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북한산 이어걷기 (영봉-백운대-용암문, 1/16)

산무수리 2021. 1. 16. 21:55

<산수유>

 

공광규 
  

콩새부부가 
산수유나무 가지에 양말을 벗고 앉아서 
빨간 열매를 찢어 먹고 있다 
발이 시린지 자주 가지를 옮겨 다닌다  

나뭇가지 하나를 
가는 발 네 개가 꼭 
붙잡을 때도 좋아 보이지만 
열매 하나를 놓고 같이 찢을 때가 
가장 보기에 좋다 

하늘도 보기에 좋은지 
흰 눈을 따뜻하게 뿌려주고 
산수유나무 가지도 
가는 몸을 흔들어 인사한다 

잠시 콩새 부부는 가지를 떠나고 
그 자리에 흰 눈이 
가는 가지를 꼭 붙잡고 앉는다 

콩새 부부를 기다리다 
가슴이 뜨거워진 산수유나무 열매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

 

코스개관: 북한산우이역 2번 출구-용덕사-육모정 고개-영봉-하루재-백운산장-위문-백운대-위문-용암문-도선사-우이동 (10:00~17:00)

 

불광역에서 시작한 북한산 이어걷기. 첫번째 불광역에서 구기동까지 걸었고 두번째는 청수장에서 용암문 거쳐 도선사로 하산. 오늘 주능선 마지막으로 영봉찍고 백운대를 염두에 두었다.

며칠전 내린 눈이 길은 다 녹았지만 북한산은 어쩔지 몰라 염려를 하였다. 오늘 날씨 제법 쌀쌀한데 리사 빼고는 보온 장갑을 가져왔다. 리사에게 여벌 장갑을 빌려주어 손시린것을 예방. 작년 봄 리사와 이 코스를 초장에 잘못 들어가 비법정 코끼리 바위로 갔었다. 오늘은 정상 등산로로 올라가는데 다행히 눈이 없다. 예전보다 이 코스에 데크가 많이 깔려 난이도는 확실해 내려갔다.

헬기장에서 조망 하고 조금 더 올라가니 댄스바위다. 여기도 눈이 있으면 힘드는데 다행히 눈이 없다. 여기서 사진 찍고 영봉 도착. 이곳에서 쉬고 간식 먹기. 그리고 위문을 향해 출발.

 

하루재 지나고 인수야영장 지나고나서 빙판길이다. 우리도 여기서 아이젠을 했다. 백운산장에 올라가니 리모델링 공사중이라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 여긴 또 눈이 별로 없다. 그래도 일단 위문까지는 아이젠을 하고 올라가는데 역시나 정상 근처라 교행이 되니 길이 밀린다. 일단 위문에서 인증샷 하고 내려오는 사람에게 아이젠 없어도 되냐니 없어도 된다는 사람도 있고 빙판 이라고 있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도 일단 아이젠 빼고 스틱도 집어넣고 출발.

 

조금 올라가니 만경대에 상고대가 보인다. 올 겨울 처음 보는 상고대다. 상고대 본것만 해도 다행이다. 백운대 올라가는 길은 빙판이 더러 있긴 했지만 피해서 바위를 밟고 난간 잡고 올라가니 아이젠 빼는게 훨씬 낫다. 

정상에 올라가니 역시나 정상 사진 찍으려고 줄서 있어 정상 인증샷은 포기하고 바로 아래에서 단체 사진 찍고 다시 위문으로..... 백운대에서 보니 만경대 우회길도 데크가 깔려있어 아이젠 없어도 될것 같은 행복한 예감.

 

위문 근처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조금 내려와 만경대 우회길과 하산길 갈림길 지나니 한갖지다. 멀리 백운대 태극기가 펄럭인다. 멀리서 사진 찍고 내려오는데 넘버4 왈, 얼음 없고 내발로 걸을 수 있어 마냥 가겠단다. ㅎㅎㅎ

하루에 천국과 지옥을 몇 번씩 오갈 수 있는건 산행에서만 맛볼 수 있다. 지난번 하산한 용암문을 만났다. 여기서 마지막 간식 먹고 어디로 하산하냐고 하니 제일 짧은 길로 하산하자고 해 오늘도 도선사로 고고씽!~

 

이쪽 응달이라 빙판 걱정했는데 바위를 징검다리 삼아 하산하니 속도는 좀 늦어도 아이젠 하지 않고 도선사로 무사히 하산. 오늘은 저녁 먹고 가기로 해 셋, 둘 나누어 앉아 두부 요리로 늦은 점심 먹기. 막상 밥을 보니 허기가져 허겁지겁 먹었다. 오늘 코스를 잡긴 했지만 무사히 할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날씨가 도와주고 아이젠 구간이 짧고 그동안 실력도 늘어 무사히 해 있을때 산행 완료. 일단 북한산 주능선은 밟았으니 능선은 차차 도전하는 걸로.....

 

 전철 종점인지라 나란히 앉아 가다 한컷. 다음 산행엔 하늘도 꼭 참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