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에 걸린 양(羊)'- 주창윤(1963~ )
슈퍼마켓 냉장 식품 코너에 냉동닭들이 수북하다.
비닐 봉지로 쌓여 있는 육체가
살아 있는 영혼보다 더 오래 버티는 듯했다.
옷장 안에서 가끔씩 종소리가 들렸고
마음의 계단은 미끄러웠다
아주 오래전 그 영혼의 이름은 무엇이었더라?
어느 날 지갑이 문틈으로 기어 나가더니 수돗가에 가서 물을 마신다. 잔디밭에 놓아둔 가방이 갑자기 책을 버리고 먼 곳까지 가서 풀을 뜯어먹고 있다. 음식점에 벗어 놓은 구두가 다른 구두와 으르렁거리면서 싸우고 있다. 허리 벨트가 과도비만의 허리를 더욱 조이기 시작한다. 장기 주차 중인 자동차 바퀴에서 고무나무가 자라 나온다. 그런 어느 무더운 날 냉동고에서 날개 푸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리라. 아주 오래전 자신의 영혼을 찾아가는 소리들. 인간은 그나마 종소리를 만들었기에 다행이다! <장석남.시인>
8.7(월)
11시 모닝콜이지만 그 전에 잠이 깼다. 배도 출출하다.
의외로 하산을 하고 나니 피곤한데도 오히려 잠이 오질 않는다.
고소의 후유증인지 손에 물이 닿으면 손이 저리다. 찬물만 그런줄 알았는데 더운물도 그렇다.
우린 입어야 할 옷가지, 빌린 신발 등을 빨아 널었다. 신선생은 카고백도 빌린 거라며 그것까지 빨았다. 집에 가자마자 당장 저녁부터 스케줄이 있어 바쁘다고 집에 가 할 일을 줄여야 한단다.
아침을 굶고 12시 경 호텔을 나선다. 차가 지프 한대라 택시 한대를 불러 두대에 나누어 타고 일단 시내로 나갔다.
중국 냄새 안나는 걸로 먹고 싶다고 해 패스트 푸드를 먹으러 갔는데 오리지날은 아니고 중국풍 패스트 푸드점에 가서 햄버거, 치킨, 콜라 등을 먹는다. 오랫만에 콜라를 먹으니 좋다는 우리 팀들. 헌데 패스트 푸드점에서 콜라 리필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것 같다. 중국, 일본 등은 리필이 안된다.
대장님은 그나마 밥인 카레라이스를 시켰는데 영 아니다. 국내에 계시다면 이런거 절대로 안 드신단다. 연락관과 기사는 안 먹는다며 다른데 가서 식사를 하고 왔나보다.
일단 끼니를 해결하고 시내 관광을 하기로 한다. 헌데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대장님은 달라를 1,000달라나 바꾸어 오셨단다. 그래서 일부를 위안화로 바꾸셨는데 돈 좀 쓰게 해 달라고 해도 쓸데도 없고 뭐 내려고 해도 내지도 못하게 한다.
옥가게에 잠시 들러 옥 구경을 하는데 다들 관심분야가 아니다. 지나가다 초등학교가 하나 보인다. 그래도 직업상 학교 견학을 해야 하지 않냐는 오선생 덕분에 들어가 보니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탁구대가 인상적이다.
콘크리트로 만든 탁구대
우리의 청해성 가이드 격인 연락관은 35세 총각으로 사격선수 출신이라고 한다. 나라에서 발령 내는 대로 청해성 등산협회 소속으로 일하고 있는 거란다. 헌데 술도, 담배도 엄첨 피고 마시는것 같다.
이 말을 들은 황선생 왈, 전 학교에서 사격팀 감독을 3년 했노라고....
학교 교정에서
오늘 날씨 춥지 않은데 평균기온만 믿고 잠바까지 입고 나온 대장님은 무척이나 덥겠다. 그냥 긴팔, 긴바지 정도면 되는데... 햇살도 꽤 따갑다.
광장에 암모나이트 모형의 탑이 보인다. 그리고 그 바로 옆이 쇼핑센터.
우리나라 마트와 전자랜드와 쇼핑센터를 합친 곳이다. 이것 저것 구경을 해도 별로 살만한게 없다. 물, 음료수를 사려고 하니 냉장 된건 더 비싸다. 대부분 중국 사람들은 맥주도 밍밍한걸 그냥 마신다.
