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우에서'- 이용악(1914~71)
바람이 거센 밤이면
몇 번이고 꺼지는 네모난 장명등을
궤짝 밟고 서서 몇 번이고 새로 밝힐 때
누나는
별 많은 밤이 무섭다고 했다
국숫집 찾어가는 다리 우에서
문득 그리워지는
누나도 나도 어려선 국숫집 아히
단오도 설도 아닌 풀버레 우는 가을철
단 하루
아버지의 제삿날만 일을 쉬고
어른처럼 곡을 했다
다리가 서는 일은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뜻이었다. 그 다리를 타고 새로운 시간이 오고 새로운 문물이 왔다. 또한 다리가 파괴되면 전쟁이요 암흑이다. 그래서 새로 놓인 다리를 건너노라면 누구나 회고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남매가 갑자기 고아가 되어 국숫집을 하던 옛날을 다리 위에서 회고한다. 어른 없는 집에서 꺼진 장명등 불을 다시 켜는 일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그래도 하루는 다 놓고 제사를 지냈으니 제 설움을 곡하기 위해서였으리. 지금도 어디선가 저러하리라! <장석남.시인>
8.9(수)
목가적인 창 밖 풍경들
새벽잠이 없어 뜬눈으로 세우셨나보다...
자고 일어나니 대장님이 엎드려 계신다. 낮잠 안 주무시는 분이 웬일일까?
어제 부실한 안주에 독주를 많이 드셔서 속이 부대끼시나 보다. 위경련이 일어난것 같다.
진작 말씀 하시지...
수지침을 놔 드리니 훨씬 나아졌단다.
황선생은 자리 차액을 계산하는데 어찌나 오래 걸리는지 거의 1시간 늦게 잠을 잤단다. 추가 비용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 45원을 냈단다.
아침이다.
대장님은 이젠 시장하시단다. 오, 류 선생은 일어날 생각도 하질 않는다. 우리 네사람만 모여서 계란과 과일로 아침을 대신했다. 얼굴에 붙여 보려고 산 오이를 고추장 찍어 먹어보니 생긴거에 비해 의외로 맛이 좋았다. 그래 몽땅 입으로 들어가 버렸다. ㅎㅎㅎ
점심때쯤 되니 오선생이 먼저 일어나고 한참 만에 류선생이 일어나 아점을 먹는다. 비빕밥 하나 물에 넣어 비벼 먹는데 입맛이 안 땅겨 난 남은 계란과 과자로 점심을 때웠다.
돌을 바둑판처럼 쌓은 모습이 이색적이다.
이 열차는 성도에서 타고온 열차보다 훨씬 좋다. 고도가 4700M 까지 올라가므로 차 안에 기압 조절장치를 해 놓았단다. 그리고 창문도 열 수 없게 해 놓았다. 당연히 담배도 못 피우게 되어 있어 비교적 쾌적한 환경이다.
중간에 높은 곳을 통과할때는 기차가 역도 아닌데 한참 정차해 있다 가곤 했다.
북경에서 출발해 서안, 거얼무를 거쳐 라사로 가는 열차인데 북경에서는 2일동안 타고 와야 한다던가?
이런곳에서 살면 욕심도, 미움도 다 부질 없을것 같다.
이런데 와서 살아도 괜찮을것 같다는 대장님. 그럼 술, 담배를 못 피우실텐데 괜찮으시냐고 하니 끊어야 겠지 하면서 빙그레 웃으신다.
차 안에 에어컨도 나오고 창문도 커서 2층인 내 자리에서도 누워서 창밖이 보이니 정말 좋았다.
늦게 일어나 아점 먹는 두 청춘들
우리 바로 앞 자리를 차지 한 죄로 거의 우리한테 자리를 뺏긴 모자팀. 서안에서 탔다고 한다.
이 아들은 영어를 할 줄 아는데 문제는 서로서로 상대방의 말을 못 알아 듣는게 문제다. 그래서 말을 하려다 포기하고 그냥 분위기로 웃고 말았다.
복도에 나란히 나란히
25시간 탄 기차에 비하면 기차도 좋고 쾌적한데도 지루하긴 마찬가지다. 누웠다 앉았다 창 밖을 내다 봤다 책 보다 졸다 또 먹다가...
복도 자리가 인기가 있어 차지하기 쉽지 않다.
기가막힌 호수가 창밖으로 보였다.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란 책 제목이 생각났다.
이때즈음은 류선생도 정신 차리고 다시 촬영모드로 돌아가 난 사진 찍어도 그만, 안 찍어도 그만이다.
