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9일기

울릉도 여행기 3 (관광모드, 5/20)

산무수리 2019. 5. 26. 22:34
철문으로 만든 얼굴들
박상순(1962~ )
  
여기, 철문으로 만든 얼굴이 있다
철문을 뜯어서 만든 얼굴이 있다
작은 철문으로 만든 얼굴, 큰 철문으로 만든 얼굴
모두, 검게 칠한, 검은 얼굴들
처음에는 옥상에, 복도에
다음에는 문밖에, 거리에
이제는, 산에도, 바다에도
무거운 철문을 뜯어서 만든, 무거운,
딱딱한, 차가운, 너무 무거운,
여기, 철문으로 만든 얼굴들이 쌓여 있다

 
 
이 시는 실험적인 박상순 시인의 작품 중 가장 메시지가 강한 시에 속한다. 사실 철문 인간은 부끄럼도 없이 자기 철판 얼굴을 오히려 자랑하는 용맹성을 지녔다. 가해자가 피해자 행세를 할 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자신의 사악한 행동 혐의를 모조리 부정할 때 그 철판 얼굴들은 무섭다 못해 처연하다. 철판 얼굴들은 자기 성찰을 모르고 사죄를 모르고 고백을 모르고 용서를 구하지도 않는다. 철판 얼굴에 파란 녹이 번져 심지어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살아 있는 그로테스크다.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바위 구경하기








배가 안 뜨는걸 알려주는듯 비바람이 친다.

국수방에 가 아침을 사 먹고 후식으로 참외와 사과를 먹고 렌트한 차를 탔다. 내심 비가 와 제대로 갈 수 있을까 하면서......

렌트한 기사님 왈 오늘 배만 안 뜨는게 아니라 해안가 웬만한 곳은 다 관광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다행히 비는 소강상태를 보여준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바위를 보고 사진을 찍었고 그 근처가 향나무 군락지라고 한다.

조금 더 가니 영지버섯 바위라고 한다. 이곳에서도 사진 찍고 출발.


-태하등대 해변길






















태하등대길은 예전에 모노레일 공사중일때 보고 처음인데 오늘 날씨 때문에 모노레일도 운행을 안하는데 예전에 없던 해변을 끼고 걸을 수 있는 데크길을 잘 해 놓았다. 일부 구간은 태하등대길 걷던 길과 겹친다.

아무튼 조망도 좋고 바람도 시원한 멋진 길이었다.


-사당, 엿공장





태하 등대에서 멀지 않은 곳 이곳 울릉도 전설과 관계된 사당을 보고 (문 잠겨 있었다) 기사가 소개하는 호박역 판매장 (싸다는데 여기도 중국 관광지처럼 호객해서 믿을 수 없어졌다)에서 다들 뭔가를 샀다.


-예림원
































개인이 운영하는 예림원이라는 예쁜 정원을 갔다. 당연히 할인은 없다고....

인공적으로 돌로 만든 문을 지나가니 어여쁘고 재치있는 정원이 나온다. 크진 않은것 같은데 정원을 3층 구조로 만들어 놓았고 바닷가 조망 좋은 곳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고 군데군데 조각상도 있어 천리포 수목원 느낌도 나는 아무튼 나쁘지 않았다.

날씨 때문에 관광지가 제한되서인지 여긴 사람이 많았다.


-울릉천국











이장희가 산다는 울릉천국은 현재 이장희가 사는것 같진 않은데 터도 넓고 나름 조경을 잘 해놓았다.

여기도 관광객이 심심치 않게 방문을 하는것 같다. 기사가 지나칠뻔 한 곳을 회장님이 가자해서 보게 되었다.


-성불사






울릉도에서 제일 크다는 성불사를 차로 올라오는데 올라오는 길 심상치 않은 건물이 보인다.

어느 대기업에서 지었다는 팬션인데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들었다.

성불사는 관음상 뒤로 산이 장막을 치고 있는데 구멍이 마음이 착한 사람에게는 5개가 보인다나 6개가 보인다나?

석양이 비치면 나름 멋질것 같다. 주차장에서는 수녀님들이 뛰면서 사진 촬영을 하고 계시다.


-저동에서 점심 먹기







조금 늦었지만 점심을 저동에 와서 먹기로 했다.

미녀3총사는 눈도장 찍어 놓은 카페에서 토스트와 커피를 먹기로 했다.

여기 언니뻘 사람들도 배가 안 떠 숙소에서 죽치고 있다면서 이들은 새벽배를 타고 와 첫날 독도를 다녀왔다고.....

모처럼 제대로 된 커피와 토스트를 맛있게 먹었다. 남자들은 오삼불고기를 먹었는데 돼지고기가 덜 익었다나 뭐라나?


-내수전 전망대

















다음 코스는 내수전 전망대.

여기도 관광객으로 버글거리고 멀진 않은데 경사가 꽤 급한 계단을 올라가니 사방이 트인 전망대가 나오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고 바람도 쎄 시끄러워 있을 수가 없다.

사진만 얼른 찍고 내려와 노는데 도솔암 표시가 되어있어 노느니 다녀오기로 했다.

길을 호젓하고 좋은데 막상 절은 시설이 열악한 곳에 비구니 스님이 홀로 계시다. 착한 신천씨가 시주를 했는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 먹을걸 먹으라고 주어 거절하느라 힘들었다. 와서보니 내수전 전망대에서 바로 오는 길이 이곳으로 오는 곳이었다.

이대장은 왜 안오냐고 성화다. 갑니다, 가~


-독도박물관과 전망대









독도 박물관과 케이블카는 예전에 없는줄 알았는데 있었다. 케이블카도 운행을 안한다.

박물관에서는 독도에 관한 애니메이션 상영 시간이 마침 마지막 타임을 하기에 다같이 3D 안경을 쓰고 귀여운 강치 이야기를 재미나게 봤다.





















박물관 뒤 약수터가 있다. 철 함량이 오색에 뒤지지 않은 강한 맛이다.

여기서 약수를 먹고 독도 전망대 가는 길을 우왕좌왕하다 약수터 지나서 뒤로 올라가면 되는데 올라가 보니 박물관에서 바로 올라오는 길도 있다고....

숲도 지나고 찻길도 지나고 군부대 옆을 지나 케이블카 내리는 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나오는 독도 전망대를 정말이지 좋았다.

우리 숙소에서 밤마다 보이는 불빛이 바로 여기 군부대였다.

다 좋은데 우리 안 내려온다고 기다가 기다리다 못해 전화가 왔다. 자기 근무할 시간이 다 끝나간다고. 저녁도 사동역 신비성이라는 곳에 해계탕을 예약해 놓아 저녁 먹기로 가자~


-신비의성의 해계탕






듣보잡한 해계탕은 정임씨 친구도 강추한 메뉴인데 닭 위에 문어, 전복, 소라, 조개가 올라 앉아있다.

중자만 시켜도 충분하다는데 과연 비주얼이 압도적이고 손님도 많고 무엇보다 주인장이 아주 친절하고 기분 좋다.

기사님 백으로 물회까지 2그릇 주셔서 결국 먹다 먹다 남겼다.

오늘 저녁은 회장님이 통 크게 쏘셨다.



이제 차는 우리가 운전해 내일 숙소에서 9시 회수한단다.

신천씨가 자원해 저녁 술을 안 마시고 운전을 하겠다고 해 덕분에 차 타고 숙소로 무사히 돌아왔다.

내일 차 돌려주기 전 아침 일찍 도동에서 행남 해안도로를 걷기로.....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