거얼무 시장 구경하기
거얼무 거리는 조경도 잘 되어 있고 나무도 잘 심어져 있다. 헌데 우리가 보는 청결한 이미지와는 다른지 소지품 조심하라고 몇번이나 주의를 준다. 헌데 오늘 이 동네에 뭔 일이 있는지 살수차가 길에 물도 뿌리고 거리거리에 경찰이 쫙 깔려있다. 높은 양반이 행차하셨나보다.
입산 전 마사지를 받으니 너무 좋았다고 하산 후 발 마사지를 받기로 했기에 발 마사지 집에 안내를 해 달라고 하니 요상한 집으로 간다.
1층은 미용실이고 2층은 마사지실이라는데 묘령의 아가씨들이 흰 유니폼을 멋지게 입고 있다.
방도 둘, 셋씩 나누에 들어가나보다. 이상한 집이 아닐까?
아무튼 달리 할 일도 없어 녀자 둘이 한방에 들어갔는데 화장한 얼굴부터 마사지를 해 댄다.
이상하네, 이상해.
성도 마사지와는 다르게 하더니 긴 머리칼로 손을 쓸기까지 하네?
그러더니 비닐봉지를 가지고 와 발에 신는다. 그러더니 발로 마사지를 한다.
엥? 발 마사지가 아니라 발로 하는 마사지?
천장에 대나무가 지나가 뭔가 했더니 발 마사지 할때 잡고 몸을 유지하는 거란다.
두 녀자가 수다를 떠는게 듣기 싫어 우리도 떠들었더니 좀 잠잠해 졌다.
막판에 등 뒤에서 비행기 태우는 자세로 몸을 공중에 띄우며 몸을 확 재끼는데 아파서 저절로 신음이 나온다. 너무 놀래서 떨어질뻔 하였다.
대장님들어 올리는 사람은 고생꽤나 하겠다 하고 한참 웃었다.
헌데 팁을 줘도 안 받는다.
나중에 듣고 보니 삼총사네 방에서는 한 여자가 웃다 떨어지기까지 했단다. ㅎㅎㅎ
아무튼 본전 생각나는 마사지였다. 이 정도면 우리도 할 수있다고 우리도 비닐봉지 신고 함 해 보자고 해서 또 웃겼다.
우리가 타고온 지프가 교통위반으로 면허증을 뺏겨 연락관과 기사는 차 찾으러 가야 한단다.
그참에 우린 걸어서 숙소까지 가기로 했다. 별로 먼것 같지도 않기에...
역시나 길을 모르는 가이드는 계속 길을 물어 가면서 간다. 지도 한장만 있다면 OL 전문가인 선생님이 두분이나 있으니 찾아가는건 일도 아닌데 지도를 구할 수 없으니 할 수 없다.
보행자 도로를 나름대로 운치있게 해 놓았다. 물이 좀 뿌옇긴 하지만...
아무튼 이곳은 물이 풍부한것 같다.
무사히 우리 숙소까지 걸어가 보니 역이 바로 코 앞이다. 그냥 차 타고 들고 날때는 몰랐다.
거얼무 역사
오늘 저녁을 뭘 먹느냐가 고민이다.
남은 주, 부식, 김치 등을 먹어 치워야 하는거 아니냐고. 우리가 직접 해 먹자고...
찜찜해 하는 황선생. 헌데 우리 음식이 먹고 싶은 우리들.
결국 창문 열고 스팸 넣은 김치찌개와 동결 비빔밥을 먹는데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그 맛이다.
한끼를 제대로 맛있게 먹었다.
황선생이 맛있게 저녁을 끓여 주었으니 설겆이는 여자들이 하기로 했다.
얼른 치우고 냄새 없애고 우아하게 커피를 마셨다.
차 마시기
하루 남은 내일은 뭘 하고 노느냐가 또 문제다.
가이드가 알아온 정보로 오전에는 몽골 마을에 가서 말을 타고, 오후에는 염호를 구경하는게 어떠냐고 한다. 차가 한대 부족해 택시를 한대 대절하면 되겠단다.
말달리자며 말타령을 하더니 결국 말을 타게 되나보다. 더구나 이름이 기수인 오기수 선생님은 말 잘 타겠네?
저녁 나가서 술을 마시자는 대장님.