세 남자들은 얼굴이 벗겨지면서 근지러우니 가만히 있다보면 어느새 자기 얼굴을 쥐어 뜯고 있다. 거기다 신선생은 여행 초장부터 물집이 생겼고 류선생은 윗입술, 대장님은 아랫입술에 물집이 생겼다.
피곤한데다 독주를 마셔서 그런것 같다.
오선생은 평생 물집이라는게 생긴 적이 없다고 하고 난 산이슬이 보내준 영양제를 열심히 먹은 덕인지 물집이 뭐예요 하면서 지낼 수 있었다.
망가진 꽃미남
차장이 지나가면서 황선생 얼굴만 보면 웃고 지나간다. 얼굴 하얀 사람이 벌겋게 익은데다 군데 군데 허물까지 벗져지니 우리가 봐도 웃음이 나니 왜 안 그러랴...
중간에 5분 정도 내릴 수 있었다.
다들 담배를 물고 기다리다 문 열자마자 뛰쳐 나가 담배를 피운다. 대장님과 오선생도 얼른 나가 담배 두대를 연거퍼 피워 물었다.
헌데 거얼무에서는 오래 쉬더니 여기선 조금 밖에 안 쉬어 빨리 들어가라고 난리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은 풍경들
차표 걷으러 오면서.. 사진 찍으려고 하니 피한다.
차장 두명이 교대로 일을 하나보다. 헌데 다들 예쁘다. 승객들하고도 오래 타고 와 친해져 내릴 때 보니 여기 저기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특히나 이 차장은 종점이 가까이 오니 자는 사람들을 두들겨 깨운다. ㅎㅎㅎ
12시간 정도 타고온 기차를 내리고...
이 기차도 거의 하루종일 타고 왔다.
내리고 보니 승강장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승객을 맞이하려고 들어온건가 싶어 우리도 가이드를 기다렸지만 보이지 않아 할 수 없이 무거운 카고백을 들고 나가야 했다.
들 수는 없고 해서 배낭 위에 얹어 달라고 해 얹고 걸어보니 짧은 거리여서인지 걸어진다. 신기하다.
헌데 역 안에는 화장실도 없고 승객이 다 나가니 문을 잠가 버린다.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은가 했더니 현지인들이 입장권을 사서 들어와 기차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기차는 독일에서 만든거라고 한다.
처량하게 가이드를 기다리며..
헌데 밖에 나와도 가이드가 없다. 뭔가 이상하다.
신선생 휴대폰이 다행이 자동로밍이 되 전화를 해 보니 가이드가 그새 바뀌어서 자긴 아니라고 한다.
바뀐 가이드와 통화를 해 보니 바뀐 기차시간을 정경원씨가 알려주지 않아 저녁 8시에나 도착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30분 내 온다고 해서 그냥 역에서 기다려야 했다. 기도 안찬다.
오늘 하루종일 제대로 한 식사도 없어 배가 고픈데 정말이지 혜초 여행사 맘에 안든다.
헌데 우리 말고도 나올 사람이 안 나와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당신 카고백 직접 들고 나오시더니 고소 포터 해도 되겠다고 웃기는 대장님
30여분 지나니 가이드가 드디어 나타났다. 헌데 차가 작다. 우리 짐을 보더니 깜짝 놀란다.
작은대로 짐을 차에 차곡차곡 쌓고 겨우겨우 다들 앉아서 시내로 들어간다.
강건너 라싸 시내가 보인다.
라싸강에 현재 다리를 건설중이라고 한다. 아직은 완공이 안 되어서 빤히 보이는데도 멀게 돌아가야 한단다.
가는 길에 산길에 길로 안 보이는 급경사 길이 보였다. 천장도로로 군인이 그 어마어마한 길을 건설했단다. 길이가 2300K 라든가? 이 공사를 하다 죽은 군인 숫자도 그만큼 이라던가?
라싸에서 거얼무까지 오는 200K 오는데도 죽을뻔 했는데 저 길을 가려면 도대체 며칠이 걸리나 상상이 안간다.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처음으로 국다운 국을 먹었다. 무를 넣고 끓인 국인데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밥도 많이 좋아졌다.
가이드는 국적이 어디인줄 아리송 하다. 조선족이라는데 라싸에 산지 8년 되었다는데 배가 많이 나오고 키도 작고 장족 비슷하게 보인다.
여기는 전문 여행사는 없고 가이드들이 개별적으로 뛴다고 한다.
모처럼 담백한 저녁을 먹었다.
