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프랑스 한달살기 9 (피카소 미술관~생트 샤펠, 3/16)

산무수리 2024. 4. 30. 22:28

<당신과 나> 

                    진상록 

백자(白磁) 꽃분 속에 자태 고운 붉은 영산홍 
아침이슬 마시며 따스한 입김으로 태어나 
당신 숨결 닮은 꽃으로 피어났네 
어느 아침 푸른 바람에 묻어 온 씨앗 하나 
뿌리 사이사이 잔가지를 비집고 
새로이 돋아나는 괭이밥풀 
투박한 내 심성을 닮은 풀꽃으로 피어났네 
영산홍 뿌리보다 더 깊은 잔뿌리를 내리며 
솜털 많은 등줄기를 타고 어깨 너머까지 
연초록 소망을 싣고 숨 고르며, 숨 고르며 오르는데 
어린 바람에도 휘어지며 땅바닥에 누워버리는 
그러나, 부러지지 않는 연한 줄기 하나로 
오늘도, 당신을 만나러 
내일도, 당신을 만나러 가는 서른의 행복 

해마다 당신 품에 나 안기어 살아가는 까닭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풀꽃 하나 
당신의 붉은 피와 살을 나누어주며 
아낌없이 보살피는 너그러움 때문입니다

 

 

- 피카소 미술관 오텔 살레

 

아침밥 먹고 오늘은 피카소 미술관을 오픈런 하러 일찍 출발.

미술관 근처는 조용한데 입구에 가니 벌써 몇명이 기다리고 있다. 오픈되서 입장.

이 건물은 베네치아 대사관으로 썼던 곳이라는데 피카소가 작품을 기증하며 미술관이 된 곳이라고 한다. 건물은 화려하진 않지만 중앙계단은 나름 화려하고 꼭대기 층은 다락방 느낌이다.

작품은 의외로 아주 많고 다양해 보다 지칠 정도. 한바탕 구경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

 

 

- 까르나 발레 박물관

 

 

이 건물은 1560년 완공된 건물로 르네상스 양식으로 마레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는데 작가로 유명한 세비네 후작부인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예술, 유적 모형, 위인 등의 파리를 이룬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데 입구의 '간판의 방'은 아주 예쁜데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도 전시품이 너무 많아 보다 지쳐 쓰러질 지경이다. 

 

- 보주 광장

 

 

까르나발레에서 빅토르 위고 생가 가는길 질러가던 광장이 보주광장이다.

앙리4세 아들인 루이13세와 오스트리아 안 공주 약혼식에 맞춰 완공해 '왕가의 광장'으로도 불렀다는데 왕의 거주지도 있어 최고급 자재인 흰돌, 벽돌, 푸른 기와 등을 사용한 곳이라고. 광장 사방에는 똑같은 건물이 안뜰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중 남쪽, 북쪽 지붕이 높은데 그곳에 왕의 방이 있었다고 한다. 

보주라는 이름은 대혁명 후 처음으로 납세한 지역인 보주를 기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 광장을 둘러싸고 레스토랑, 갤러리, 카페, 상점등이 보였다.

 

-빅토르 위고의 집

 

세익스피어에 견줄만한 프랑스 문학의 거장인 위고가 살던 집으로 위고의 업적을 기리고자 사람들의 자발적으로 사진, 그림, 글, 가구 등을 모아 복원했다는데  그의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전시되어 있고 여기서 내려다보는 보주광장의 전망 자체도 좋았던 곳.

헌데 누군가 위고 작품이 뭐가 있지? 라고 물어본다.  '레 미제라블? 또 노트르담의 꼽추가 대표적 장편소설이다.

여기에도 카페가 자리잡고 있어 잠시 여유가 있어 카페에서 빵과 커피 한잔 하는 호사를 누리고 다음 장소를 향해 출발.

 

 

사실 오늘 이렇게 오전에 이곳 저곳 다닌 이유는 오후 생트 샤펠을 예약했기 때문이다.

생트 샤펠 성당 가는길의 푸드 마켓이 토욜이라 열리고 있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조금 서둘러 여기서 점심을 먹을걸 싶었다. 예약시간이 촉박해 통과.

 

- 생트 샤펠 성당

 

 

루이 11세때 지은 이 성당은 고등법원 부속 예배당이라는데 고딕양식의 절정을 보여주는 곳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가시 면류관을 소장하려고 이 건물을 축조했다고. 이곳은 왕을 위한 사람들과 근위병이 출입했던 아래층과 왕족만이 출입한 2층 예배당으로 나누어졌다고. 이 성당은 특히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유명한데 성경의 1113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계절마다 바흐과 비발디 콘서트도 열렸다는데 이런 곳에서 콘서트를 본다면 감동이 더 클것 같다.