헌데 숙소 근처에 마땅히 먹을 만한데가 안 보인다. 이리 저리 둘러봐도 시간이 늦어서인지 대부분 문을 닫았고 멀리 가자니 올 일도 걱정이고 말도 안 통하고...
할수 없이 숙소 바로 옆 슈퍼에서 맥주를 한박스 사서 가게 앞 의자에 앉아서 우리가 가져온 간식을 안주로 해서 맥주를 마시기로 한다.
맥주는 먹어도 취하지도 않고 배만 부르다고 대장님은 별로이지만 대안이 없다.
맥주 마시기
헌데 우리가 겨우겨우 마시고 있는데 연락관과 기사가 그제서야 들어온다.
맥주를 자기네 마실 한 박스를 사고 우리한데도 6병을 주고 간다.
겨우 먹어 치우는데 정말이지 미치겠네?
날도 추워지고 해서 남은걸 싸 들고와 황위원장 방에 가 마신다는데 난 너무 피곤해서 사양하고 대장님도 배부르다 싫다 해 나머지 4명만 마저 마시기로 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황선생은 졸려 나가 떨어지고 세사람이 산행에서 서운했던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길어졌나보다.
힘든데 C1에서 짐도 안 받아준다는 이야기, 밥 먹기 싫어도 티 좀 내지 말라는 이야기, 짐 못지면 오지 말라는 등등....
그럼 너네들이 텐트 칠거냐 어쩌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갔나보다.
친한 사람들이기에 그만큼 서운한 감정도 많이 들었나보다. 아무튼 결국은 서로 오해와 서운한 점을 풀고나니 2시가 넘었단다.
오선생은 남은 맥주를 들고 방에 가려니 열쇠가 없어 결국 대장님을 깨우고 또 한참 이야기를 해서 잠을 설쳤나보다.
8.8(화)
호텔 조식을 먹었다. 먹을게 없다. 계란으로 아침을 때우고 말 달리러 가자~~
말 타는 곳에 가보니 몽골족 마을인가보다. 어디 이런 넓은 초원이 있나 싶었는데 막상 초원은 영화에서 보던 쾌적한 공간은 아니었다.
멀리서는 푸르른데 막상 가까이 보니 탈모 증세 있는 머리칼 같이 듬성듬성하다. 더구나 길이 울퉁불퉁하다. 우리가 상상한 초원이란 실상 영화에서 본거고 가지런한 잔디의 모습은 골프장과 착각해서 일어난 현상인것 같다.
말을 타러 온 우리들을 보더니 몇명이 말을 한, 두마리씩 들고 쫓아오는데 좀 겁이 난다.
한집에 한, 두 마리의 말이 있으니 그중에서 알아서 선택을 해야 하나보다.
아무튼 시간당 얼마에 안내자가 따라가면 비용을 추가한다. 아무튼 말을 한 마리씩 골라서 탔다.
안장을 잡지 말고 고삐를 잡으라는데 겁이 난다.
더구나 좀 빨리 가면 겁이 난다. 정지를 시키려면 고삐를 잡으라는데 잡아도 말이 머리를 뒤 흔들면서 거부를 한다.
더구나 발을 끼는 곳에 발목이 딱 닿아서 아파 온다. 엉덩이 아픈것도 아무것도 아니다. 길이가 안 맞는지 말 달리는 동안 빠지기 까지 한다.
말 고르자
말을 타고 나가는데 계속 나가도 끝이 없다. 그야말로 지평선이 보인다. 멀리 나왔으니 걸어갈 수도 없고 천상 들어갈 때도 말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딴 사람들은 말을 타면서 요령을 좀 터득해 잘 타는데 난 무섭기만 하다. 그냥 떨어질까봐 전전 긍긍 할 수 밖에 없다.
막판에 팬 서비스로 주인이 말을 몰아대니 내달리는데 정말이지 미치는 줄 알았다. 다들 재미있단다.
나만 무서웠나보다.
내리고 보니 발목이 퉁퉁 붓고 멍이 들었다. 조금만 더 탔다면 피가 날뻔 했다. 그래서 말 탈때는 말장화를 신나보다.
무사하 말에서 내리다
몽골식 주택에서
접대용 몽골식 주택에 잠시 들어가 앉았다. 생각보다 시원하고 아늑하다.
이젠 점심을 먹으러 도로 시내로 들어간다. 점심은 한국음식을 하는 곳으로 가이드가 미리 답사까지 다녀왔단다.
