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0산행

북한산 맛보기 (1/12)

산무수리 2020. 1. 13. 09:50

<시래기국을 끓이며>

 

이향아

 

 

시래기 가닥에는 지난 여름 비늘이 얼룩져있다

누군가 벗어던진, 그래도 이만하면 누더기는 아닌,

가으내 볕에 말려 버스럭거려도

절대로 부서질 껍데기는 아닌,

그렇다고 실한 알맹이도 아닌,

살은 시들시들 말라버리고 실핏줄만 고집스런

시래기국을 끓인다

무심한 계절이 한바탕 몸살을 들쑤시고 떠난 들판

온갖 바람 두 눈 뜨고 지켜봤을지라도

끝끝내 그 말은 씨알처럼 파묻으리

밤새도록 의좋은 형제들처럼

나락 짐을 나르는 꿈에 시달리다가

으스스 몰려드는 한기 같은 외로움을

질정 못할 아침이면

된장 풀고 숭덩숭덩 풋고추를 썰어서

애나 어른이나 한 대접씩 안길

얼큰한 시래기국을 푼다




























 



















퇴직하면 목요산행이 안되니 3월 부터는 차영샘 빈 주말인 2번째 일욜 정기 산행을 하기로 했다.

이번주 2주 일욜인데 선약도 없는데 산에 갈래?

쫀누나 경란씨가 산에 가자 연락이 왔다며 함께 가도 되? 그럼~

김장학은 어제 발목 부상으로 뭇와 최종적으로 5명이 연신내역에서 10시 만나 차영샘 단골 코스로 가는데 역시나 이곳은 특이한 경치가 좋다.

예상대로 눈이 군데 군데 남아있었다.

은근히 쌀쌀한 날씨다. 중간 쉬면서 간식 한판 먹고 조망 좋은 곳에서 사진 찍고 향로봉으로 가는 길.

장공주가 힘든지 올라가면 하산하자고 한다?


일단 무사히 능선에 붙었고 주능선에는 역시나 사람이 많았고 능선 왼쪽은 예상대로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비봉 우회길이 눈이 얼어있어 쫀누나만 씩씩하게 가고 나머지 넷은 아이젠을 착용하고 안전하게 지났다.

사모바위에서 우리도 간식 한번 더 먹고 응봉능선보다 안전한 승가사쪽으로 하산하기로...

헌데 카톡에 의겸샘이 40분 늦게 도착 예정이었다는 문자가?

친구와 둘이 둘레길 걷고 있다고 하산하면 연락 달라고 한다.

우리가 빨라도 2시간 걸려야 경복궁으로 갈 수 있다 문자를 보냈다.

영지바른 곳이라 눈이 거의 없어 좋았고 이쪽 계곡이 이렇게 멋진줄 처음 알았고 물도 많고 구기동 하산하는 길은 데크가 그새 더 많이 깔려있어 미끄러운 길이 거의 없어졌다.

의겸샘 일행은 불광역에서 점심 식사중이라고 해 우리도 구기터널 입구쪽 식당에서 늦은 점심으로 두부 요리를 먹었고 길 건너 빠리바게뜨에서 차를 마셨다.

결석 제일 안할것 같은 차영샘이 총무를 맡기로 했고 회장님은 장공주, 내가 대장이라고.....

이덕 저덕에 좋은 사람들과 산에 올 수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