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3 산행기

중미산의 재발견? (8/30)

산무수리 2023. 8. 31. 11:06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송찬호

누가 저기다 밥을 쏟아 놓았을까 모락모락 밥집 위로 뜨는 희망처럼
늦은 저녁 밥상에 한 그릇씩 달을 띄우고 둘러앉을 때
달을 깨뜨리고 달 속에서 떠오르는 노오란 달
달은 바라만 보아도 부풀어오르는 추억의 반죽 덩어리
우리가 이 지상까지 흘러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빛을 잃은 것이냐
먹고 버린 달 껍질이 조각조각 모여 달의 원형으로 회복되기까지
어기여차, 밤을 굴려가는 달빛처럼 빛나는 단단한 근육 덩어리
달은 꽁꽁 뭉친 주먹밥이다. 밥집 위에 뜬 희망처럼, 꺼지지 않는

 

중미산 휴양림 2매표소-임도 갈림길-정상-임도 갈림길-임도-휴양림 (바람은 시원해 졌어도 아직 더운 날, 오후 비)

 

지난주 화욜 산에 가자 해 놓고 내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부득히 취소. 감기에 걸려 이틀 정도 힘들었다.

오늘 2주 만에 산에 가기로 했는데 원래는 가평 연인산을 가자고 하니 너무 멀다고 중미산을 가자고 한다.

중미산은 2021년 당나귀와 중미산-삼태봉-통방산 연계 산행을 한 곳인데 기억이 별로 안 난다.

9시반 아신역에서 만나 차로 이동. 코스는 산나리가 검색하더니 소구니산에서 올라가면 너무 짧다고 휴양림에서 올라간다고....

휴양림에 차 대고 등산지도 보고 등산로를 찾으니 휴양림 길 건너가 등산로네?

 

예전 산행기를 다시 확인하니 그때는 명달리 임도를 아주 길게 갔는데 땡볕이라 힘들었다. 오늘은 숲이 우거지고 어제 내린 비로 길이 쾌적하니 걷기 좋은 숲길이고 휴양림에서 가는 임도는 짧다.

조금 가니 정상 가는 표지가 보인다. 

정상 가는 길은 아주 순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양평에서 올라간 산 중에는 그중 순하고 짧다. 널널하게 이바구 나누고 비가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해가 나며 조망도 보여준다.

한군데 쉬면서 당 보충하는데 두 부부 휴대폰으로 돈 버느라 바쁘다. 티끌모아 태산 부부? kb 퀴즈도 풀고 아무튼 옆에서 보는데 재미난 부부다.

한참을 쉬고 정상까지 거리가 영 안 줄더니 경사 완만한 곳을 지나니 선어치고개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이 나오고 암릉이 보이더니 그 위가 정상이다. 헌데 전혀 기억이 없다.

정상에 이샘이 진작 도착해 있고 산나리가 드디어 나타났다. 일단 인증샷 하고 사방을 둘러보니 조망이 좋다.

여기서 보니 삼태봉까지 이정표가 보인다. 정상은 땡볕이라 일단 그늘로 내려가기.

그늘에 앉아 단호박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식을 먹고 하산 시작.

 

하산길은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임도 갈림길 이정표가 보인다. 길은 비교적 안내가 잘 되어 있고 험하지 않다.

내려오니 잣나무 숲도 지나고 군데군데 계곡의 물이 흐르고 크진 않아도 나쁘지 않다.

길은 다 임도는 아니지만 임도성 길이 많아 큰 부담없이 걸을만 하다.

드디어 다시 임도를 만났고 정상 갈림길 만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 우산쓰고 휴양림 주차장에 가니 시간이 이르다.

전화로 닭볶음탕과 누룽지 백숙은 포장 주문하고 휴양림 산책길을 걸어 보기로....

 

휴양림 산책로 주변에도 계곡도 흐르고 적당한 업다운이 있어 이 휴양림에서 1박 하면서 놀아도 좋을것 같다.

한바퀴 짧게 돌고 지난번 누룽지백숙 먹었던 집으로 고고씽!

오늘인 이샘이 좋아한다는 닭볶음탕을 시켜서 먹었고 누룽지백숙은 지난번 내가 맛있게 먹은지라 포장을 했는데 생각보다 부피가 크다.

거기에 산나리가 농사 지은 호박, 단호박, 깻잎, 가지, 오이까지 있는데?

일단은 무거운 농산물은 배낭에 넣었고 산나리네 장바구니에 누룽지백숙을 넣고 귀가.

다행히 계속 앉아서 가는데 혹시나 해 며늘에게 누룽지백숙 먹을래?

좋죠~ 그래서 누룽지백숙은 아들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