식당에 가보니 메뉴는 한국 음식인데 한국어로 씌여 있지가 않다. 가이드가 통역하고 음식 사진 봐 가면서 골고루 시켜 보았다.
아마도 한국에 나가 식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중국사람이 하는 한국 음식점인것 같다.
분식집으로 분류가 되어서인지 술도 안 팔고 가격도 저렴하다.
된장찌개는 된장맛이 나서 그나마 먹을만 했고 순두부에는 돼지고기를 넣어 하얗게 끓여 맛이 좀 그랬다.
김밥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다른 사람들 시키는걸 보니 떡볶기, 오무라이스 등을 시켜먹는데 양이 많다.
다시 차를 타고 염호를 향해서 간다. 우리가 탄 택시 기사가 현지인이라 길을 잘 알아 앞장 서서 간다.
어제 잠 못잔 사람들은 차에서 잠 자느라 바쁘다. 햇살 무쟈게 따갑다.
바다 같은 염호
염호, 정말이지 그 크기에서 우리를 질리게 만든다.
사해처럼 소금 결정이 있는데 사해는 물이 들어와 빠져 나갈데가 없어 생긴거에 비해 염호는 물에다 암염을 넣으면 소금 결정이 녹아서 생기는 인공호수라는 지구과학 전공자이신 대장님의 설명이다.
소금 결정이 사해랑 똑같단다.
염호의 소금 결정체
정말이지 염평선이 보인다.
암염을 줒어들고 행복해 하시는 대장님.
수업에 쓰려고 해도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암염을 구해 흐뭇 하시단다. 옆 학교에도 좀 팔아야 겠단다. ㅎㅎㅎ
여기서 나는 소금은 식용은 아니고 공업용이라고 한다. 엄청 넓은 벌판이 다 소금반, 흙반이다.
공장을 견학하려고 갔는데 오늘 고위 당 간부께서 이곳에 납신단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되돌아 나왔다.
우린 염호만 봐도 좋았다. 정말이지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오늘 저녁은 청해성 등산협회에서 낸다고 한다.
숙소 들어가기 전에 내일 기차에서 먹을 과일, 계란 등을 샀다.
기차는 우리끼리 타고 가 라싸에 내려 가이드를 만나야 한다는데 말 안 통하고 음식도 입에 안 맞아 과일과 계란으로 식사를 대신할 참이다.
등반협회에서 낸다는 식당에 가니 연락관과 가이드, 그리고 연락관 친구인 장족 한명이 나온게 전부다.
애개개...
맥주 한 박스가 옆에 놓여져 있다. 대장님으 독주를 마시고 싶다고 하니 독주를 다시 한병 내 왔다.
우리가 고기를 잘 못 먹는걸 봐서인지 음식이 대부분 야채와 생선이다.
헌데 일부는 먹을만 하고 일부는 먹기가 좀 그랬다. 그나마 빵을 기름에 튀긴게 먹을만 하다고 신선생은 빵만 먹고 다른건 거의 입에 대지도 않는다.
술 마신 사람들은 안주가 입에 안 맞는데 독주를 먹어서 나중에 후유증이 나타났다.
헌데 1차를 끝내고 나니 2차로 양고기를 먹는건 어떠냐고 하니 양고기도 먹어보자는 대장님.
어정쩡하게 다들 끌려서 양고기 집에 갔다.
연락관 단골인지 한 종업원이 버선발로(!) 쫓아 나오며 반가워 하며 자리를 치워준다. 헌데 이집이 젤로 장사가 잘 되는 집인지 의자도 많은데 사람도 바글바글 하다.
한, 두개만 맛보려는 생각과는 달리 양꼬치가 한 가득 나온다.
질린다.
그 다음에 양 다리가 나온다. 거기다 양 골까지 나왔다. 완전히 항복이다.
부자지간 같은 대장님과 가이드. 양다리 하나씩 들고 뜯기
맥주를 박스째 갖다 놓고 먹고 마시고 계속 담배를 피워 물고...
35세 노총각이라는 연락관.
이 말에 답사로 우리 오선생은 45세에 결혼을 했노라.. ㅎㅎ
두사람 다 한 고집 하고 한 술 하고 한 담배 한다. 헌데 연락관이 피우는 담배는 어찌나 독한지 한대가 우리 담배 한갑 정도로 독하다고 오선생은 절대로 중국담배 안 피운다.
