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0산행

겨울은 역시 덕유산이지 (1/28~29)

산무수리 2020. 1. 29. 23:52

<해질 무렵>

 

김태희

 

 

취나물 한 사발 향기

나에게 보내고 싶은 사람

하나쯤 있다면

비린 바닷속 검푸른

미역 한 올 건져 올려

그대 집 처마 아래

환한 등으로 걸어두겠네

이 저녁 떠나 보내고

사뭇 깊은 그 향기에

막무가내로 취하는

그런 사람 하나 있다면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꿈에서 그대를 만나리


코스개관 : 삼공리-어사길-백련사 입구-오수자굴-중봉-향적봉-대피소(1박)-향적봉-설천봉-향적봉-중봉-백암봉-동업령-칠연폭포-안성탐방센터








1월 각자의 스케줄로 바빴다.

친구들과 덕유산 가려고 하는데 여의치 않다는 차영샘.

나 있잖아? 나랑 가~

해외여행은 1월 말이나 가니 시간 있어.

그래서 잡은 날이다.

향적봉 대피소 예약했고 구천동 가는 7:40 버스편을 예약했다.

가는날 점심은 먹고 올라가고 오는날 점심은 하산해 먹는단다.

성에 안 차겠지만 향적봉에서 자고 동엽령에서 하산하자고 한다.


3시가 여 만에 무주, 설천 들리고 삼공리에서 차영샘 친구들과 가던 '고양이 발자국'이라는 식당 겸 찻집에서 치즈 돈가스를 시켜 먹다 먹다 조금 남기고 사진 찍고 출발한 시간이 12시.












오늘 코스는 백련사에서 바로 향적봉 가면 시간이 너무 남을것 같다. 오수자굴로 한번도 안 가봤기에 그쪽으로 가자고 합의.

계곡은 겨울이 아니고 봄처럼 콸콸 흐른다.

보통 백련사까지 계곡 옆 포장도로를 가 지루한데 계곡으로 가는 길로 가자고 한다.

좋지~ 어사길이라도 계곡 바로 옆으로 데크도 중간 중간 깔려있어 계곡도 제대로 보고 길도 지루하지 않다.

올라가니 점점 눈이 보이기 시작하고 백련사 일주문 바로 앞에서 어사길이 끝난다.

백련사 일주문 지나고 왼쪽 계곡으로 가는 길이 오수자굴로 여기서부터는 눈이 쌓여 있다.









초장엔 달력사진 같던 계곡이 생각보다 아주 길게 이어진다.

경사도 완만하다 굴이 가까워지니 경사가 올라가더니 오수자굴이 나오는데 간간히 내려오는 사람들이 았었는데 여긴 단체가 늦은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팀인데 하산하는줄 알았는데 향적봉 대피소까지 간단다.

사진 하나 찍어 달라고 하고 올라가 우리도 간식 먹고 출발.

































 

 

 




굴 지나고 계단을 올려치고 나니 조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중봉까지 가는 길은 의외로 바위가 많고 제법 험하다.

눈이 뒤덮혀 있어 길은 순해진것 같고 멀리 푸르스름한 산 능선이 보이고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

올라갈 수록 눈은 많아지고 빠지기도 하며 힘들게 드디어 중봉에 올라섰는데 오늘 산행 내내 저녁 5시 같은 흐린 날씨에 가스가 끼어 시계가 좋지 않다.

아무튼 중봉에서 향적봉까지는 1키로 남짓. 가자~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은 정말이지 아름답다.

향적봉 가까워지면 주목도 많아지고 여기에 사진 작가들이 열심히 찍고 있다.

향적봉 대피소에서 자리 배정 받고 나오니 어느새 오수자굴에서 만났던 대학생들이 나타났다. 내내 안 보이더니 어느새?

비무장으로 향적봉에 올라가니 젊은이 넷이 짐 보따리를 놓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부탁해 찍고 나중에 알고 보니 다 같은 팀으로 이들은 곤도라로 짐을 옮겨놓고 받으로 오길 기다리고 있는것.







대피소에서 물을 사먹자는데 샘도 어딘가 궁금해 코펠과 물병을 들고 물뜨러 내려가는데 생각보다 많이 내려가는데 여기 설경도 장난이 아니다.

물뜨고 대피소에 밥 해먹으로 왔더니 무슨 슈퍼마켓같은 장면.

고기, 회, 물, 김치, 쌈, 명이나물에 파절이까지....

ㅎ대 전자공학과 대학원생들로 신입생 4명과 선배님들 20여 명이라는데 그 먹거리에 한숨이 난다.

요즘 보기 드물게 봉지로 쌀까지 가져와 밥을 하고 있는데 밥 하고 물뜨러가는 백성들이 신입생인것 같다.

물 뜨러 갈때 가방에 물병 넣고 가라니 아예 배낭을 들고 와 우리 물병 작은것 하나도 떠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

왜? 내가 물을 쏟은지라.....

우린 오뎅국에 매점에서 산 햇반에 스팸 구워 저녁을 조촐하게 먹었는데 옆에는 유튜버인지 라면 끓여 먹는 장면을 열심히 찍고 있다.

작가팀도 고기에 전까지 뎁혀 여기 저기 먹거리가 넘쳐난다.


대피소는 여자 전용 4칸 관짝 같은 침상인데 우리가 1층이고 단체 대학원생 2명이 2층인것 같다.

대피소는 소음에 취약하고 밤새 카톡 소리가 들리고 대학생들은 늦게까지 들락거리고 어수선해 자는둥 마는둥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