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3 산행기

한번으로 충분한 삼태봉을 가다 (10/11)

산무수리 2023. 10. 11. 21:07

<가을 햇볕에>

                 김남조

보고싶은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
참다 못해
가슴 찟고 나오는
비둘기 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볕에
눈물도 말려야지
가을 햇볕에
더욱 나는 사랑하고 있건만
말은 없이 기다림만 쌓여서
낙엽이 되네.

아아
저녁 해를 안고 누운
긴 강물이나 되고지고

보고 싶은

이 마음이 저물어
밤하늘 되네

 

코스개관: 명달리 숲속학교-삼태봉-명달리 계곡길 하산 (모처럼 맑고 화창한 날, 셋)

 

삼태봉은 언제부터 가자고 했는데 오늘 날도 좋고 해도 더 짧아 지기 전에 가자고 했다.

아신역에서 만나 명달리 계곡 입구로 가는데 꽤 멀다.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돌아 예전 차 세웠던 곳을 만났다.

길에 세우느니 숲속 학교 안에 자리가 있어 차를 주차하고 출발.

중미산 가는 임도는 있는데 삼태봉 안내판은 안 보인다.

한번 갔다 집이 나타나 되돌아 나오고 다시 팬션으로 들어가니 사유지라고 해 들어갔다 나오는데 거기로 올라가면 된다고 해 다시 올라가는데 주인장이 길이 험하다고....

 

험해도 뭐 갈 수 있겠지 싶어 올라가는데 여기가 등산로가 맞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든다. 헌데 되돌아 가는것도 만만하진 않을것 같아 할 수 없이 네발로 기다시피 올라가는데 도토리는 왜 그리 많은지 산나리 결국 도토리까지 주워가며 올라온다.

짬짬히 토스 라이브 방송까지 보며 올라가니 진짜 바쁘다.

트랭글 지도를 보니 삼태봉이 근접하긴 하는데 전혀 다른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것 같다.

결국 정상까지 못 가고 그나마 경사 완만한 곳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허기를 달래고 출발하는데 드디어 노란 표지기를 처음 만났다.

이제야 정상 등산로를 만났다고 좋아했는데 이 길도 만만하진 않다. 밧줄을 매어놓아 길인가보다 싶은 찾기 쉽지 않은 길이다.

아무튼 경사가 정상 가까워지니 다시 급해지더니 드디어 삼태봉이 나타났는데 조망은 사방이 트여 그야말로 끝내준다.

사실 삼태봉을 선택한 이유가 임도에서 직진하면 삼태봉이 가깝다는 당나귀 총무님 말만 믿고 왔는데 이렇게 길이 험할 줄이야. 그나마도 정상 등산로는 찾지도 못했다.

이정표를 보니 숲속학교까지 1키로 조금 넘는 아주 짧은 길을 우리는 엄청 헤매며 올라온것.

이 길로는 못 내려가~

다행히 다른 하산길이 있어 좋아했다.

정상에서 사진도 찍고 라이브 방송도 보고 간식도 먹고 출발.

 

원래 희망사항은 통방산까지 찍고 백 해 원점 회귀하려던 거였는데 초장에 힘을 너무 빼서 통방산은 일단 안 가는걸로.....

이젠 고생 끝 행복 시작이었으면 싶었으나 초장 내리막도 낙엽이 쌓여있어 미끄럽다. 밧줄을 왜 매어놓았는지 이해가 된다.

길은 험하다 싶으면 평평한 길이 나오고 좋다 싶으면 다시 급경사 내리막의 연속.

헌데 막판 간벌지를 내려가는데 정말이지 길이 그지같아 길도 희미하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정상 등산로를 또 놓친것 같다.

다시 직립보행을 못하고 엉금엉금 무사히 땅을 밟았다.

계곡이 보이고 계곡을 끼고 내려오니 사유지라고 문이 달려 있다.

여기서 내려가니 드디어 입구를 만났는데 능선길 등산로 초입도 모르겠고 임도로 걷다 올라가는 정상 등산로도 어디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차 회수하고 산나리네 동네 단골 중국집에서 탕수육, 잡채밥, 홍합짬봉으로 늦은 점심을 먹다 먹다 남겼다.

알뜰한 산나리가 탕수육을 2등분 해서 나까지 싸주더니 내가 좋아한다고 날밤에 찐밤 깐것에 한과까지 싸준다.

친정 언니같다.

2주는 내 사정상 쉬고 11월1일 유명산 억새 보러 가자 했다. 

왼쪽 궤적이 오늘의 산행, 오른쪽 궤적은 2021년 당나귀와 1일 3산 한 기록이다.

겹치는 구간은 임도와 삼태봉 정상만 겹치고 전혀 다른 능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