허구헌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어느 언제 장가 가나 걱정될 지경이다.
터프남끼리 주고 받고...
문제는 지금부터. 기차가 내일 아침 기차인줄 알았는데 막상 표를 끊어보니 오후 기차라고 한다. 그럼 관광도 제대로 못하고 하루를 그냥 기차에서 보내고 숙박비는 숙박비대로 내야 하는 거지같은 경우가 된다.
차선책으로 새벽 4:30 기차를 타야 한단다. 헌데 겨우 끊었다는 기차 좌석이 호실도 각각이고 몽땅 3층이다. 한 칸에 모아 주기라도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각자 서바이벌 게임 식으로 알아서 살아 남아야 하는가?
이런 우릴 보더니 책임지고 내일 아침 깨워 주고 짐도 책임지고 기차에 실어주고 표도 한칸에 모을 수 있도록 차장한테 조치를 취하겠단다. 침대칸은 아래칸으로 바꿀 경우 추가부담은 일단 우리보고 부담을 하란다.
기분 좋게 먹은 양고기와 술맛이 딱 떨어진다.
3시 기상이라니 잠을 자야 하나 말아야 하나?
8.9(수)
2:50 모닝콜. 걱정되는 와중에 잠이 깊이 들었다 놀래서 깼다.
일어나 세수만 하고 짐을 싣고 코 앞 역으로 갔다. 헌데 중국 역은 밤에는 잠가 놓는다. 대부분 밖에 줄서서 있다.
거의 4시 쯤 되니 역 문을 열었다. 우리는 물론 중국 스탭들이 다 달라붙어 짐을 이고 지고 뛰어 들어가니 우리가 탈 칸이 제일 뒤라 또 짐을 지고 열나게 뛰었다.
헌데 이 칸 차장이 우릴 못타게 한다. 짐을 놓은 데가 없다나 뭐라나?
우린 말도 안 통하고 가이드와 연락관이 흥분을 하고, 우린 기차 떠날까봐 미치겠고...
헌데도 절대로 못타게 한다.
조금 있다 책임자가 왔다. 그러더니 일단 짐을 다 3호차로 들고 가란다. 그래서 도로 앞쪽으로 미치도록 뛰어 들어서 실었다.
나중에 보니 거얼무에서 한참 쉬었다 가는데 괜히 뛰어다녔다.
거얼무역
겨우 겨우 짐을 싣고....
나중에 알았는데 중간에 내리는 자리가 있어서 일단 우리팀은 3량에 원래 있던 3층 표 2장과 내린 자리 2층 세자리, 1층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나마 2층 2자리와 1층 한자리가 같은 칸이라 천만 다행이다.
짐을 자리 있는데 놓으려니 잘 안 들어간다. 그냥 복도 통로 한쪽에 놓고 가기로 했다.
꼭두 새벽이라 일단 들어가서 잤다.
슈퍼마켓 냉장 식품 코너에 냉동닭들이 수북하다.
비닐 봉지로 쌓여 있는 육체가
살아 있는 영혼보다 더 오래 버티는 듯했다.
옷장 안에서 가끔씩 종소리가 들렸고
마음의 계단은 미끄러웠다
아주 오래전 그 영혼의 이름은 무엇이었더라?
어느 날 지갑이 문틈으로 기어 나가더니 수돗가에 가서 물을 마신다. 잔디밭에 놓아둔 가방이 갑자기 책을 버리고 먼 곳까지 가서 풀을 뜯어먹고 있다. 음식점에 벗어 놓은 구두가 다른 구두와 으르렁거리면서 싸우고 있다. 허리 벨트가 과도비만의 허리를 더욱 조이기 시작한다. 장기 주차 중인 자동차 바퀴에서 고무나무가 자라 나온다. 그런 어느 무더운 날 냉동고에서 날개 푸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리라. 아주 오래전 자신의 영혼을 찾아가는 소리들. 인간은 그나마 종소리를 만들었기에 다행이다! <장석남.시인>
8.7(월)
11시 모닝콜이지만 그 전에 잠이 깼다. 배도 출출하다.
의외로 하산을 하고 나니 피곤한데도 오히려 잠이 오질 않는다.
고소의 후유증인지 손에 물이 닿으면 손이 저리다. 찬물만 그런줄 알았는데 더운물도 그렇다.
