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되고 싶은 사람>
나해철
나 내 몸에
녹색 잎이 돋길 바라
한자리에서 평생을 살아도
때 되어 잎 내리고
때 되어 잎 돋아
흐르는 하늘에
머리를 적시면 좋아
꼿꼿이 서서
희망 같은 걸로 꿈 같은 걸로
부푸는 살이
키를 키우면
그만치 높은 곳의 바람 속에
흔들려도 좋아
나 내 몸에
때 되면 잎 내리고
때 되면 잎 돋아
한자리에서 우주를 살아도 좋아
소리없이 열매 맺고
기적도 그렇게
조용하니 좋아
코스개관: 노귀재-석심산-수기령-질매봉(봉림삼거리)-석탑봉-방가산-경림산-살구재-괴산마을 (9:50~17:50, 6명. 바람 불어 좋았던 날)
사진 인터넷에서 빌려옴
5월 첫주 산행은 차량 수리가 덜 되 한번 또 쉬어 가게 되었다. 지난번 산행 후 4명이 코로나 확진 되 신천씨만 기적이고 (코로나 걸리지 않은 사람) 5명이 다 걸렸다.
동네마다 코로나 대처법이 달랐다. 안양은 전화 한통도 안오고 문자만 한번 오고 땡이라고 하니 회장님은 동네가 좋은건지 독거노인(!)이라 관리를 받는건지 아무튼 조금씩 다 달랐다.
오늘 팔공기맥 시작 하는 날이라 간단하게 시산제 이야기가 나왔었나 보다. 헌데 준비하닌 총무님네도 사모님이 잔차 타다 사고로 다쳐 시산제 준비는 커녕 산에 오는것도 눈치보고 나왔다고.....
까멜은 오늘까지만 사정상 결석하고 다음엔 꼭 나온다고 했고 차는 깔끔하게 수리가 되었고 일단 자다 여주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고 우리가 가는 곳은 영천인데 의성 지나는데 밭에 꽃이 보인다. 멀리서 보면 코스모스 색인데 가까이 보니 작약이다. 작약을 약용으로 재배 한다는 회장님.
차창으로 지나며 보기엔 조금 아쉬웠는데 인터넷 찾아보니 작약 축제를 한다고......
동네가 깨끗하고 살기 좋아 보이는데 인구가 줄어 소멸 1호가 군위라고...
출발 지점에는 휴게소가 있던 곳인데 터널이 뚫리며 구멍가게 하나면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고 화장실은 물 나오는것만 해도 감지덕지다. 사진 찍고 출발~
오늘 수기령에서 버스를 만나 오전 산행 하고 차를 만나 점심을 먹는다고 해 대부분 비무장으로 산행 출발했는데 초장부터 길은 급경사에 무너져 내린다. 겨우겨우 정상에 서니 여기서부터 팔공기맥 시작점이라고...
어프로치를 짧게 잡다 보니 길이 좀 험했다는데 그래서 수기령까지는 쉬우려나?
산마늘이라고 캐라는 회장님, 총무님이 노린재 꽃 앞에 서서 이 나무에서 노란색 염료를 추출했다고.....
석심산 지나 내려오는길도 급경사인건 마찬가지이고 건너편 산도 급경사로 서 있어서 오후 산행도 만만할것 같진 않고 거리도 아주 길다고....
그 와중에 회장님이 더덕 한뿌리 발견해 총무님은 더덕도 캐고 예전 인삼으로 사기쳤다는 봉황삼 캐서 뿌리도 보여주고 (이 산은 봉황삼이 유난히 많았다) 여기저기 둥굴레도 많고 (역시 뿌리를 캐서 보여주고 도로 심어 놓았다) 아직 꽃 피지 않은 홀아비 꽃대에 은방울꽃도 많이 보인다.
생각보다는 오래 걸린 오전 산행. 무사히 내려와 길을 만났고 우리 버스를 만나 그늘에서 윤호씨표 맥주로 갈증을 해소하고 점심을 먹었다. 기사님은 점심 드셨다고 한사코 마다하셔서 우리끼리만 먹었다.
그동안 그늘에서 산행을 했는데 여긴 땡볕이고 산은 뭔가 심으려고 큰 나무는 제거한것 같은데 길이 그지같다.
