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2산행기

여름같은 가을날 기맥 잇기 (땅재-청화산-위중마을, 9/18)

산무수리 2022. 9. 19. 20:24

<태풍>

              오보영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데

불어오는 바람결에 잎새들
춤만 추고 있네

떨어질 운명은 전혀 안중에 없고
언뜻 보아 시원함에 그저 몸 내어 맡기고
신바람에 빈 몸만 흔들거리고 있네

뿌리가 뽑히려고 하는데

가지들은 뒤엉키어
힘겨루기만 하고 있네

말라버릴 운명에는 전혀 무관심한 채
몸통 굵기 자랑하며 서로
밀쳐만 내고 있네

이를 어쩌나!!!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데

뿌리가 뽑히려고 하는데

 

코스개관: 땅재-삼군봉-청화산-갈현-화산-장자봉-심령-위중마을 (9:25~17:05,더웠고 그나마 바람이 불어주어 견딜 수 있었음. 6명)

 

9월 첫주 산행은 태풍때문에 취소 했고 한달 만에 당나귀 산행을 하는 날이다. 아침 까멜이 안 보인다. 사정상 휴학을 한단다. 6명이 산에 다녀야 하나보다.

오늘은 회장님도 현지에서 합류 한다고 해 널널하게 버스를 타고 이동해 휴게소 아침 먹고 낙동강변 주차장에서 회장님을 픽업 했는데 신발이 등산화가 아니네?

제사 때문에 어제 내려오셨는데 미처 등산화를 못 챙겨 연습용 골프화를 신고 오셨다. 

오늘도 차를 만나 점심을 먹는다고 3명은 비무장이다. 도시락과 물을 차에 놓고 타니 짐이 가벼워 좋긴 하다. 오늘 산행 기점이 땅재인데 지난번 이쪽으로 하산 하지 않고 도리사로 하산한지라 낯설다. 길 건너 등산로가 보이는데 길이 좁아 차 돌리려고 들어간 길이 비 때문에 질퍽한 곳에 뒷바퀴가 살짝 빠졌다.

나무를 대고 밀고 어찌어찌 무사히 빠져나오는데 배기구가 찌그러지고 진흙이 들어갔다 나오는데 차가 똥을 싸는것 같다. ㅎㅎㅎ 아무튼 무사히 빠져나와 천만 다행이었고 청화산 입구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오늘 고도는 청화산까지 쭉~ 올라갔다 내려가는 길이라는데 초장 경사는 급해도 등산로 정비는 잘 되어있는 편이다. 회장님한테는 천만 다행이다. 아무튼 청화산까지 마냥 올라가니 삼군봉이 나오는데 트랭글은 울리지 않고 무덤이 있는데 못 들어가게 막아 놓았다. 여기서 쉬며 총무님표 슬러쉬 쥬스 마시며 원기 회복하기. 여기서 청화산은 가까운 편이다.

 

그동안 시계도 트이지 않고 호젓한 산길만 있었는데 간간히 시계가 트이기 시작하고 심상치 않아 보이는 바위가 보인다. 정상에 정자가 보여 내심 애개 하면서 올라가니 정상 조망이 끝내주고 정상석도 회장님 키보다 크다. 여기가 구미와 의성 도계인지 앞뒤 산 이름이 다르다. 순식간에 두 산을 올라왔다고 웃고 간식도 먹고 양쪽에서 사진도 찍고 놀다 출발.

 

급경사 내리막은 다행히 짧았고 완만한 길이 나와 하산하는데 임도 갈림길이 나온다. 총무님이 회장님 신력이 딸리니 임도로 고고씽~

임도길로 오다 삼형제 나무도 만났고 떨어진 감도 맛 보았고 조금 더 내려오니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고 차도 보이는데 길이 양쪽으로 나 있는데 다 단풍나무다. 차를 부르네 마네 하다 왼쪽 임도를 타고 내려가는데 애기 단풍 터널인데 단풍들면 진짜 어여쁠것 같다. 포장도로도 보이더니 밤이 보이기 시작. 회장님 밤만 보면 이성을 잃을 지경. 줍다가 윤호씨가 올라가 흔들어 한줌씩 까서 조금 더 내려오니 우리 차를 만났다.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는데 신천씨가 인제에서 능이버섯을 사서 삶아 왔다는데 삶은 물을 버렸다고 하니 총무님 기가 막혀 한다. 국물이 진짜라는데..... 아무튼 덕분에 삶은 능이를 초고추장에 찍어서 몸보신 했고 윤호씨표 맥주를 한잔씩 마시는데 회장님은 가려움증이 가시지 않아 맥주를 입에도 대지 못한다. ㅎㅎㅎ 놀려가며 맥주와 커피까지 마시고 오후 산행 가려는데 차로 조금 이동 한다고......

 

갈현 표지에서 내렸다. 원래는 능선을 타고 여기로 내려왔어야 하는 거라고.....

여기서 철조망 옆으로 산행 출발 하는데 여기도 초장에는 급경사인데 다행히 길진 않다. 조금 올라갔는데 트랭글이 운다. 화산 표시가 되 있다. 인증샷 하고 출발.

 

화산 지나고 몇번 낮은 오르내림을 하고 장자봉 1.3k 지점이 남아 얼마 안 남은줄 알았는데 장자봉까지 가는길은 업다운도 많고 암릉성 길이 나와 긴장 하며 가야 한다. 특히나 회장님 신력이 딸려 힘드셨을것 같다. 아무튼 오후가 되며 갑자기 날이 개면서 엄청 더웠는데 태풍 영향인지 바람이 불어주어 다행이었다.

드디어 장자봉. 생각보다 높이가 높다. 사진 찍고 간식 먹고 포도당 죽염도 먹고 쉬었다 출발.

 

장자봉에서는 낮은 오르막 하나만 올라가면 되고 길은 비교적 순하다. 심령이 나왔다. 여기서 우리는 위중마을로 하산.

 

헌데 마을이 가까워 졌는데 갑자기 선두에서 밤을 줍기 시작한다. 헌데 밤이 끝이 없다. 대충 줍고 가자는데 이걸 못 놓고 간다는 회장님. 포기하고 나만 먼저 내려왔고 한참만에 회장님과 총무님 빼고 내려왔다. 두 분은 하도 안 내려와 태우러 올라가다 만났다. 내일 안양 시장이랑 면목시장에 내다 파나보다 하고 놀렸다.

 

차도 이동해 추어탕과 맥주만 마시는데 맥주를 작가님이 2잔이나 마셨다고 주당이라고 놀렸다. ㅎㅎㅎ

땀도 많이 흘린지라 국물까지 싹 비우고 밖을 내다보니 석양이 멋지다. 오후에 맑더니 석양도 멋지다. 회장님 아침에 픽업한 주차장에 내려드리고 우리는 안양으로 고고씽. 차는 다행히 많이 막히지 않아 10시 전 안양 입성.

다음 산행은 이벤트로 임실 구절초 구경하러 간다고......

 

-사진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