우린 입어야 할 옷가지, 빌린 신발 등을 빨아 널었다. 신선생은 카고백도 빌린 거라며 그것까지 빨았다. 집에 가자마자 당장 저녁부터 스케줄이 있어 바쁘다고 집에 가 할 일을 줄여야 한단다.
아침을 굶고 12시 경 호텔을 나선다. 차가 지프 한대라 택시 한대를 불러 두대에 나누어 타고 일단 시내로 나갔다.
중국 냄새 안나는 걸로 먹고 싶다고 해 패스트 푸드를 먹으러 갔는데 오리지날은 아니고 중국풍 패스트 푸드점에 가서 햄버거, 치킨, 콜라 등을 먹는다. 오랫만에 콜라를 먹으니 좋다는 우리 팀들. 헌데 패스트 푸드점에서 콜라 리필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것 같다. 중국, 일본 등은 리필이 안된다.
대장님은 그나마 밥인 카레라이스를 시켰는데 영 아니다. 국내에 계시다면 이런거 절대로 안 드신단다. 연락관과 기사는 안 먹는다며 다른데 가서 식사를 하고 왔나보다.
일단 끼니를 해결하고 시내 관광을 하기로 한다. 헌데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대장님은 달라를 1,000달라나 바꾸어 오셨단다. 그래서 일부를 위안화로 바꾸셨는데 돈 좀 쓰게 해 달라고 해도 쓸데도 없고 뭐 내려고 해도 내지도 못하게 한다.
옥가게에 잠시 들러 옥 구경을 하는데 다들 관심분야가 아니다. 지나가다 초등학교가 하나 보인다. 그래도 직업상 학교 견학을 해야 하지 않냐는 오선생 덕분에 들어가 보니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탁구대가 인상적이다.
콘크리트로 만든 탁구대
우리의 청해성 가이드 격인 연락관은 35세 총각으로 사격선수 출신이라고 한다. 나라에서 발령 내는 대로 청해성 등산협회 소속으로 일하고 있는 거란다. 헌데 술도, 담배도 엄첨 피고 마시는것 같다.
이 말을 들은 황선생 왈, 전 학교에서 사격팀 감독을 3년 했노라고....
학교 교정에서
오늘 날씨 춥지 않은데 평균기온만 믿고 잠바까지 입고 나온 대장님은 무척이나 덥겠다. 그냥 긴팔, 긴바지 정도면 되는데... 햇살도 꽤 따갑다.
광장에 암모나이트 모형의 탑이 보인다. 그리고 그 바로 옆이 쇼핑센터.
우리나라 마트와 전자랜드와 쇼핑센터를 합친 곳이다. 이것 저것 구경을 해도 별로 살만한게 없다. 물, 음료수를 사려고 하니 냉장 된건 더 비싸다. 대부분 중국 사람들은 맥주도 밍밍한걸 그냥 마신다.
거얼무 시장 구경하기
거얼무 거리는 조경도 잘 되어 있고 나무도 잘 심어져 있다. 헌데 우리가 보는 청결한 이미지와는 다른지 소지품 조심하라고 몇번이나 주의를 준다. 헌데 오늘 이 동네에 뭔 일이 있는지 살수차가 길에 물도 뿌리고 거리거리에 경찰이 쫙 깔려있다. 높은 양반이 행차하셨나보다.
입산 전 마사지를 받으니 너무 좋았다고 하산 후 발 마사지를 받기로 했기에 발 마사지 집에 안내를 해 달라고 하니 요상한 집으로 간다.
1층은 미용실이고 2층은 마사지실이라는데 묘령의 아가씨들이 흰 유니폼을 멋지게 입고 있다.
방도 둘, 셋씩 나누에 들어가나보다. 이상한 집이 아닐까?
아무튼 달리 할 일도 없어 녀자 둘이 한방에 들어갔는데 화장한 얼굴부터 마사지를 해 댄다.
이상하네, 이상해.
성도 마사지와는 다르게 하더니 긴 머리칼로 손을 쓸기까지 하네?
그러더니 비닐봉지를 가지고 와 발에 신는다. 그러더니 발로 마사지를 한다.
엥? 발 마사지가 아니라 발로 하는 마사지?
천장에 대나무가 지나가 뭔가 했더니 발 마사지 할때 잡고 몸을 유지하는 거란다.
