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한양 도성길 완성하기 (창의문~돈의문, 12/1)

산무수리 2021. 12. 1. 18:44

<12월>
  
유강희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부비는 소리가 난다
빈집에 오래 갇혀 있던 맷돌이 눈을 뜬다 외출하고 싶은 기미를 들킨다

먼 하늘에서 흰 귀때기들이 소의 눈망울을 핥듯 서나서나 내려온다
지팡이도 없이 12월의 나무들은
마을 옆에 지팡이처럼 서 있다

가난한 새들은 너무 높이 솟았다가
그대로 꽝꽝 얼어붙어 퍼런 별이 된다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타는 소리가 나고
누구에게나 오래된 슬픔의 빈 솥 하나 있음을 안다

 

코스개관; 경복궁역 3번 출구-창의문-인왕산 정상-돈의문 인증센터-서대문역-덕수궁 돌담길 (아웃)-숭례문-서울역 (바람이 불어 해가 나도 기온이 올라가지 않은 쌀쌀한 날. 시계는 좋았음. 셋이 걷고 넷이 뒷풀이)

 

토요일 결혼식 스케줄이 있어 평일 낮에 만나 한양 도성길을 완성 하기로 한 날.

12시 경복궁역에서 만나 버스를 타고 창의문으로 갈까 했는데 그럼 너무 짧을걸 같아 걷기로 했다. 

어제 저녁부터 바람이 많이 불더니 날이 쌀쌀하고 해가 나도 바람이 부니 기온이 올라가지 않는다. 30분 안걸려 창의문 건너편 인왕산 성곽을 따라 걷는데 이 길은 또 처음이고 창의문쪽 하산길은 계단이 많아 근래 내려온 적도 없다. 계단도 있지만 그래도 예전 보다는 정비가 잘 되 데크도 있고 일부는 공사중이라 염려보다는 계단이 적다.

길 건너 성곽에 붙으며 커피와 빵으로 간식을 먹고 올라가는데 반대편에서 심심치 않게 내려온다.

오늘 정상을 안 갈거라 생각했는데 도성길이니 정상을 찍는거였다. 기차바위 갈림길은 공사가 끝나 깔끔해 졌고 정상에서 인증샷 하고 내려오는 길은 반대로 가니 무섭기만 하다.

난간 잡고 버벅대고 내려가 등산로 초입에서 내부순성길이 아닌 외부순성길은 처음 가보는데 훨씬 운치가 있다. 외부순성길 끝까지 따라가니 서울시 교육청이 나오고 조금 더 내려가니 강북삼성병원 건너편 돈의문 인증센터가 나와 여기서 4번째 도장 찍고 배지 받고 인증샷. 배지 하나 받는게 뭐라고 그래도 하나 완성하니 뿌듯함은 있다.

 

퇴근한 하늘과 서대문역에서 만나기로 해 부지런히 갔는데 서대문역 주변은 바람이 엄청 차고 그늘이다. 벌벌 떨다 하늘을 만나 '서해안 칼국수'를 찾아 갔는데 break time이라 쫓겨나 길 건너 봉평 감자옹심이집 앞에서 망설이고 있으니 들어오라고 한다. 옹심이, 비빔막국수, 옹심이 칼국수, 메밀전을 시켜 먹었는데 추운날 따뜻한 국물이 몸을 녹이고 맛도 좋았다. 모처럼 총무가 돈을 걷어 좋았다. 돈 번다고 밥을 산다고 해 커피를 사라고 했다.

밥 잘 먹고 덕수궁 돌담길 '전광수 커피숍'에서 맛좋은 커피를 마시는데 장공주가 만들어온 간세인형이 어찌나 근사한지 다들 깨갱하고 한개씩 들고 사진 찍어 남겼다.

세사람은 광화문쪽으로 가고 난 숭례문까지 찍고 서울역에서 집으로~

다음 산행은 12.11 노고산을 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