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광장에서
-김상미(1957~ )
갑자기 내리는 비
그 비를 피하기 위해
여기저기 펼쳐지는 우산들
그러나 우산은 지붕이 아니다
아내 있는 남자가 남편 있는 여자가
몰래 잠깐 피우는 바람 같은 것이다
갑자기 내린 비가 멎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그러니 사랑을 하려거든
진짜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을 하려거든
한 지붕 아래에서 하라
갑자기 내린 비는 금방 지나가고
젖은 우산에 묻은 빗방울들은
우산을 접는 순간 다 말라버린다
보헤미안 광장에 비 내리면 여기저기 우산이 펼쳐진다. 사랑에는 가벼운 보헤미안적 성질이 있는데 시인은 “진짜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을 하려거든/ 한 지붕 아래서 하라”고 명령한다. 비가 그치면 금방 잊어버릴 우산의 사랑을 거부한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생각난다.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사랑의 자유와 구속. 순간적 사랑과 진지한 사랑 중에서 가벼움을 선택하는 토마스. 가벼운 것은 좋은 것이고, 무거움은 가벼움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내 테레사는 사랑의 무거움을 지고 고통의 서사를 쓴다.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5시반 신도림역에서 만나 금천구청역까지 걷기.
쌀쌀한 날씨지만 비가 개이면서 하늘도 파란빛을 보인다. 벚꽃은 떨어져 가는 곳도 있지만 아직은 터널을 이룬 곳이 많다.
구일역에서 안양 방면 일부는 공사중이라 좀 어수선 했지만 그곳을 지나면 벚꽃이 한창이다. 9키로 2시간 걷고 금천구청역에서 아웃.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오뎅, 떡볶이, 토스트로 저녁을 때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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