두 녀자가 수다를 떠는게 듣기 싫어 우리도 떠들었더니 좀 잠잠해 졌다.
막판에 등 뒤에서 비행기 태우는 자세로 몸을 공중에 띄우며 몸을 확 재끼는데 아파서 저절로 신음이 나온다. 너무 놀래서 떨어질뻔 하였다.
대장님들어 올리는 사람은 고생꽤나 하겠다 하고 한참 웃었다.
헌데 팁을 줘도 안 받는다.
나중에 듣고 보니 삼총사네 방에서는 한 여자가 웃다 떨어지기까지 했단다. ㅎㅎㅎ
아무튼 본전 생각나는 마사지였다. 이 정도면 우리도 할 수있다고 우리도 비닐봉지 신고 함 해 보자고 해서 또 웃겼다.
우리가 타고온 지프가 교통위반으로 면허증을 뺏겨 연락관과 기사는 차 찾으러 가야 한단다.
그참에 우린 걸어서 숙소까지 가기로 했다. 별로 먼것 같지도 않기에...
역시나 길을 모르는 가이드는 계속 길을 물어 가면서 간다. 지도 한장만 있다면 OL 전문가인 선생님이 두분이나 있으니 찾아가는건 일도 아닌데 지도를 구할 수 없으니 할 수 없다.
보행자 도로를 나름대로 운치있게 해 놓았다. 물이 좀 뿌옇긴 하지만...
아무튼 이곳은 물이 풍부한것 같다.
무사히 우리 숙소까지 걸어가 보니 역이 바로 코 앞이다. 그냥 차 타고 들고 날때는 몰랐다.
거얼무 역사
오늘 저녁을 뭘 먹느냐가 고민이다.
남은 주, 부식, 김치 등을 먹어 치워야 하는거 아니냐고. 우리가 직접 해 먹자고...
찜찜해 하는 황선생. 헌데 우리 음식이 먹고 싶은 우리들.
결국 창문 열고 스팸 넣은 김치찌개와 동결 비빔밥을 먹는데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그 맛이다.
한끼를 제대로 맛있게 먹었다.
황선생이 맛있게 저녁을 끓여 주었으니 설겆이는 여자들이 하기로 했다.
얼른 치우고 냄새 없애고 우아하게 커피를 마셨다.
차 마시기
하루 남은 내일은 뭘 하고 노느냐가 또 문제다.
가이드가 알아온 정보로 오전에는 몽골 마을에 가서 말을 타고, 오후에는 염호를 구경하는게 어떠냐고 한다. 차가 한대 부족해 택시를 한대 대절하면 되겠단다.
말달리자며 말타령을 하더니 결국 말을 타게 되나보다. 더구나 이름이 기수인 오기수 선생님은 말 잘 타겠네?
저녁 나가서 술을 마시자는 대장님.
헌데 숙소 근처에 마땅히 먹을 만한데가 안 보인다. 이리 저리 둘러봐도 시간이 늦어서인지 대부분 문을 닫았고 멀리 가자니 올 일도 걱정이고 말도 안 통하고...
할수 없이 숙소 바로 옆 슈퍼에서 맥주를 한박스 사서 가게 앞 의자에 앉아서 우리가 가져온 간식을 안주로 해서 맥주를 마시기로 한다.
맥주는 먹어도 취하지도 않고 배만 부르다고 대장님은 별로이지만 대안이 없다.
맥주 마시기
헌데 우리가 겨우겨우 마시고 있는데 연락관과 기사가 그제서야 들어온다.
맥주를 자기네 마실 한 박스를 사고 우리한데도 6병을 주고 간다.
겨우 먹어 치우는데 정말이지 미치겠네?
날도 추워지고 해서 남은걸 싸 들고와 황위원장 방에 가 마신다는데 난 너무 피곤해서 사양하고 대장님도 배부르다 싫다 해 나머지 4명만 마저 마시기로 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황선생은 졸려 나가 떨어지고 세사람이 산행에서 서운했던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길어졌나보다.
힘든데 C1에서 짐도 안 받아준다는 이야기, 밥 먹기 싫어도 티 좀 내지 말라는 이야기, 짐 못지면 오지 말라는 등등....
그럼 너네들이 텐트 칠거냐 어쩌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갔나보다.
친한 사람들이기에 그만큼 서운한 감정도 많이 들었나보다. 아무튼 결국은 서로 오해와 서운한 점을 풀고나니 2시가 넘었단다.
