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3 산행기

불암-수락산 가기 (3/19)

산무수리 2023. 3. 19. 22:25

<돼지에게 절하다>

                      박근수

돼지꿈을 꾸면
재수 있다고 복권을 사지만
미식가들의 입만 즐거울 뿐
돼지의 참모습은 모르고 산다

돼지는
앞날을 걱정하지 않는다
먹고 그 자리에 눕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한다

그러나 인간은
돼지의 삶과 죽음에 대해 기억하진 않는다
그저 천한 돼지로만 안다
목에 칼이 들어올 때 기막힌 절규를
돼지 멱따는 소리로 기억한다

기름진 논밭
주검으로 차려진 진수성찬
뜀틀 뒤의 매트리스
이 모든 후의(厚意)를 무시당한 채

인간에게 받을 수 있는 것은 고작
고삿상 위에 올라가 절을 받는 것

 

코스개관: 상계역 1번 출구-불암산 공원 입구-청암능선-불암정-정상-다람쥐 광장 (석장봉)-덕릉고개-도솔봉-수락산 정상-홈통바위 (출입금지) 우회길-도장봉 갈림길-석림사-노강서원 (아침엔 쌀쌀했는데 낮에는 다소 더웠던 봄날, 당나귀 5명)

 

시산제를 하자는 회장님, 무리라는 총무님.

작년부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시산제를 하지 못했다. 

오늘 어쩌나 궁금했는데 시산제 없이 산행을 한다는 연락. 코스는 불암-수락산.

윤호씨는 오른쪽 눈 수술을 추가로 받아 4월 초까지 결석계를 냈다. 오늘 범계역에서 셋이 만나 전철을 탔고 작가님은 인덕원 합류. 시간이 일러서인지 편안하게 앉아 상계역으로....

회장님은 진작 도착해 만나 불암산으로 출발. 정상 짧게 가는 청암능선으로 올라가는데 기억이 나는 곳도 있고 안 나는 곳도 있고. 불암정 앞에서 1차 차를 마셨고  청암능선으로 올라와 정상을 올라가는데 난 무서워 정상에 안 올라갔고 남학생 네분만 정상 인증샷.

정상 주변에는 역시나 사람이 많고 오르내리는 곳도 줄서서 간다. 삼척에서 오셨다는 언니뻘 산꾼이 무서워 하면서도 잘 내려오신다. 사진 서비스까지 하고 다람쥐 광장으로.....

 

 

 

불암, 수락산 다 지도가 잘 그려지지 않는 산이다. 그나마 불암산은 조금 낫고 수락산은 도통 연결이 안된다.

오늘 거의 20년 만에 덕릉 생태고개로 수락산을 올라가는데 정말이지 낯설었다. 이쪽은 사람이 별로 안다녀 한갖져서 좋긴 한데 거의 쉬지않고 진행해 힘들다.

진행을 하다 철탑 옆 한갖진 자리에서 점심 먹기. 그리고 정상 가기 전 도솔봉에는 처음 올라가보는것 같았고 백 해 정상을 향해 가는데 수락산역에서 올라왔던 길을 만나고 지도가 조금은 그려지는것 같다.

아무튼 치마바위 지나고 정상 전 그늘에서 2차 차를 마셨고 정상에 갔다.

정상에는 새로 나무로 정상석을 만들어 놓았고 인증샷 하려는 사람도 별로 없어 기다리지 않고 막걸리 파는 분이 정상 사진을 찍어 주셨다.

핑계김에 막걸리를 사서 나누어 마셨는데 시원하고 맛이 좋다. 오늘 이상하게 계속 갈증이 난다.

이젠 홈통바위를 향해 출발하는데 갈림길에 가니 출입금지 현수막이 있다. 여기서 바로 절로 내려가면 너무 짧다고 도장봉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이쪽으로 내려가면 동막이라 교통이 나쁘다고 도장봉 갈림길에서 하산하는데 길이 그지같다.

사람이 많지 않은 길은 역시나 이유가 있다. 무사히 석림사로 하산했는데 회장님이 웬 자가용에 서더니 문을 여는데 열리네?

아침 일찍 차를 가져다 놓고 상계역으로 오신거라고. 헐~

덕분에 편안하게 회장님 차로 경동시장에 가 회장님 맞춤 음식 (오늘이 제삿날이라고) 찾고 면목동으로 가 우린 닭갈비집에 내려 놓으시고 댁에 음식과 차를 가져다 놓으시고 합류.

 

서울에 만원짜리 닭갈비가 있다고 놀라는 신천씨. 몸에 좋다고 닭발도 하나 시켜 숯불에 구워 많이 먹었다.

헌데 조금 있다 회장님 가족 총 출동 해 닭갈비 드시러 왔다. 덕분에 큰딸. 막내딸, 지난 토욜 결혼한 신혼부부까지 인사를 나누었다.

배 터지게 닭갈비와 닭발에 밥, 냉면으로 배를 채우고 사가정역에서 전철 타고 집으로~

우린 넷이 와도 이렇게 먼데 매번 이 먼곳에서 홀로 산행 참석하셨나 다들 감탄. 회장은 아무나 하는거 아닌것 맞다.

이덕 저덕에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다. 감고사~

시산제 대신 시로 돼지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