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 김사인(1956~ )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였으니
어찌하랴
좋던 날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이만큼 낮게 엎드려 몸에게 말을 걸어본 적이 있었던가, 마음에게. 모든 것 드러난 그대로 몸에게 마음을 열고 처연히 한 채의 거울이 되어 누워 본 적이 있었던가. 바닥에 누인 몸을 바닥에 누인 마음에 비춰 본 적 있었던가. 애초에 몸도 마음도 넝마인데, 애써 포장하며 우격다짐으로 닦아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 몸에게, 마음에게 가장 미안한 때가 있다. (장철문·시인·순천대 교수)
재작년 명숙샘이 동갑내기 셋 회갑 밥을 샀다.
자칭 타칭 막내에 미모담당도 세월은 비껴갈 수 없어 회갑을 하기로 한 날.
칼퇴근해 쫀누나 만나 5명이 가볍게 청룡산 갔다 갈치 먹기로 했다.
헌데 지난주 부터 차영샘 컨디션이 영 안 좋운데다 소화가 너무 안된단다.
천천히 걷는데 아카시아가 만발했다.
한바퀴 뺑 돌아도 4키로가 안된다.
관악구청 옆 갈치집에서 조림, 구이를 먹는데 차영샘이 거의 못먹어 4인분으로 배터지게 먹었다.
선영샘이 차를 산다고 해 길건너 설빙에서 빙수와 차 마시고 쫀누나와 걸어 차량 회수하고 집으로...
쫀누나는 깅화에 집을 장만해 주말마다 텃밭 가꾸느라 고생한다. 헌데도 재미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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