한 집이 있고 그집 강아지가 짖으며 놀자고 쫄랑거린다. 개만 보면 사죽을 못쓰는 회장님이 같이 놀다 제일 후미에서 올라오는데 길은 진짜 땡볕이 우회를 해야 올라갈 수 있었다.
겨우겨우 능선에 붙으니 그늘이고 바람이 불어주고 배낭도 가벼워서 천만 다행인데 산길은 급경사다 싶으면 완만한 길이 나오고 좋다 싶으면 다시 급경사 내리막이 이어진다. 단기 기억상실로 힘든건 까먹고 산에 오는 산꾼들이다.
질매봉이 나왔는데 여기가 봉림산 3거리인데 작가님이 3거리를 3키로로 오해해 한바탕 웃고 우리는 방가산을 향해 출발.
선두 지나갔는데 큰 배낭을 진 사람이 보인다. 민간인이 아니고 군인들인데 완전군정 하고 훈련을 하는것 같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분들은 직업군인이라는데 예전 군생활에서는 등산로 이용 안했다는데 이분들은 우리들과 같은 코스를 지난다.
이 팀 먼저 보내고 그늘에 쉬면서 총무님 냉장고에서 나온 아침에 쥬스를 점심에 먹었고 쿠키와 초코렛도 먹었다.
방가산 가는길이 오늘 산행중 제일 높았다. 올라오는 길은 만만하진 않았고 군인들이 쉬고 있어 우리가 추월했고 방가산에서 사진 찍고 노는데 군인들이 추월해 갔다. 1달 훈련 중 아직 반이 지나지 않았다고......
우린 오늘 나와 오늘 귀가할 수 있음에 행복해 했다. 이젠 마지막 봉우리 경림산만 지나면 하산길이라고.....
방가산에서 하산하는 길은 아주 좋았다. 박쥐나무를 알려주며 장아찌 담그면 맛있다는 총무님.
간간히 취나물을 꺾었고 (회장님은 나물을 보면 그냥 못 지나친다) 다시 우리가 군인을 추월하는데 어디로 하산하냐고 묻는다. 조금 더 내려가니 장곡휴양림 임도가 나오고 우리는 산으로 올라가니 휴양림 경계 금줄이 보이는데 여기서 하산 하는 길이 계단이 있는 곳도 급경사인데 계단 없고 밧줄만 매어놓은 살 떨리는 길도 지났다.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 경림산에서 한참 쉬고 마지막 간식을 먹었고 (과일을 이것 저것 많이 먹었는데도 갈증 해소가 잘 안된다) 그나마 길이 좀 순해져 내려오니 드디어 살구재.
의자가 있어 쉬는데 거리 표시가 앞, 뒤가 다르다. 도대체 뭐지?
조금 더 내려오니 진짜 살구재 준희 표지판이 있어 사진 찍고 90도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길이 영 아니다. 횡단해 처음 쉬던 곳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데 많이 다니지 않아 계단이 있어도 무너지거나 풀에 뒤덥힌 곳이 많다. 그나마 계단이 있어 등산로라고 우기는것 같았다.
오늘은 어프로치가 앞, 뒤로 다 길다. 한참 내려오니 포장 도로가 나오고 여기서도 한참 걸어 내려가니 버스 정류장에 우리 버스가 서있다. 얼른 옷 갈아입고 출발.
지방에 내려오면 식당 찾는 것도 일이다. 산행 끝나고 식당 찾아 나가는데 산행을 끝난 환희심에 경치도 훨씬 아름다워 보이고 적벽같은 경치도 보이고 여긴 삼국유사와 관계가 깊은지 일연 팬션도 보인다.
회장님이 골프장 근처 식당을 인터넷 검색해 거의 30분 갔는데 문을 닫았다. 다시 백 해 전에 와 봤다는 등갈비 감자탕집에 가니 여긴 맛집인지 사람들이 아주 많다.
등갈비 구이와 감자탕을 반반 시켜 먹었는데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라는데 배도 고팠지만 진짜 맛있게 허겁지겁 먹었다. 이런 맛집에서 밥을 살 수 있어 더 좋았다.
날이 더워져 다음 산행에는 꼭 얼음물을 가져와야 겠다. 돌림병인 선택적 치매에 코로나까지 함께 겪은 동지애. 감고사~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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