맥주도 라싸 맥주인데 맛이 괜찮다. 이곳 물맛이 좋아서 그렇다고 한다.
라싸는 감자, 보리 정도만 나오고 대부분은 다 수입을 해야 해서 중국보다 물가가 비싸다고 한다. 더구나 열차까지 개통되어 하루에 6000명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포탈라궁 1일 관광인원이 2000명이라고 한다. 나머지 4000명은 포탈라 궁을 못 보고 가는 거란다.
포탈라궁이 유네스코 문화자원으로 지정되어 보존을 위해 관람객 제한을 하는거란다. 또 관람을 해도 1시간 이상 걸리면 나올때 벌금을 낸단다.
아무 어려움 없이(!) 걷는 날 보고 함께 따라온 가이드 관계자가 '사모님 대단하십니다. 건강하신가봐요...' 뭔 소린가 했더니 라싸도 고도가 거의 4,000에 가까워 대부분 사람들은 고소 때문에 숨 차 잘 걷지도 못하는데 우린 너무 씩씩해서 하는 말이었다.
심한 경우에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고소 때문에 도로 타고 나가는 사람도 있을 정도란다.
6,000에 다녀오면 4,000 정도면 숨쉬기 너무 좋사옵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의 로비. 티벳식이라고 한다.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던가?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는데 별장 같은 곳으로 들어간다.
티벳식 호텔이라는데 조명탓인지 분위기가 상당히 화려하다.
우리 무거운 짐을 낑낑대며 방에다 들어다 주는 직원들. 팁을 주니 뛸뜻이 기뻐 하면서 뛰쳐 나갔다.
여긴 그래도 팁이 통하는구나....
우리 묵을 방은 1층인데 방도 넓고 시설도 좋은 편이다.
내일 우리팀 포탈라 궁 입장시간이 오후1시. 그리고 조캉사원은 11시까지는 순례객들만 입장할 수 있어 오전에 특별이 할 일이 없단다. 쇼핑하고 점심 일찍 먹고 궁 관람을 하면 된단다.
오전에 천천히 해도 된다고 하고 가이드는 갔다.
오선생이 먹고 싶다고 해서 산 멜론을 기차에서 못 먹어서 멜론을 까서 맛있게 후식으로 나누어 먹었다.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호텔이 한적한 곳에 있는것 같아 그냥 포기하고 잠을 잤다.
바람이 거센 밤이면
몇 번이고 꺼지는 네모난 장명등을
궤짝 밟고 서서 몇 번이고 새로 밝힐 때
누나는
별 많은 밤이 무섭다고 했다
국숫집 찾어가는 다리 우에서
문득 그리워지는
누나도 나도 어려선 국숫집 아히
단오도 설도 아닌 풀버레 우는 가을철
단 하루
아버지의 제삿날만 일을 쉬고
어른처럼 곡을 했다
다리가 서는 일은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뜻이었다. 그 다리를 타고 새로운 시간이 오고 새로운 문물이 왔다. 또한 다리가 파괴되면 전쟁이요 암흑이다. 그래서 새로 놓인 다리를 건너노라면 누구나 회고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남매가 갑자기 고아가 되어 국숫집을 하던 옛날을 다리 위에서 회고한다. 어른 없는 집에서 꺼진 장명등 불을 다시 켜는 일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그래도 하루는 다 놓고 제사를 지냈으니 제 설움을 곡하기 위해서였으리. 지금도 어디선가 저러하리라! <장석남.시인>
8.9(수)
목가적인 창 밖 풍경들
새벽잠이 없어 뜬눈으로 세우셨나보다...
자고 일어나니 대장님이 엎드려 계신다. 낮잠 안 주무시는 분이 웬일일까?
어제 부실한 안주에 독주를 많이 드셔서 속이 부대끼시나 보다. 위경련이 일어난것 같다.
진작 말씀 하시지...
수지침을 놔 드리니 훨씬 나아졌단다.
황선생은 자리 차액을 계산하는데 어찌나 오래 걸리는지 거의 1시간 늦게 잠을 잤단다. 추가 비용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 45원을 냈단다.
아침이다.
대장님은 이젠 시장하시단다. 오, 류 선생은 일어날 생각도 하질 않는다. 우리 네사람만 모여서 계란과 과일로 아침을 대신했다. 얼굴에 붙여 보려고 산 오이를 고추장 찍어 먹어보니 생긴거에 비해 의외로 맛이 좋았다. 그래 몽땅 입으로 들어가 버렸다. ㅎㅎㅎ
점심때쯤 되니 오선생이 먼저 일어나고 한참 만에 류선생이 일어나 아점을 먹는다. 비빕밥 하나 물에 넣어 비벼 먹는데 입맛이 안 땅겨 난 남은 계란과 과자로 점심을 때웠다.
