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이 있는 국수집>
문태준
평상이 있는 국숫집에 갔다
붐비는 국숫집은 삼거리 슈퍼 같다
평상에 마주 앉은 사람들
세월 넘어온 친정 오빠를 서로 만난 것 같다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손이 손을 잡는 말
눈이 눈을 쓸어주는 말
병실에서 온 사람도 있다
식당 일을 손 놓고 온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평상에만 마주 앉아도
마주 앉은 사람보다 먼저 더 서럽다
세상에 이런 짧은 말이 있어서
세상에 이런 깊은 말이 있어서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큰 푸조나무 아래 우리는
모처럼 평상에 마주 앉아서
코스개관: 북한산우이역 2번 출구-용덕사-육모정-영봉-하루재-백운2 통제소-우이동 (둘, 더위가 마지막 발악을 하는것 같았음)
봄부터 평일 손주 보느라 운동을 거의 못하는 장공주.
거기에 비도 오락가락 해 거의 둘레길 수준의 산만 다녔다.
이제 가을도 다가오는데 단풍 보러 다니려면 산으로 가야할것 같아 오늘은 준비물에 스틱, 무릎보호대 추가한다고 했다.
수영장 신청이 10시인지라 30분 늦춰 우이동에서 만나는데 땡볕에 바람도 불지 않는 더운 날이다.
무사히 수영장 강습 신청을 했고 영봉 가는길은 정비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멀다.
무사히 용덕사 마애불 뵙고 산행 하는데 스틱때문에 벌써 팔이 아프다는 장공주. 진짜?
짬짬히 쉬고 올라가는데도 오르막에서 영 기운을 못 차리는 장공주.
시간을 보니 12시가 넘었다.
얼른 조망 좋은 곳에서 쉬며 소금빵과 냉커피를 마시니 허기가 좀 가시고 기운도 나는것 같다.
영봉에서 보는 도봉산, 상장능선은 환상이다.
힘들어 하면서도 명산에 오는 이유가 그런거 아닐까 싶다.
무사히 댄스바위 지나고 영봉에 가니 땡볕이다. 그늘에 쉬며 인수봉과 만경대를 한참 바라보다 하산 시작.
하루재에서 장공주 기다리는데 외국인 셋과 교포로 보이는 한국인 1명이 팀인것 같은데 영봉 가자는것 같은데 외국인이 디너 먹어야 한다며 직진. ㅎㅎㅎㅎ
예전에는 영봉 찍고 백운대까지 올라갔는데 영봉 찍은것 만도 다행이다 싶다.
백운2 통제소 갈림길이 기억보다 멀었는데 이 길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한갖져서 좋았다.
마지막 쉬며 간식 털어먹고 하산하는데 방석을 놓고 왔다는 장공주.
가지러 가실거예요? 아니? 그럼 그냥 가요~
무사히 하산을 하니 정말 기뻤고 막국수 먹으려니 휴업중이라 어쩔 수 없이 두부집에서 콩국수를 국물까지 다 마셨더니 배가 너무 불러 오늘은 차는 생략하고 전철 타고 집으로~
더위가 막바지인것 같고 다음주 지나면 9월이니 나아지리라 믿어보며 짧은 코스라도 산으로 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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