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정호승
개가 밥을 다 먹고
빈 밥그릇의 밑바닥을 핥고 또 핥는다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몇 번 핥다가 그만둘까 싶었으나
혓바닥으로 씩씩하게 조금도 지치지 않고
수백 번은 더 핥는다
나는 언제 저토록 열심히
내 밥그릇을 핥아보았나
밥그릇의 밑바닥까지 먹어보았나
개는 내가 먹다 남긴 밥을
언제나 싫어하는 기색 없이 다 먹었으나
나는 언제 개가 먹다 남긴 밥을
맛있게 먹어보았나
개가 핥던 밥그릇을 나도 핥는다
그릇에도 맛이 있다
햇살과 바람이 깊게 스민
그릇의 밑바닥이 가장 맛있다
코스개관: 사당역 3번 출구-우면산-형성마을-양재천-선바위역 (오전엔 비 소강상태로 더웠음, 둘)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오늘도 둘만 산에 가게 되었다.
비는 오후에 내린다고 한다. 10시 사당역에서 만났는데 오라방뻘 사람들이 많다. 확실히 우면산과 대모산은 실버 산행지로 인기인것 같다.
장공주 우면산 스탬프 안 찍었다고 채우고 출발하는데 앞, 뒤 사람이 많다. 그나마 남태령 정상으로 올라가니 좀 조용하다.
앉아서 간식 먹고 놀며 쉬며 가는데 정상 가까워지는 군부대 근처에 공사중이라 어제 내린 비로 완전 뻘밭이 되 버렸다. 우회로를 만들기는 했지만 안내도 제대로 안 되어있고 물 내려가는 곳 두곳이나 공사중이라 어수선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둘레길로 가서인지 막상 정상은 많이 붐비지는 않았다.
앉아 쉬었다 오늘은 시민의 숲까지 가지 않고 형성마을로 내려가는데 두번 땅을 살 뻔 했다.
무사히 하산해 선바위까지 양재천을 따라 걷다 양재천을 건넜다.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다.
이런 저런 간식으로 배가 고프지는 않지만 마침 한성 칼국수집이 나타나 칼국수 먹고 선바위까지 걸어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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