돌을 바둑판처럼 쌓은 모습이 이색적이다.
이 열차는 성도에서 타고온 열차보다 훨씬 좋다. 고도가 4700M 까지 올라가므로 차 안에 기압 조절장치를 해 놓았단다. 그리고 창문도 열 수 없게 해 놓았다. 당연히 담배도 못 피우게 되어 있어 비교적 쾌적한 환경이다.
중간에 높은 곳을 통과할때는 기차가 역도 아닌데 한참 정차해 있다 가곤 했다.
북경에서 출발해 서안, 거얼무를 거쳐 라사로 가는 열차인데 북경에서는 2일동안 타고 와야 한다던가?
이런곳에서 살면 욕심도, 미움도 다 부질 없을것 같다.
이런데 와서 살아도 괜찮을것 같다는 대장님. 그럼 술, 담배를 못 피우실텐데 괜찮으시냐고 하니 끊어야 겠지 하면서 빙그레 웃으신다.
차 안에 에어컨도 나오고 창문도 커서 2층인 내 자리에서도 누워서 창밖이 보이니 정말 좋았다.
늦게 일어나 아점 먹는 두 청춘들
우리 바로 앞 자리를 차지 한 죄로 거의 우리한테 자리를 뺏긴 모자팀. 서안에서 탔다고 한다.
이 아들은 영어를 할 줄 아는데 문제는 서로서로 상대방의 말을 못 알아 듣는게 문제다. 그래서 말을 하려다 포기하고 그냥 분위기로 웃고 말았다.
복도에 나란히 나란히
25시간 탄 기차에 비하면 기차도 좋고 쾌적한데도 지루하긴 마찬가지다. 누웠다 앉았다 창 밖을 내다 봤다 책 보다 졸다 또 먹다가...
복도 자리가 인기가 있어 차지하기 쉽지 않다.
기가막힌 호수가 창밖으로 보였다.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란 책 제목이 생각났다.
이때즈음은 류선생도 정신 차리고 다시 촬영모드로 돌아가 난 사진 찍어도 그만, 안 찍어도 그만이다.
세 남자들은 얼굴이 벗겨지면서 근지러우니 가만히 있다보면 어느새 자기 얼굴을 쥐어 뜯고 있다. 거기다 신선생은 여행 초장부터 물집이 생겼고 류선생은 윗입술, 대장님은 아랫입술에 물집이 생겼다.
피곤한데다 독주를 마셔서 그런것 같다.
오선생은 평생 물집이라는게 생긴 적이 없다고 하고 난 산이슬이 보내준 영양제를 열심히 먹은 덕인지 물집이 뭐예요 하면서 지낼 수 있었다.
망가진 꽃미남
차장이 지나가면서 황선생 얼굴만 보면 웃고 지나간다. 얼굴 하얀 사람이 벌겋게 익은데다 군데 군데 허물까지 벗져지니 우리가 봐도 웃음이 나니 왜 안 그러랴...
중간에 5분 정도 내릴 수 있었다.
다들 담배를 물고 기다리다 문 열자마자 뛰쳐 나가 담배를 피운다. 대장님과 오선생도 얼른 나가 담배 두대를 연거퍼 피워 물었다.
헌데 거얼무에서는 오래 쉬더니 여기선 조금 밖에 안 쉬어 빨리 들어가라고 난리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은 풍경들
차표 걷으러 오면서.. 사진 찍으려고 하니 피한다.
차장 두명이 교대로 일을 하나보다. 헌데 다들 예쁘다. 승객들하고도 오래 타고 와 친해져 내릴 때 보니 여기 저기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특히나 이 차장은 종점이 가까이 오니 자는 사람들을 두들겨 깨운다. ㅎㅎㅎ
12시간 정도 타고온 기차를 내리고...
이 기차도 거의 하루종일 타고 왔다.
내리고 보니 승강장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승객을 맞이하려고 들어온건가 싶어 우리도 가이드를 기다렸지만 보이지 않아 할 수 없이 무거운 카고백을 들고 나가야 했다.
들 수는 없고 해서 배낭 위에 얹어 달라고 해 얹고 걸어보니 짧은 거리여서인지 걸어진다. 신기하다.
헌데 역 안에는 화장실도 없고 승객이 다 나가니 문을 잠가 버린다.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은가 했더니 현지인들이 입장권을 사서 들어와 기차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기차는 독일에서 만든거라고 한다.
