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3 산행기

소귀천에서 정릉으로 (북한산, 9/30)

산무수리 2023. 10. 4. 09:19

<세상의 많은 조합>

                          이병률

거미가 실을 잘못 사용한다면
꽃대가 진 꽃을 내려놓지 못하더라도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리
세상의 많은 조합일지니
이해할 때까지
비가 마를 때까지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리
가을이 여름의 옆구리를 슬쩍 건드리더라도
그래서 감기로 잠시 아프더라도
정녕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리
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는 것도
당신이 그 사람에게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하는 것까지도
아무도 안 가는 시장에 간 것
나의 잘못은 아니리
오후에 붙들려서 길을 따라 나선 것은
생각을 안 만나고 싶은 날인 것이라
조금 맨발이 되자는 것이다
마음이 구덩이로 빨려 들어가 휘감기는 것도
구덩이에서 꺼내지는 것도
찬바람이 길을 지나는 동맥의 내용일 테니
애써 모른 체한들 나의 잘못은 아니리

 

코스개관: 북한산우이역 2번 출구-할렐루야 기도원-소귀천-대동문-보국문-대성문-영취사-정릉 청수장 (오후 소나기 한번 내린 약간은 더웠던 가을, 둘)

 

지난주 산행을 한주 쉬어 2주 만의 산행이다.

장공주 산행 한다니 걱정부터 한다. 

우이역에서 여인 넷이 라이브가 어쩌고 저쩌고... 혹시 토스? 이 언니들도 토스 하나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둘 주고 넷 받는 남는 장사를 했다. 행복해 하며 비교적 완만한 소귀천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오랫만에 이 코스를 오나보다. 사부들과의 추억이 있는 그런 코스다.

여기도 길이 좀 바뀐것 같다. 비교적 완만하고 사람도 많지 않은 길을 올라가 대동문에 가니 아직도 공사중.

자리 잡고 앉아 커피, 커다란 복숭아를 반개씩 먹고 보국문을 향해 출발. 

산성 주변 가을꽃이 보이고 단풍 흔적이 보이기 시작. 행복해 하면서 보국문까지 갔다. 여기서 산성입구로 하산하려고 하니 길이 희미하고 돌이 굴러다니는 길로 내려가고 싶지 않다. 일단은 대성문까지 가서 결정하기로 하고 가는데 산성 계단을 올라가고 싶지 않아 오른쪽 우회로로 길을 잡았다. 내심 산성으로 가는 길과 만나지 않을까 하며....

헌데 그 길을 못 찾고 결국은 대성문까지 아주 길게 우회한 결과. 길은 호젓하긴 했는데 길다.

대성문에서 숨 한번 고르고 평창동으로 하산해야 하나 했는데 정릉 하산길이 있었네. 잊고 있었다.

정릉길도 계단이 많긴 하지만 구기동에 비하면 양반이다.

영취사에서 차 한잔 마시고 하산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 부지런히 하산하는데 빗방울이 굵어진다.

우산도 없는데. 입구 정자에서 장비 넣고 잠바 입고 제일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많다.

일단 산채비빔밥과 감자전을 시켜 밥을 먹고 나니 비가 그쳤다. 그럼 전철역까지 걸어 가야지~

 

정릉천을 따라 걷는데 박경리가옥이라는 표시가 있어 찾아 보았는데 못 찾겠다.

다시 되돌아 나와 정릉천 끝까지 걸으니 정릉 표지판이 보인다. 내친김에 정릉까지 가 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먼 정릉 가는길. 명절이라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맨발로 걷지 말라는 표시가 되 있다.

오늘 생각보다 많이 걸어 정릉은 입구만 한바퀴 돌아보고 나오는데 여기만 따로 와도 좋을것 같다.

올라가다 본 예쁜 카페가 있어 들어가니 실내도 집을 개조해 만든 카페인데 나름 정취와 센스가 있다.

구름카프치노가 있어 주문했는데 달고나 맛이 나고 은근 맛이 좋다.

차 한찬 마시고 다시 정릉역으로 내려오는데 올라갈 때는 골목길로 올라가 길게 느껴졌는데 큰길 따라 내려오니 멀지 않다.

정릉에서 아웃. 다음 산행은 10월 8일 (일) 예정. 함께 놀아주어 감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