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
김초혜
묵은 그리움이
나를 흔든다
망망하게
허둥대던 세월이
다가선다
적막에 길들으니
안 보이던
내가 보이고
마음까지도 가릴 수 있는
무상이 나부낀다
코스개관: 팔당역-예봉산 1번 등산로-정상-율리봉-운길산역 (비가 산행 내내 내리던 날, 둘)
추석 전 화욜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이샘은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 산에 못 온다고 해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예봉산에 가기로 했다.
9시 팔당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급행을 타고 졸다 가니 전철 한칸에 나만 남았다. 조금 일찍 도착해 노느니 듀오링고 조금 하니 산나리 도착.
날씨 예보가 비가 온다고 하다 9시 소강이라 하더니 비가 내린다. 맞을 비는 아니다.
오랫만에 이쪽으로 와 길 찾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이정표가 잘 되어 있고 여기도 개발이 되어 완전 딴 동네가 되었다.
등산로 입구에서 스틱, 무릎보호대에 우비를 입었고 산나리는 우산에 스틱 한개만 들고 왔다.
1코스로 정상 갔다 운길산 역으로 내려오기로 해서 올라가는데 기억보다 계단이 많았고 시계는 당연히 안 좋다.
비가 오니 쉬지도 못하고 물도 거의 먹지 않고 간간히 숨만 고르고 2시간 만에 정상 바로 아래 기상관측소에 가니 다행히 현관 앞 처마가 있어 여기서 간식과 커피를 먹고 숨 돌리고 정상에 가 인증샷 하고 율리봉으로 출발.
초장엔 급경사지만 비교적 길은 완만하다. 긴게 흠이라면 흠.
등산로 초입에 하산하는 사람 빼고는 아무도 못 만났다. 호젓하게 걷고 배즙도 먹고 과일도 먹어가며 가다보니 운길산역이 가까워 졌다. 이제서야 빗줄기가 줄어 들었다.
하산해 고기집에서 두부조림에 밥을 먹다 헛헛해 전 하나 시켜 남아 둘이 싸고 바로 옆 카페에 가니 자전거 테마 그림들이 어여쁘다.
주인장에게 부탁해 출석부 찍고 시간이 남아 듀오링고 각자 하다 산나리는 이샘과 시간 맞춰 만나기로 하고 나도 전철 타고 집으로~
옷이 젖는거 빼고는 비가 와도 산에 오면 나름 호젓한 맛이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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