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종주는 힘들어... (검단~용마산, 12/2)

산무수리 2021. 12. 2. 20:53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박우현


이십 대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코스개관: 하남검단산역 3번 출구-유길준묘 주차장-전망대-검단산-고추봉-용마산-엄미리 버스정류장 (10:00~16:00, 쌀쌀한 날씨에 흐렸다 개었다 하다 막판엔 눈발도 날리다. 셋)

 

미모산악회 번개산행이다. 나름팀과 검단산 산행 할 당시만 해도 검단산까지 개통이 안됐는데 이제는 전철역에서 바로 걸어서 등산로 입구까지 올 수 있어 편리하다.

10시 만났는데 평일인데도 등산복 차림이 제법 보인다. 3번 출구에서 나가 이정표 따라가니 등산로 입구. 걸어 올라가다 계단길 아닌 우측 능선길 올라가며 스틱, 무릎보호대 하고 올라가다 더워져 한 껍데기씩 벗었다.

카메라 뚜껑이 안 알려 초장에는 휴대폰으로 몇장 찍었다. 오늘 나와 차영샘은 무거운 중등산화를 신고 오기로 했다. 너무 안 신어주면 밑창 떨어질까봐.....

오랫만에 신은 중등산화는 이중화처럼 무겁고 뻣뻣하다. 자연 발걸음도 느리다.

아무튼 날이 쌀쌀하니 느리지만 거의 쉬지않고 올라가는데 왼쪽 능선길로 가려니 한 사람이 거기 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엎어진 김에 쉬기로 하고 커피와 빵으로 간식을 먹고 남들처럼 능선길로....

차영샘 아직 멀었냐고. 멀었다고. 늘 정상은 기억보다 멀다. 정상 가기 전 전망대 위에는 정자까지 세워놓아 사람들이 많이 서있어 통과. 그나마 능선길에 접어드니 힘은 덜 든다.

검단산 정상에서 인증샷 하고 지난번엔 윗배알미로 내려가 용마산 종주를 못했었다. 산곡 초등학교 방향으로 출발.

 

산곡초등학교 방향으로 가다 갈림길에서 용마산 방향으로 직진을 해서 가는데 여기서부터 산행 끝날때 까지 아무도 못 만났다. 용마산 가는길은 초장엔 순한것 같더니 낙엽이 많이 쌓여있는 길이 나온다. 아무튼 몇번의 업다운 끝에 트랭글이 울린다. 고추봉이다. 여기서 쉬면서 2차 간식 먹고 용마산을 향해 출발.

고추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지그재그 낙엽이 쌓여있어 살 떨리는 길이다. 거의 낙엽을 쓸다시피 기어 내려오고 또 올라가기를 몇번 반복하니 용마산 정상.

정상에서 보는 강이 어여쁘다. 날씨는 흐렸다 개었다 하더니 조금 개는것 같다.

여기서 마지막 간식을 먹고 엄미리 하산하는 길도 몇번 오르내리고 나서 식당 안내 이정표가 나오고 급경사 포장도로가 나오고 토끼굴 3개를 통과하니 다행히 영업하는 식당이 나와 여기서 단일메뉴 쌈밥을 럭셔리하게 먹다 먹다 남겼다.

오랫만에 종주를 했는데 기억보다 너무 멀다. 하긴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기억조차 안난다. 나름팀 용마산까지 왔다간 인간관계 다 청산 당할뻔 했다. 길 잘못 들길 정말 잘한것 같다. ㅠㅠ

다시 길을 건너 거의 20분 기다렸다 13번 버스를 타고 비몽사몽 오다 두 여인은 명일역에서 내리고 난 종점인 강변역에서 내려 전철 타고 집으로~

헌데 카메라에 사진이 없다. 허걱~ 그나마 휴대폰으로 찍은 몇장 사진으로 오늘 산행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