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최원정
물컹물컹
애상의 나락으로 빠져들려 하는
속수무책인 전염병이듯
비가 내리기만 하면
감염되는 이 고질병은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찾아들고
치유할 명약을 찾다가
따뜻한 차 한잔 만들어
다독여 보지만, 헛일이기에
차라리
그대, 내 안에 드리우니
오슬오슬 춥던 비
가을햇살 솟아오르는 이른 아침에
싸리비로 쓸어 놓은 앞마당처럼
정갈하고 따뜻하다
아신역-친구집-남산 왼쪽으로 올라가기-오빈마을-양근성지-물안개공원-물안개수목원 담장길 걷기-남산 오른쪽으로 올라가기-친구집 (하루종일 비, 셋)
매주 수욜에는 선약이 없는 한 일시적으로 전원생활을 하는 친구 부부와 양평 일원의 산을 간다. 헌데 거의 대부분의 날 비가 내렸다. 오늘도 비 예보가 있지만 일단 출발해 만나기로 했다.
9:30 산나리와 만나 예정된 산행을 하기엔 좀 그렇다. 집 뒷산 남산와 물소리길을 가는건 어떠냐고 한다. 물론 오케~
다시 차를 친구네 집에 대 놓고 남산을 올라가는데 밤이 보이기 시작.
작년 산나리가 도토리 가루를 나누어 주었다. 헌데 도토리는 손이 많이 가고 방아간 가서 빻는 것도 번거로워 올해는 도토리는 안 줍고 밤만 줍는다고 했다. 그러더니 지난번 형제봉 가면서 도토리를 그냥 못 지나치고 주웠다. ㅎㅎㅎ
내심 밤이 뭐 얼마나 많아 줍나 했는데 산행 초장부터 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샘은 작은 밥은 줍지 말라고 한다. 작은 밤도 일욜 아차산에서 주운 밤 보다는 훨씬 큰데.....
아무튼 일단 비닐에 줍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봉지가 더 필요하다. 내 간식 주머니까지 꺼내 셋이 줍기 시작. 남산 정상에서 트랭글이 울었고 여기서 진행을 하니 호젓한 산길이 나오고 풀이 우거진 길은 이샘이 발로 밟아 길을 냈다. 여기가 물소리길로 조성된 곳인데 주민 반대로 길을 만들자마자 쓰지 않는 다던가?
다시 길을 만났고 물소리길을 따라 마을길을 걷다보니 쉼터가 나오고 경로당이 나오는데 여기가 토스 만보걷기 배지 획득 지점이라고....
쉼터에 앉아 커피와 빵, 인절미로 간식을 먹고 진행을 하니 양근성지가 나왔다. 여기서 조금 더 가니 물안개공원이라는데 물 위가 아니라 언덕 위다. 올라가니 조망이 멋지다.
다시 내려와 자전거길을 따라 걸으니 오른쪽이 물향기 수목원이라고.
자전거 타고 지나가던 길을 걸어가니 나름 운치가 있다. 여기서 다리를 건너니 오른쪽은 양평 미술관이다, 여기서 직진 해 다시 남산으로 붙는데 이쪽이 반대편보다 경사가 급하다.
여기서 또 한바탕 밤을 줍는데 무겁고 주머니는 찢어질것 같다. 거기에 길이 미끄러워 산나리네 부부는 둘 다 미끄러졌다고..
너무 힘들어서 난 줍는걸 포기하고 걸어서 올라갔던 길과 드디어 만났다. 그나마 우린 5부 능선으로 돌아왔는데 주능선으로 올라가면 더 가파르다고.....
무사히 하산하니 비가 좀 잦아 드나 싶다. 집에 가 친구는 발까지 젖어 옷 갈아입고 곧 이샘도 도착했는데 두번이나 미끄러졌다고....
바로 집 뒤 등산로 입구의 '대디스 바베큐' 에서 세트 메뉴를 시켜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직원도 친절하고 고기도 맛이 좋았다. 2인 세트를 시켰는데 사장님이 지역 주민이라고 부족한 새우 등을 한개씩 더 주셔서 2인분으로 배부르게 잘 먹었다.
식당 위치가 높으니 조망이 끝내준다. 밥 잘 먹고 친구네로 와 커피까지 마시고 밤을 어찌나 많이 싸 줬는지 지고 오느라 힘들었다.
간간히 산에 가 밤을 줍기는 했지만 오늘처럼 밤을 많이 줍는건 처음 해보는것 같다. 덕분에 비오는 날 보람차게 잘 보냈다.
'산행기 > 2023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귀천에서 정릉으로 (북한산, 9/30) (1) | 2023.10.04 |
---|---|
우중 예봉산 산행 (9/26) (0) | 2023.09.26 |
로칼 가이드따라 아차산 2배 즐기기 (9/17) (0) | 2023.09.21 |
우면산은 공사중 (9/16) (0) | 2023.09.21 |
철도 파업날 경의선 타고 부용산 가기 (9/15) (0) | 2023.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