여기도 예약 꼭 하고 와야 하는 곳 중 하나로 예약한 덕분에 바로 입장할 수 있었는데 성당 자체는 크지 않아서인지 사람들이 바글거리는게 조금은 아쉬웠다. 아무튼 아쉬움을 사진 찍는것으로 대신하고 콩시에르 주리로 이동.

 

- 콩시에르 주리

 

 

이곳은 파리 왕권의 상징이던 곳으로 왕이 떠나고 고등법원으로 용도가 바뀌면서 건물 관리하는 책임자 거처였기에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고.

이후 이곳은 감옥의 형태를 갖추면서 프랑스 최초 감옥이 되었다고 한다. 수감된 사람중 제일 유명한 사람이 마지막 왕비 마리 앙트아네트가 4년 동안 수감되던 곳이라고 한다. 

막상 들어가보니 이곳은 탭을 무상으로 빌려주는데 건물 내부가 아무것도 없이 텅텅 비어있어 탭으로 가상현실을 체험하도록 해 놓았는데 특별하진 않고 들고 다니느라 거치장스러웠다.

이곳은 내부를 보고 정원도 둘러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는데 수산나는 허리 아파 진작 나가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하늘 패션이 앙투아네트를 기리는 죄수복 줄무늬라던가? 이젠 점심 먹으러 가자~

 

 

오늘도 만만한 맥도날드에 갔는데 메뉴가 2개씩 나와 2인 1개를 시켰는데 시키고 보니 어린이 메뉴라 양이 적어 뭔가 부족하게 먹었다. 다음엔 꼭 어른 메뉴를 시키자 다짐하며.

 

- BHS marais 백화점

 

 

파리 시청사 바로 옆의 파리에서 제일 오래됐다는 백화점을 들어가 구경했는데 라파예트 백화점을 보고 나서인지 한국의 현대나 롯데 백화점을 다니다 뉴코아 백화점을 보는듯 상품의 퀄리티가 다소 떨어지는것 같았다. 한바퀴 돌아보고 나왔다.

 

 

- 레 알과 초대형 카노페

 

 

일단 오늘 숙제는 다 했다. 퐁피두 미술관을 지나 주말의 복작이는 파리 시내를 배회하다 우연히 만난 이곳.

파리 교통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지하철과 8개 환승역이고 파리 최초 대형 쇼필몰이던 프럼 데 알을 해체한 자리에 2016년 신축한 곳이라고 한다. 여기의 특징은 거대한 유리천장 (유리인줄 몰랐다)으로 빼곡히 우거진 산림을 상공에서 바라본 모습과 닮아 카노페라는 이름으 붙었다는데 이 카노페로 지하 광장도 빛을 누릴 수 있다고.

 

- 생퇴스탸슈 성당

 

 

 

이 성당은 레 알 북쪽에 있었는데 르네상스에 세워진 고딕 양식이라는데 노트르담에 가려진 불운의 성당이지만 8000여개 통관을 가진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성당 오르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 연주회를 위해 리허설을 하고 있어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책에는 실내 부속당에서 현대미술과 케이크 하링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했는데 보수중인지 눈에 띄지 않았다.

 

 

성당 안에서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가 들리고 성당 밖 광장에서는 시끄러운 연주가 들려온다. 그리고 성당 바로 앞 책에서 보던 사람 얼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건물에서도 뭔가 전시회가 열려 미친척 하고 뮤지엄 패스를 들이대니 따로 표를 사야 한다고 해서 통과한 곳.

 

 

이 광장 지하에 아주 커다란 쇼핑센터가 있어 이집 저집 구경을 하고 따뜻한 옷을 구입하려 했으나 대부분 배꼽도 가리지 못하는 길이인지라 포기하고 오라방만 빨간 니트를 구입. 처음엔 쑥스럽다더니 사진빨 잘 받는 멋진 니트다.

 

 

집에 돌아오니 여성 4명이 떨어뜨린 머리카락이 많으니 오라방이 길만 쓴다고 청소기로 청소.

오늘 저녁엔 삼겹살과 상추쌈이 나와 아주 좋았다. 점심도 부실했던지라 배터지게 많이 먹었다. 

이렇게 먹다 살찔라 걱정 해 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