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3 산행기

비봉 주능선에서 상고대를 만나다 (북한산, 1/7)

산무수리 2023. 1. 9. 09:47

 <오래, 오래>

                 정윤천


흰빛, 보자기에라도
싸오신 것처럼이나

사알짝 내밀어
잡아주었던 것

손길
하나

그런 시간의
곁에인 듯

오래
오래

멈추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코스개관: 불광역 2번 출구-둘레길 걷다 쪽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삼천사 (밤에 내린 비가 눈이 되어 멋진 상고대를보여주다, 둘)

 

드디어 시한부 백수기간이다. 어제 저녁 비 예보가 있어 오늘 북한산 산행이 조금 염려가 되었다. 혹시 비가 내리면 둘레길을 염두에 두었다.

불광역에서 출구를 잘못 알려주어 우왕좌왕하다 만났고 용화매표소로 올라가면 힘든 구간이 있어 둘레길로 가다 쪽두리봉을 뒤에서 올라가기로 했다.

둘레길은 사람들로 바글거린다. 오늘따라 단체가 많은것 같다. 쪽두리봉 올라가는 길은 초장은 눈도 없고 좋았는데 조금 올라가니 암릉에 간간히 쌓인 눈으로 살 떨리며 아이젠 하지 않고 겨우겨우 올라섰다.

쪽두리봉 당연히 안 올라가고 향로봉 가는길은 당연히 눈이 있어 여기서 아이젠을 하고 조심스럽게 출발. 장공주는 당연히 겁을 내고 속도가 느려 양보해 가면서 민폐 끼쳐가며 조심조심 돌아가 드디어 주능선에 붙었다.

 

주능선은 아이젠을 하기에도 빼기도 애매하다. 일단 나는 아이젠을 빼고 진행하다 암릉에 눈이 있어 아뜨거 하며 다시 아이젠을 착용하고 올라가 향로봉 우회해 주능선에 붙으니 그야말로 입이 벌어지는 상고대를 보여준다. 특히나 진관사쪽 상고대가 장난이 아니다. 다들 행복해 하며 사진 찍고 난리가 났다.

우리도 향로봉쪽으로 조금 들어가 앉아 간식도 먹고 사진 찍고 비봉을 향해 출발.

진행할 수록 상고대는 점점 멋있어지고 사람들도 많고 사진 찍느라 정체될 지경. 어디까지 가냐고 하는데 승가봉을 넘어가고 싶진 않아 사모바위까지 가니 멀리 문수봉 경치가 멋지다. 

사모바위 지나 삼천사 하산길도 눈세상이다. 삼천사 하산길 중 이 길이 제일 순한편인것 같다. 눈이 고도가 내려가니 양이 줄어든다. 한참 내려와 눈이 거의 안 보여 아이젠을 일단 뺐고 계곡이 얼어 얼음판이 된 곳도 있지만 기다시피 내려가니 그럭저럭 내려갈만 하다.

삼천사 지붕이 보인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다리에 힘을 줘 아프지만 무사히 끝났음이 행복하기만 하다.

하산해 버스를 타고 연신내 연서시장에 내려 들어간 식당에 옆 테이블이 맛있어 보이는게 뭐냐고 하니 홍어무침인데 맛있다고.... 우리도 홍어무침 시켜 공기밥을 먹었다. 서비스로 나온 미역국도 좋았다. 배부르게 먹었고 남은 홍어무침은 포장해와 일욜 산행에서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