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일(1944~ )
치악을 넘을 때쯤 인적도 수척해지고
칠흑의 어둠 속으로 눈발만 자욱했다.
서울을 이기지 못해 돌아선 천 리 먼 길
막소주 한잔에 가려 분함도 흐트러놓고
숨 죽여 우는 산야만 차창을 따라 섰다.
서울에 모든 게 있다. 다 서울로 간다. 꿈과 기회를 찾아 대를 이어서, 가고 또 간 것이 반세기가 넘었다. 그러나 서울을 못 이겨 돌아선 이들의 세월 또한 그만큼이다. 이 사람은 무엇에 패한 걸까. 무엇을 참는 걸까. 청량리 역두에서 산 소주병을 기울이며 양평, 용문, 원주 지나, 분함 끝에 설움이 솟는 제천 인근까지. 그러나 신유년은 벌써 사십여 년 저편, 흐느낌 잦아든 세월에 시가 오롯이 남았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해가 7시 30분경 뜬다고 한다. 8시 부터 자니 5시 일어나 이른 아침 해 먹고 올해는 차영샘도 같이 일출 보는걸로 했다.
아침 일어나 짐 싸고 햇반 데우고 어제 먹다 남은 국 데워서 아침을 먹는데 차영샘이 잘 안넘어 가는지 남긴다. 난 꾸역 꾸역 다 먹었는데.....
짐 싸고 물 하나 들고 옷 다 껴 있고 우리도 6시20분경 출발.
어제 10시간 걸렸던 팀은 6시 경 올라가는 것 같다. 내심 우리가 잡을 줄 알았는데 못 잡았다. 착각도 가지가지다. 오히려 우리가 다른 팀에게 추월 당했고 우리 다음으로는 일출 보러 올라온 사람이 없었다. 그 시간에 중산리에서 올라온 사람이 있다.
바람은 좀 쌀쌀하지만 해는 예쁘게 잘 떴다. 누군가 일출을 보게 해 주어 감사하다는 기도를 한다. 나나 차영샘도 마찬가지. 언제까지 지리산을 반주나마 올 수 있으려나 싶다.
하산은 우리가 제일 먼저 내려와 1등이다. 내려가며 한팀 만났다.
장터목에서 물 끓여 코코아와 빵, 사과를 나누어 먹고 9시 출발.
장터목에서 세석까지는 사실 제일 예쁜 경치가 펼쳐지고 거리가 멀지 않아 더 좋은 코스인데 오늘은 이 코스는 생각보다 멀었다.
그나마 눈이 제법 쌓여있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잠깐 쉬고 아무튼 무사히 세석 도착. 어제부터 아프던 허리는 점점 더 아파온다. 그나마 세석부터는 내리막이니 좀 낫겠지?
원래 계획은 세석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스케줄인데 배도 별로 안 고프다. 남은 물로 커피 타 빵 먹기로 했다.
물 데우는 동안 앉지 말라는 취사대에 앉아 있으니 앉으면 안된단다. 허리가 아파서요....
거림으로 내려간다니 11:30 출발하면 될거라고 마루에 잠시 쉬었다 가란다. 헌데 신발 벗기 싫다. 바깥 평상에 누우려니 바람이 불어 포기하고 11시 15분경 출발.
물 한병 뜨고 내려가는데 모자팀이 보이는데 아이젠을 아예 안했다.
눈 없나요? 조금만 내려가면 아이젠 빼도 될거란다.
물은 얼어 간간히 미끄럽긴 한데 눈이 조금만 있어 아이젠 닯을까봐 가슴이 아픈 지경이다.
아무래도 빼야할것 같아 빼니 작년보다 조금 빠르게 아이젠을 뺀것 같다.
헌데 만만하게 기억되던 이 길이 왜 이리 길고 경사가 급하고 힘든지......
허리도 아프지만 발가락도 양말 솔기가 닿아 아파 죽을것 같다.
시간 널널하다고 천천히 가자는데 시간을 보니 전혀 널널하지 않았다.
잠깐만 쉬고 간식 먹고 부지런히 내려가니 2시가 조금 지난 시간. 사진 찍고 버스 종점에 부지런히 내려가니 버스가 와 있다.
표 사고 곶감도 사고 발도 닦고 내복 벗고 양말 갈아신고 나니 버스 출발시간.
1시간 여 지나 원지 도착. 16:20 버스 예매하고 근처 분식집에서 맛이 그저그런 국수 먹고 출발.
아무래도 감기인것 같아 감기약이 있어 먹고 차에서 눈 부치고 서울 8시 전 도착.
곶감때문에 배낭이 도로 무거워져 전철 타고 오며 허리 부러지는 줄......
그래도 이렇게라도 지리를 올 수 있어 행복하기만 하다. 다음엔 또 언제 갈까?
오늘 산행 하고 설악 공룡은 포기하고 천불동으로 내려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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