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0산행

야호, 진양기맥 졸업이다 (용산치-진양호선착장, 7/5)

산무수리 2020. 7. 8. 00:28

<보이지 않는 섬이 떠있다> 강효수 
  
보이는 것만 보는 
내 눈을 경계하라 
고루한 마음을 타파하라 
시처럼 시인처럼 
일반적 사고를 벗어나 
통속적 관념을 탈피하라 
짧은 시간에 다가온 문명처럼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세상이 온다 
그들의 지문을 기억하라 
흙과 풀과 나무와 바위와 새와 바람이 
태양과 달과 별 그리고 곤충이 
그들의 언어로 산을 이루었듯이 
그들과 대화하는 존재들이 
보이지 않는 섬에 있다 
주파수를 바꾸고 교감하라 
별과 별의 언어를 들으라 
달은 고개 돌려 바라보리라 
내 안에 보이지 않는 피가 흐르고 있다 
내 머리 위에 
보이지 않는 섬이 떠 있다

 

산행일: 2020.7.5 (일)

코스개관: 용산치-장아산-암거-양마산-우악정-진양호 선착장 (9:50~16:40)

날씨: 습도가 높아 땀 많이 흘리던 날

멤버: 당나귀 7명

 

드디어 진양기맥 마지막 구간을 하는 날이다. 이번 기맥은 한번도 빠지지 않아 개근까지 하게 되네?

시작 구간은 넝쿨로 뒤덮힌 곳을 건너뛰고 하는 거라고 한다.

총무님표 더덕 슬러쉬를 한병씩 챙기고 버스 정류장에 차를 대고 인증샷 하고 출발.

오늘 총무님이 점심을 차를 만나 삼겹살 파티를 한다고 도시락은 싸오지 말라고....

매번 얻어먹기도 미안해 밥은 내가 싸간다고 하니 까멜이 맛좋은 장아찌와 과일주를 들고 온다고 하고 윤호씨는 오늘도 우리의 주님을 채금 진다고......

 

오늘 제일 높은 산도 200이 넘지 않는다고 한다.

정상 표지기 플라스틱이 깨져있고 표지기만 덕지덕지 달려있다.

 

오늘 이 산에는 멧돼지가 파헤쳐놓은 곳이 유난히 많고 멧돼지 목욕탕도 여기 저기 많다.

먹을게 많은건지 민가가 가까운건지.....

신천씨 과일 먹고 출발.

오늘 산길은 조망이 없고 딱히 사진을 찍을만한 곳이 없다.

탱자나무 울타리가 길게 이어진다. 화전을 해 살던 곳이라고.

장안산이라고 올라갔는데 아무 표시도 없고 트랭글도 조용하기만 하다.

작가님이 참나무봉이라는 봉우리에 오니 그나마 시계가 좀 트인다. 아쉬운대로 인증샷 하고 까멜 검은깨 인절미를 맛있게 먹고 출발.

 

나무 사이로 진양호가 보이는데 물안개 낀것 처럼 뿌옇게 보인다.

그나마 한곳에 오니 조망이 좀 보여 사진 찍고 놀다 출발.

 

얼마 안 내려와 잘 조성된 진주강씨 무덤이 보이고 멀리 나무 두그루가 크로스형으로 비스듬히 서있고 가운데는 포토존까지?

고사리밭에는 고사리가 나무처럼 자라고 있다. 우리도 포토죤에서 사진 찍고 차 만나러 가기.

 

버스를 만나기 위해 다소 거친 길을 헤치고 내려오니 길이 나오는데 우리 버스를 부르니 차 댈 곳이 마땅치 않아 차로 마을 정자에 가니 주민이 버티고 있어 고기 구워먹기가 좀 그렇다.

정자 옆 바닥에 돗자리 깔고 총무님이 저녁 내내 초벌구이 한 삼겹살 (6근이라나? 8명인데 6근이라니 누굴 돼지인줄 아나....) 과 상추, 두릅 장아찌에 무술표 찰밥에 까멜표 장아찌에 윤호씨 협찬 맥주와 소주로 행복해 하며 점심 먹기.

헌데 고기가 너무 많아 먹다 먹다 남겼다. 이건 아무래도 저녁까지 먹어야 겠다고 기사님께 햇반 몇개만 사다 달라고 부탁.

 

점심 잘 먹고 차로 토끼굴까지 왔는데 여기가 시원하고 명당터였다.

여기서 다시 출발해 능선에 붙는데 배는 부르고 흐렸던 날이 개며 더워져 정말이지 죽을 맛이다.

총무님이 이럴줄 예상했는지 정제 포도당을 한알씩 나누어 준다. 그래서인가? 기분학상 조금 덜 힘든것 같은걸?

 

중간 중간 돌탑을 쌓아 놓은 곳에서 잠시 쉬며 오늘 산행도 길지 않은지라 쉬엄쉬엄 이바구 나누며 가기.

 

진양호에 가까워 졌나보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길도 순해지고 양마산 정상이라는 정자가 나타났다.

정자는 바람이 잘불고 시원해 사람들이 일어날 생각을 안하니 회장님이 방 좀 빼 달라고 하니 한 사람이 자기도 서울에서 차 타고 와 안된다고 웃긴다.

아무튼 우리가 오래 앉아 있으니 다들 방 빼 우리끼리 호젓하게 앉아 놀다 진양호 전망대를 향해 출발.

 

진양호는 생각보다 크고 근사했다.

한 사람이 진양호를 바라보며 개를 끌어안고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신선노름 같다.

호수 안에 섬이 있는것 같고 이 넓은 호수가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이 물만 보이고 아주 깨끗하다. 진양호가 진주 상수원이라 그런가?

 

호반 전망대에 올라갔다. 멀리서 보면 배 모양을 하고 있는데 사진빨이 아주 잘 나오고 사람들도 많다. 서울 남산같은 분위기?

2층 매점도 있어 여기서 빙수를 먹는데 소박하니 맛이 좋았다.

 

우악정이 뭔가 했는데 한국식 정자라고 한다. 여기서 인증샷 하고 출발.

 

우약정에서 조금 더 내려오니 진양호 선착장이고 남강댐이라고 한다.

선착장은 유람선이 다니는 곳이 아니고 현지 주민 교통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거라고 한다.

대표 선수만 진양호 물에 손씻어 보고 주차장에서 차를 만나 세수도 하고 옷도 갈아입었는데 저녁을 해 먹을만한 곳이 없어 일단 차 타고 고고씽~

 

차에서 한숨 자다 신탄진 휴게소에 차를 대놓고 남은 고기와 김치와 햇반을 함께 볶아 기가 막힌 김치볶음밥으로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수박까지 배터지게 먹고 버스 전용차선을 쌩하니 달리기~

윤호씨 왈, 집에서는 이렇게 잘 먹는지 모른다고....

윤호씨가 무거운 맥주를 이렇게 사 나르는것도 아마 모르지 싶다.

당나귀 가족 덕분에 기맥 하나를 빠지지 않고 완성했다. 감고사~

다음엔 비슬지맥 예정인데 지맥 하기 전 황석-거망산을 한다고.. 

우린 다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회장님은 총기도 좋으시다. 당나귀산악회 총무를 아무나 못하는건 알았지만 회장님도 아무나 하는게 아닌거 맞다. 맞아.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