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반칠환
나무는 제 몸에 단 이파리 숫자가 궁금해
한 장씩 떨어뜨려보는 것이다
눈서리 내리고나서야 아차,
겨우내 벌벌 떠는 것이다
가으내 세고도 여름내 까먹어
해마다 다시 세는 것이다
코스개관: 구파발역 1번 출구 704번 버스 환승-효자2통 하차-국사당-숨은벽-밤골-국사당-북한산 둘레길( 미모산악회 4명, 효자길-내시묘역길)-산성 입구 (11:00~16:25, 맑았고 다소 덥게 느껴짐)
자칭 미모산악회를 표방하는 산악회가 그동안 산정 3총사만 다니다 오늘 숨은벽을 가기로 해 회장님인 장공주를 초대했다. 출근시간 피해 10:30 구파발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제일 늦었다.
장공주는 진작 도착했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어 서로 못 알아볼뻔. 704번이 바로 와 타고 효자2통에 내리니 11시.
오늘 평일치고는 사람이 많다. 다들 숨은벽 단풍 좋은건 알아가지고......
장공주 본인이 회장 뽑힌것 기억도 못한다. 하긴 작년 1/12 산행을 했고 2/23 번개산행 후 코로나 때문에 잠정 휴업이었던 미모산악회이다. 혹시 미모를 갖고 시비를 걸면 미모가 모자라는 산악회라 주장. 아침에 집에서 시비 한번 들었다.
오늘 선수들만 왔는지 휘리릭 가버려 생각보다는 길이 호젓하다. 숨은벽 가는길도 데크를 여기 저기 설치 해 놓아 난이도가 조금 내려가 주말에도 덜 붐빌것 같다. 계곡 암반에서 한번 잠깐 쉬고 능선에 붙었는데 선두에서 내달리던 두 언니가 멀리 상장봉을 어디냐고 물어보니 지나가던 남학생 사설이 아주 길다. 도저히 참고 들을 수 없어 가자 하고 올라와 버렸다.
입구에는 단풍이 안 보이더니 테라스 가기 전 단풍이 우릴 황홀하게 한다. 그럼 그렇지 역시 숨은벽이다. 평일 산행 덕분에 비교적 널널한 테라스에 자리 잡고 다들 싸가지고 온 간식을 푸니 감자, 빵, 맥반석 계란, 배, 대추, 사과, 커피.......
먹다 먹다 남기고 해골바위도 내려다 보고 숨은벽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출발.
테라스 지나서도 전에 안 보이던 난간을 여기 저기 설치 해 놓았다. 안전 시설을 해 놓는건 나쁘지 않은것 같다. 주능선에서 반달바위 사진도 찍고 명숙샘은 타이타닉도 찍고 잘 가던 차영샘이 마지막 암릉을 미끄러진다고 좌회한다고 해 명숙샘이랑 둘은 좌회하고 장공주와 둘이 암릉 올라가 버벅대며 내려가 그나마 대슬랩 앞에서는 장공주만 사진을 찍게 되었다. 두 여인이 좌회한 곳에서 빠져 나오는 것도 만만하진 않다. 헌데 좌회하는 곳 단풍도 죽음이다.
무사히 구멍을 빠져나와 다시 4명 완전체가 되어 하산 시작.
밤골 하산길은 사실 단풍 아니면 내려가고 싶지 않은 너덜성 길이다. 북한산은 좋은 경치과 그지같은 하산길이 공존한다. 멋진 경치를 보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것 같다. 길은 선명하지 않아 왔다 갔다 하면서 그나마 좀 나아 보이는 길로 하산하니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래도 단풍이 고우니 용서가 된다.
계곡을 건너고 효자비쪽으로 하산하려니 길을 다 막아놓아 어쩔 수 없이 계곡을 가로질러 국사당으로 하산 하는 수 밖에 없다. 명숙샘은 저녁 7시 CT예약을 해 놓아 3시 이후에는 금식 해야 한다고 망설이다 참석했다. 다행히 늦지 않게 하산해 명숙샘은 먼저 보내고 이젠 미녀3총사가 되어 이쪽으로 하산해 봐야 딱히 먹을곳이 마땅치 않으니 둘레길을 좀 더 걷기로 했다. 거리도 아직 6키로 조금 넘은 상황.
국사당에서 산성 입구까지는 3.4K. 효자비까지는 숲길로 좋았는데 여기서 내시묘역길 입구까지는 찻길을 걷는다. 입구에서도 조금 걷더니 다시 길로 나갔다 원효봉 올라가는 길에서 산성 입구까지는 산길이다.
무사히 산성 입구 도착해 이젠 단골이 된 숙이네 국수집에서 잔치국수, 막전, 떡볶이, 맥주를 시키니 장공주 많다고 놀란다. 주인장이 센스있게 잔치국수를 3등분 해 주어 배부르고 등따습게 많이 먹었다.
차영샘 왈, 장공주에게 나름산악회랑 겹치면 회장님이니 여길 와야 한다나? 미모산악회에 회원 추가 한게 아니라 나름산악회 멤버가 주는거 아니냐고 했다.
차는 지각한 내가 카페 게이트에서 가성비 좋고 조망도 좋은 곳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컴컴해져 버스를 타고 구파발에서 전철 타고 종3, 충무로에서 각자 환승. 퇴근시간을 지나서인지 4호선 무사히 앉아서 귀가.
작년 숨은벽 갈때 보다 3일 정도 빨랐는데 평일이라 널널했고 단풍색도 훨씬 고왔다. 함께 놀아주어 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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