처량하게 가이드를 기다리며..
헌데 밖에 나와도 가이드가 없다. 뭔가 이상하다.
신선생 휴대폰이 다행이 자동로밍이 되 전화를 해 보니 가이드가 그새 바뀌어서 자긴 아니라고 한다.
바뀐 가이드와 통화를 해 보니 바뀐 기차시간을 정경원씨가 알려주지 않아 저녁 8시에나 도착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30분 내 온다고 해서 그냥 역에서 기다려야 했다. 기도 안찬다.
오늘 하루종일 제대로 한 식사도 없어 배가 고픈데 정말이지 혜초 여행사 맘에 안든다.
헌데 우리 말고도 나올 사람이 안 나와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당신 카고백 직접 들고 나오시더니 고소 포터 해도 되겠다고 웃기는 대장님
30여분 지나니 가이드가 드디어 나타났다. 헌데 차가 작다. 우리 짐을 보더니 깜짝 놀란다.
작은대로 짐을 차에 차곡차곡 쌓고 겨우겨우 다들 앉아서 시내로 들어간다.
강건너 라싸 시내가 보인다.
라싸강에 현재 다리를 건설중이라고 한다. 아직은 완공이 안 되어서 빤히 보이는데도 멀게 돌아가야 한단다.
가는 길에 산길에 길로 안 보이는 급경사 길이 보였다. 천장도로로 군인이 그 어마어마한 길을 건설했단다. 길이가 2300K 라든가? 이 공사를 하다 죽은 군인 숫자도 그만큼 이라던가?
라싸에서 거얼무까지 오는 200K 오는데도 죽을뻔 했는데 저 길을 가려면 도대체 며칠이 걸리나 상상이 안간다.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처음으로 국다운 국을 먹었다. 무를 넣고 끓인 국인데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밥도 많이 좋아졌다.
가이드는 국적이 어디인줄 아리송 하다. 조선족이라는데 라싸에 산지 8년 되었다는데 배가 많이 나오고 키도 작고 장족 비슷하게 보인다.
여기는 전문 여행사는 없고 가이드들이 개별적으로 뛴다고 한다.
모처럼 담백한 저녁을 먹었다.
맥주도 라싸 맥주인데 맛이 괜찮다. 이곳 물맛이 좋아서 그렇다고 한다.
라싸는 감자, 보리 정도만 나오고 대부분은 다 수입을 해야 해서 중국보다 물가가 비싸다고 한다. 더구나 열차까지 개통되어 하루에 6000명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포탈라궁 1일 관광인원이 2000명이라고 한다. 나머지 4000명은 포탈라 궁을 못 보고 가는 거란다.
포탈라궁이 유네스코 문화자원으로 지정되어 보존을 위해 관람객 제한을 하는거란다. 또 관람을 해도 1시간 이상 걸리면 나올때 벌금을 낸단다.
아무 어려움 없이(!) 걷는 날 보고 함께 따라온 가이드 관계자가 '사모님 대단하십니다. 건강하신가봐요...' 뭔 소린가 했더니 라싸도 고도가 거의 4,000에 가까워 대부분 사람들은 고소 때문에 숨 차 잘 걷지도 못하는데 우린 너무 씩씩해서 하는 말이었다.
심한 경우에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고소 때문에 도로 타고 나가는 사람도 있을 정도란다.
6,000에 다녀오면 4,000 정도면 숨쉬기 너무 좋사옵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의 로비. 티벳식이라고 한다.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던가?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는데 별장 같은 곳으로 들어간다.
티벳식 호텔이라는데 조명탓인지 분위기가 상당히 화려하다.
우리 무거운 짐을 낑낑대며 방에다 들어다 주는 직원들. 팁을 주니 뛸뜻이 기뻐 하면서 뛰쳐 나갔다.
여긴 그래도 팁이 통하는구나....
우리 묵을 방은 1층인데 방도 넓고 시설도 좋은 편이다.
내일 우리팀 포탈라 궁 입장시간이 오후1시. 그리고 조캉사원은 11시까지는 순례객들만 입장할 수 있어 오전에 특별이 할 일이 없단다. 쇼핑하고 점심 일찍 먹고 궁 관람을 하면 된단다.
오전에 천천히 해도 된다고 하고 가이드는 갔다.
오선생이 먹고 싶다고 해서 산 멜론을 기차에서 못 먹어서 멜론을 까서 맛있게 후식으로 나누어 먹었다.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호텔이 한적한 곳에 있는것 같아 그냥 포기하고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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