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
정아지
나를 가둔 세상, 푸름뿐인 세상
비와 바람은 고독을 가르치며
통통한 초록대 만들었지만
어느 날 너를 만나고부터
나만의 색깔을 지워야 했다
물 속에 빠져 정신을 잃고
나의 의지를 졸도시키면서
소금물 속에서 가볍게 다시 태어난 몸
붉은 양념과 부대끼며
뜨겁도록 애무를 했다
보리밥과 어우러져 구수한 삶에 취하고
시골집 긴긴 밤에 고구마 만나
열정과 희열을 알게 되었다
조상 대대로 내림 속에 키운 사랑
부대끼며 달아오르는 감칠맛
이제, 너에게 그 맛을 길이 새겨주마
코스개관: 광나루역 1번 출구-아차산-구리둘레길-시루봉-사이길 3거리-지석영묘-망우산-용마산-용마산폭포공원-사가정역, 당나귀 4명, 더위가 남아 있던 날)
원래 계획은 정선 가리왕산을 가기로 했다. 산행 기점과 끝나는 지점이 달라 차 2대로 가기로 했는데 작가님과 신천씨가 못 온단다. 설상가상으로 정선엔 비 예보까지 있다.
심란한 마음으로 어쩌나 했는데 산행지가 아차-용마로 바뀌었단다. 상대적으로 마음이 가벼워 졌다.
7:40 범계역에서 셋이 만나기로 했는데 다들 일찍 나와 전철을 타고 이수에서 환승해 광나루역에 내리니 너무 일찍 도착했다. 커피 한잔 사 마시려고 해도 아직 문도 안 열었다. 회장님께 전화하니 서울 지하철은 파업과 상관이 없다던가?
역시 경기도민은 서러워.....
회장님 곧 도착하셔서 광장중 앞 편의점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출발.
나야 아차-용마를 초보 산행지로 자주 오지만 총무님과 윤호씨는 오랫만인것 같다. 다행히 여긴 비도 내리지 않고 가끔 해까지 난다. 바람이 불지 않아 더운것 빼고는 일요일 치고는 사람도 많지 않다.
윤호씨가 초입에서 밤을 주워주어 먹었는데 제법 맛이 들었다.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 밤이 남아 있다는게 신기하다. 전망대마다 쉬었다 조망도 해야 한다는 총무님. 한 곳에서 조망을 보는데 진짜 불쌍해 보이는 고양이가 나타나 뭔가를 줘야 할것 같다고 총무님 장조림을 나누어주니 경계를 하면서도 배가 많이 고픈지 먹는다. 계란은 잘 못 씹는것 같다. 길냥이 중에 치주염 걸린 애들이 많다는 친구의 이야기.
아차산 정상 푯말에서 사진 찍고 출발.
아차산 정상 지나고 보루 한곳에서 땡볕이고 사람이 많아 못 쉬던 곳에 오늘은 흐리고 사람이 별로 없어 우리도 앉아서 슬러쉬 사과쥬스를 먹고 출발.
헌데 용마산으로 올라가다 갑자기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간다. 구리 둘레길 이정표가 있는데 초장 내려가는 길인 제법 경사가 급하다. 어제 내린 비 덕분에 오늘은 여기 저기 물소리가 정겹다. 길은 오르내림이 급하지는 않은 그늘진 정겨운 길을 지그재그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번 쉬었고 동화천 약수터를 지나 관룡사 이정표를 따라가다보니 시루봉 표시가 보인다.
헌데 여기가 끝내주는 조망처로 트랭글 배지까지 있네? 트랭글에는 아차산 시루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인것 같다. 시루봉 가기 전 세 남자는 밤 줍느라 바쁘다. 주워서 다 나한테 몰아준다.
잘 생긴 나무가 보이고 나무 그늘에 사람들이 모여 식사중. 우리도 먼저 자리잡은 팀에게 양해를 받고 그늘에 앉아 점심 먹기. 사실 아차산 간다고 해 도시락을 싸가나 싶었는데 아차산에서 점심 먹는 재미도 있다.
맥주 반주삼아 밥 잘 먹고 커피도 한잔 타 마시고 우리도 사진 찍고 이젠 망우산을 향해 출발.
시루봉에서 다시 백 해 관룡탑 지나 주 등산로를 만나 포장길로 거의 다 내려가 지석영 묘소에서 올라가 능선길을 타고 올라오니 망우산 전망 데크가 나왔는데 어느새 망우산 정상 표지판이 새로 생겼다. 여기서 인증샷 하고 이젠 깔딱 고개를 향해 출발.
깔딱고개 기나긴 계단을 올라간 적은 기억에 없다. 지난번에는 공사중이던 구간을 일단 마무리 해 계단을 올라가니 어느새 헬기장이 나왔고 여기서 더 진행해 용마산 정상에 가 인증샷.
여기도 평소보다는 사람이 적다. 비 예보로 덜 나온것 같다. 정상 아래 데크에서 바람 맞으며 쉬었고 오늘은 처음 내려가보는 데크에서 바로 하산하는 길로 출발.
정상 바로 아래 전망대 위치가 아주 그만이다. 조망도 좋았고 바람도 정말 시원하다. 한 팀은 여기서 손으로 롯데 타워를 들었다 놨다 사진 찍느라 바쁘다. 조금 더 내려오니 정자가 보이고 헬스장 수준의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여기서 더 내려오다 데크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빠지니 물이 흐른다. 여기서 발 한번 닦고 쉬었다 하산하니 폭포공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우리가 내려온 길이 바로 정상으로 올려치는 길보다 나은것 같다.
폭포공원 인공암벽장에는 연습이 한창이라 좀 부러워하며 구경하다 사가정역까지 걸어 내려와 원래 가려던 식당은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 바로 옆 족발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밥과 함께 맛있게 잘 먹었다.
회장님 구역이라고 쏘셨다. 로칼 가이드 덕분에 시루봉도 처음 가보고 (알고 보니 이정표에 시루봉 표시가 있었다) 맛있는 저녁도 먹고 보람찬 하루였다.
집에 와 밤을 1시간 넘게 까니 반공기 나왔다. 이 밤을 찰밥에 넣어 오마니 외출하던 날 도시락으로 싸서 잘 먹었습니다.
다음 산행에는 모두 만날 수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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