는새 커피가 다 식어 버렸다.
대피소에는 사람이 적어 여자는 2층인데 여자는 달랑 셋이라고.....
그 여자는 해가 꼴딱 진 다음에 왔다. 연하천에서 8시 출발했다는데 10시간이나 걸렸다고... 경치가 예뻐 사진 찍느라고 그랬다나?
스패츠를 하고 있어 그쪽은 눈이 많냐고 하니 간혹 빠지는 곳이 있단다.
대피소에서 8시까지 놀다 자는데 잠이 깊게 들지 않는다. 자다 깨다 반복하니 시간이 11시.
별도 볼 겸 화장실 다녀오는데 별은 쏟아지고 그믐달이 어여쁘다.
밤새 뒤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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