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과 문> 김현옥
벽에는 문이 있다
열 한살 고아 소년 해리가 성큼 발을 내딛고
런던 킹스크로스역 벽을 뚫고 들어가 듯
벽은 문이다
절망의 벽 앞에 서면
희망의 문을 꿈꾼다
벽을 벽으로 보면 문은 보이지 않는다
간절히 바라지 않는 자는 벽 앞에 멈춘다
피범벅이 되어도 수없이
무뎌지고 목을 찌르는 부리를 암벽에 쳐 깨뜨리고
살 속을 파고드는 발톱
낡고 무거워진 깃털을 뽑아내고
새 부리
새 발톱
새 깃털로 날아오르는 독수리처럼
새로운 삶의 문은 반드시
고통을 참고 견디며 기다리는 것이다
코스개관: 백화사-가사당암문-용혈봉-용출봉-증취봉-부암동암문-삼천사
넷이 불광역에서 만나 34번 버스타고 가다 백화사 정류장을 놓쳐 흥국사에서 내려 되돌아가기.
아침부터 덥다. 오늘 이 코스를 잡긴 했는데 조금 걱정은 됐다.
의상봉은 포기하고 계곡길로 가면서 몇번 쉬고 간식도 먹고 올라가다 리사가 못가겠단다.
당 떨어져 그런것 같아 능선에 붙기 전 커피와 빵먹기.
헌데도 가사당암문까지 거의 기어 올라온다.
용혈봉 올라가는 철난간 구간. 자신없다고...
한참 쉬고 포기하려는데 올라가 본다는 리사.
스틱 택배하고 어찌어찌 올라가니 조망은 좋은데 잊고 있던 봉우리들이 나타난다.
이젠 되돌아 갈 수도 없다.
겨우겨우 증취봉 찍고 부암동 암문에서 하산하는데 이젠 하늘이 힘들어힌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무사히 하산했고 삼천사 입구로 나가니 장공주는 빨리 가야한다고 먼저 아웃하고 셋이 한옥마을에서 저녁을 먹으려니 밥집이 없단다.
갈증이 나 편의점 자리잡고 맥주 마시는 김에 삼각김밥과 아이스크림 사발면, 계란, 비비빅까지 계통없이 저녁을 간소하게 먹고 버스로 불광역에서 아웃.
애정이 과해 사람 잡을뻔.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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