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례(1955~)
신발을 나란히 벗어놓으면
한 짝은 엎어져 딴 생각을 한다
별들의 뒤에서 어둠을 지키다
번쩍 스쳐 지나는 번개처럼
축제의 유리잔 부딪치다
가느다란 실금
엉뚱한 곳으로 방향을 트는 것처럼
여행 계획을 세우고 예약을 하고 짐을 싸고 나면
병이 나거나 여권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가기 싫은 마음이
가고 싶은 마음을 끌어안고서
태풍이 온다
태풍이 오고야 만다.
고요하게 자기 눈 속에 난폭함을
숨겨두고
내일은 결혼식인데 하필 오늘
결혼하기 싫은 마음이 고개를 쳐드는 것처럼
그런 일들, 알 것 같다. 여행 트렁크를 다 싸고 나면 꼭 가기 싫은 마음이 드는 것. 청첩장까지 다 돌렸는데 갑자기 두려워 수증기가 되어 증발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것. 설레임과 두려움, 낭만과 탈출이 공존하는 심리의 파노라마를 치열한 시어로 그리는 최정례 시인은 시적 심리극의 탐사자다. '졸업'이란 영화에서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애인을 끌고 도망치던 청춘남녀의 눈부신 엔딩이 떠오른다. 그들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행남 등대까지 걷기
아침 먹기 전 6시경 출발 해 도동항에 주차를 했다. 아침 일찍이라 다행히 주차 하는데 문제는 없는데 이 시간 관광객들이 벌써 여객 터미널쪽에 제법 보인다.
예전 이길을 몰래 넘어가 구경했는데 오늘은 정정당당하게 가는데 기억이 나는 곳도 있고 생소한 곳도 있다.
아무튼 내내 바다를 보며 점점 햇살이 따가워지는데 아침이라 아직은 한갖지다.
성미 급한 이대장 홀로 앞으로 후다닥 가 보이지도 않는데 우리들은 사진도 찍고 잠시 쉬면서 놀망 쉬망 가는데 촛대바위쪽 이정표는 왼쪽이고 행남 등대는 오른쪽.
오른쪽 접어드니 촛대바위 조망터도 지나고 그윽한 숲길도 짧지만 보인다.
영화 찍고 등대 뒷편 전망대에서 보이 도동에서 저동까지의 길을 빨리 복구하면 좋겠다 싶다.
오늘도 아침은 국수방에 가서 먹는데 사람이 많아서인지 한참을 기다렸다.
오늘은 따개비 칼국구, 꽁치물회 등 각자 취향대로 먹었다.
회장님은 독도 가는 배 편 알아본다고 가셨는데 아침 기상이 좋지 않아 유람선도 안떴고 독도도 오후나 되어야 뜰것 같단다.
우리는 저녁 배로 나가야 하니 당연히 못 간다. 이런 날씨에 설사 가도 접안 시설이 좋지 않아 배에서 바라만 보다 올 수도 있다고.....
일단 짐을 빼 팬션 앞에 맡기고 태하 바닷속 들어가 구경하는 곳에 왕복하려면 택시 1대당 6만원이란다. 이걸 가나 마나 하는데 무작정 노는 우리가 한심해 보였는지 내수전 둘레길을 가라는 주인장.
입구까지 차까지 태워다 줬다. 감사하다.
-내수전 둘레길
내수전 둘레길은 내수전 전망대 가는 길에서 아랫쪽으로 가는 길인데 초장엔 포장길이라 실망했는데 조금 더 가니 숲길이 나오고 중간 중간 바닷가를 볼 수 있는 전망 데크를 만들어 놓았다. 그렇다고 길이 아주 순한 길은 아니었고 힘들다 싶으면 평탄한 길이 이어지는 그런 길이다.
드디어 숲길이 끝났고 직진을 하니 다행이 가게가 보여 시원한 음료수로 갈증 채우기.
-안용복 기념관
포장길을 따라 걷다보니 주인장이 말했던 안용복 기념관이 나온다.
잠시 둘러보니 숙종 시대 장군도 양반도 아닌 사람이 울릉도를 지키고 일본과도 담판을 지었다는 훌륭한 사람인데 막상 그시절에는 장군을 사칭해 처벌을 받았다던가?
여기서 버스를 타면 큰길 까지 갈 수 있다는데 시간도 많이 남았고 무작정 기다리느니 걸어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는길 독도수비대 기념관이 나오는데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아 패스.
포장된 내리막길을 30분 이상 내려오니 발가락도 아프고 발바닥도 불이 난다.
그새 버스는 올라갔다 내려왔다. 우리 내려오는 시간과 별 차이가 나질 않았다.
관음도 전 정류장에서 20여분 기다려 버스를 탔다. 1300원으로 서울 교통카드가 된다. 환승은 안된다고 내릴때는 찍지 말라고....
버스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버스는 저동을 지나 도동으로 간다.
저동에서 내려 늦은 점심을 먹는데 나만 오늘도 토스트와 커피를 먹었고 다른 사람들은 국수방에서 오삼불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헌데 그동안 늘 맛있던 이 집이 굉장히 매웠나 보다. 두 사람이 와서 소화제를 먹었다.
팬션은 아침배로 들어온 손님들이 벌써 들어와 낚시대를 들고 들어온다. 많이 잡았냐고 하니 고기 얼굴도 못 봤다면서 사가지고 온 오징어회로 낮술을 마신다.
주인장이 귀한 거라며 문어 내장 삶은걸 가지고 나왔는데 대부분 배부르다고 엄두를 안내고 용감한 주립대 장학생 4명만 맛을 보았다.
드디어 배를 탈 수 있다. 헌데 오늘 파도가 쎄다며 멀미약을 먹으라는 안내 방송.
안 먹고 멀미를 하나 안하나 실험해 본다고 했는데 총무님이 불안하셨는지 사다 주셔서 먹었다.
배 안에서 멀미 날까봐 꼼짝도 안하고 가는데 몇몇 사람들이 토하는 소리를 들으니 약 먹기를 정말 잘한것 같다.
아무튼 무사히 멀미를 하지 않고 강릉항에 내렸다.
차를 빼 첫번째 휴게소에서늦은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우동 밖에 안된단다.
다윰 휴게소는 좀 나을까 싶어 갔는데 역시나 우동만 된다고...
면이 안 받는 총무님은 결국 소세지로 저녁을 때우셨다.
갈때보다 사람이 적어져 윤호씨가 신천씨 차로 가 우리차는 넷이 타고 가다 분당에 회장님 팀 내려 드리고 안양에 오니 12시.
신천씨과 총무님이 운전까지 하느라 너무 고생한것 같아 많이 죄송했다.
당분간 울릉도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줄 알았는데 수요일 출근하는데 복잡한 신림동에 가니 울릉도 생각이 났다.
아, 그섬에 또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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