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사랑>
성백군
제철이라고
귀농 친구가 사과 한 상자 보내왔다
그중 가장 빨갛고 튼실한 것으로 한 알 골라
쪼개 본다. 확 드러나는
뽀얀 속살 속 선명한 하트 무늬
사랑의 표시다
중심에서 꼼지락거리는 것 같은 까만 씨앗들은
사랑의 잉태가 틀림없는데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숨어 있구나
자랑할 만한데
몇 자 적은 메모지 한 장쯤은 있을 만도 한데
서운하다. 고맙다. 뭐 이런 너스레들
허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고 허전하면서도 아린 것들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데
눈 씻고 봐도 친구의 생색내기는 보이지 않고,
드디어 해냈구나
그동안 한겨울 혹한을 참아 내고
꽃샘추위 시샘도 이겨 내고
가뭄도, 장마도…,
친구여, 부지런한 자네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한갓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와삭!
자네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혀끝에서
달콤하고 새콤하고 빨갛게 익는구나
사당역에서 번개로 만난 황사모.
하늘 생일 미리 버스데이.
오랫만에 만나 맛있는 저녁과 이야기 나누기..
생일 축하해
잘 먹었고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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