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2산행기

서울 둘레길 아차-용마 구간 완주 (6/6)

산무수리 2022. 6. 6. 20:50

<막이 올랐습니다>
  
                      이향아 
   
봄날은 한 바탕 북새통에 가라앉고 
연습은 충분히 끝났습니다 

때죽나무 그늘에선 때죽꽃이 마르고 
이팝나무 그늘에선 이팝꽃이 시들어 
해는 어제보다 한 뼘이나 길어졌습니다 
저녁 노을 꽈리색도 사무칠 것입니다 

총연습은 끝나고 
6월, 
막이 올랐습니다 

질경이, 익모초, 쑥부쟁이 같은 
엉겅퀴, 명아주, 개망초 같은 
약 오른 풀들이 대궁이를 흔들면서  
차려 입은 미루나무 때까치들도 
그 발아래 새 살 돋는 벌레들까지 
북장구를 치며 설레발을 치며 
소리소리 목숨을 공연하는 중입니다 

바람은 남양군도 쪽에서 불어 와 
버찌가 익어 떨어진 언덕 아래로 
뱀딸기 눈짓하는 풀밭 속을 파고들고 
햇살은 힘 주어 대낮을 색칠할 것입니다 
묵은 연방죽 진흙 수렁에서도    
영양분 넘치는 진한 향내가 
행군하는 음악을 실어다 줄 것입니다 

막이 오르고 
나도 숨이 가쁩니다

코스개관: 광나루역 1번 출구-해맞이 공원-아차산-용마산-깔딱고개-망우산-양원역-신내역-신내어울공원-묵동천-화랑대역 4번 출구 (10:35~15:40, 비도 그치고 시계도 좋고 바람도 불고 하늘도 여여쁜날, 둘)

 

6/4 토욜엔 두 여인이 결혼식이 있다고 해 현충일로 잡은 오늘.

난 어제 당나귀 팔공기맥을 하루 종일 비를 맞고 산행을 하고 귀가 중 넘버4의 전화.

6/3 당일로 지리산 천왕봉을 갔다 왔는데 무릎이 아직 아프다고 한다. 정상 간 것만 해도 대단하다 했고 오늘 결석을 허락했다.

아침 일찍 하늘의 문자, 몸이 안 좋아 못 온단다. 비 예보도 있는지라 일단 2인분 샌드위치 준비해 출발하니 약속시간이 빠듯하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거의 다 와 가는데 장공주 전화, 아무도 없다고 광나루역 맞냐고.... 오늘 비가 온다고 해 스틱도 무릎 보호대도 안 들고 왔다고.

만났고 배낭커버 하고 우산을 들었는데 나가니 비가 소강상태에 해가 난다.

우산 넣고 선글래스도 쓰고 스틱 하나씩 나누어 들고 출발.

 

비 예보가 있어서인지 오늘 산이 한갖지다. 일단 서울둘레길 스탬프 하나 찍고 능선에 서니 시계가 끝내준다. 정말이지 감탄 나오는 경치다. 오늘 다소 두꺼운 옷을 입고 왔다는 장공주. 헌데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널널한 산길을 걷다 쉬다 12시 경 아침 굶은 장공주를 위해 조금 일찍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먹고 용마산을 향해 출발.

산길은 금계국이 피어 있어 멋진 하늘과 어울어져 저절로 얼굴에서 웃게되는 그런 경치다. 비 온다고 산행 취소하면 속 쓰릴뻔 했다.

용마산 찍고 다시 백해 망우산을 향해 가는데 사람이 다소 많아진것 같다. 깔딱 고개에서 쉬면서 두번째 스탬프 

찍고 여기서 망우산을 향해 고고씽!~

여기 저기 금계국이 있어 경치가 더 어여쁘다. 끝까지 능선을 타고 망우관리소를 향해 포장도로를 내려가니 공사중이던 건물이 완성되어 역사문화관,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원래 계획은 여기까지인데 하늘과 넘버4가 빠진지라 화랑대역까지 가면 스탬프 2개 더 찍는곳 있는데 가시겠냐고 하니 평지면 가겠다고 한다.

리사와 올 땐 날이 더워 힘들어 해 리사는 신내역에서 아웃했다. 오늘은 둘이 그 길을 가니 덜 지루하고 거리도 짧아진 느낌. 화랑대역 스탬프 중 한개는 신내공원으로 옮겨 놓았다.

무사히 스탬프 4개 찍고 길건너 식당에서 고막비빔밥을 먹었다. 늦은 점심은 장공주가 샀고 난 차를 사서 행복한 걷기 마무리. 무릎 약한 넘버4가 지리산을 다녀온걸 보니 장공주는 충분히 할 수 있을것 같다. 나도 혼자는 엄두가 안나니 함께 가시겠냐고 하니 자신 없다면서도 입질에 걸려든것 같은 느낌.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