오선생은 남은 맥주를 들고 방에 가려니 열쇠가 없어 결국 대장님을 깨우고 또 한참 이야기를 해서 잠을 설쳤나보다.
8.8(화)
호텔 조식을 먹었다. 먹을게 없다. 계란으로 아침을 때우고 말 달리러 가자~~
말 타는 곳에 가보니 몽골족 마을인가보다. 어디 이런 넓은 초원이 있나 싶었는데 막상 초원은 영화에서 보던 쾌적한 공간은 아니었다.
멀리서는 푸르른데 막상 가까이 보니 탈모 증세 있는 머리칼 같이 듬성듬성하다. 더구나 길이 울퉁불퉁하다. 우리가 상상한 초원이란 실상 영화에서 본거고 가지런한 잔디의 모습은 골프장과 착각해서 일어난 현상인것 같다.
말을 타러 온 우리들을 보더니 몇명이 말을 한, 두마리씩 들고 쫓아오는데 좀 겁이 난다.
한집에 한, 두 마리의 말이 있으니 그중에서 알아서 선택을 해야 하나보다.
아무튼 시간당 얼마에 안내자가 따라가면 비용을 추가한다. 아무튼 말을 한 마리씩 골라서 탔다.
안장을 잡지 말고 고삐를 잡으라는데 겁이 난다.
더구나 좀 빨리 가면 겁이 난다. 정지를 시키려면 고삐를 잡으라는데 잡아도 말이 머리를 뒤 흔들면서 거부를 한다.
더구나 발을 끼는 곳에 발목이 딱 닿아서 아파 온다. 엉덩이 아픈것도 아무것도 아니다. 길이가 안 맞는지 말 달리는 동안 빠지기 까지 한다.
말 고르자
말을 타고 나가는데 계속 나가도 끝이 없다. 그야말로 지평선이 보인다. 멀리 나왔으니 걸어갈 수도 없고 천상 들어갈 때도 말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딴 사람들은 말을 타면서 요령을 좀 터득해 잘 타는데 난 무섭기만 하다. 그냥 떨어질까봐 전전 긍긍 할 수 밖에 없다.
막판에 팬 서비스로 주인이 말을 몰아대니 내달리는데 정말이지 미치는 줄 알았다. 다들 재미있단다.
나만 무서웠나보다.
내리고 보니 발목이 퉁퉁 붓고 멍이 들었다. 조금만 더 탔다면 피가 날뻔 했다. 그래서 말 탈때는 말장화를 신나보다.
무사하 말에서 내리다
몽골식 주택에서
접대용 몽골식 주택에 잠시 들어가 앉았다. 생각보다 시원하고 아늑하다.
이젠 점심을 먹으러 도로 시내로 들어간다. 점심은 한국음식을 하는 곳으로 가이드가 미리 답사까지 다녀왔단다.
식당에 가보니 메뉴는 한국 음식인데 한국어로 씌여 있지가 않다. 가이드가 통역하고 음식 사진 봐 가면서 골고루 시켜 보았다.
아마도 한국에 나가 식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중국사람이 하는 한국 음식점인것 같다.
분식집으로 분류가 되어서인지 술도 안 팔고 가격도 저렴하다.
된장찌개는 된장맛이 나서 그나마 먹을만 했고 순두부에는 돼지고기를 넣어 하얗게 끓여 맛이 좀 그랬다.
김밥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다른 사람들 시키는걸 보니 떡볶기, 오무라이스 등을 시켜먹는데 양이 많다.
다시 차를 타고 염호를 향해서 간다. 우리가 탄 택시 기사가 현지인이라 길을 잘 알아 앞장 서서 간다.
어제 잠 못잔 사람들은 차에서 잠 자느라 바쁘다. 햇살 무쟈게 따갑다.
바다 같은 염호
염호, 정말이지 그 크기에서 우리를 질리게 만든다.
사해처럼 소금 결정이 있는데 사해는 물이 들어와 빠져 나갈데가 없어 생긴거에 비해 염호는 물에다 암염을 넣으면 소금 결정이 녹아서 생기는 인공호수라는 지구과학 전공자이신 대장님의 설명이다.
소금 결정이 사해랑 똑같단다.
염호의 소금 결정체
정말이지 염평선이 보인다.
암염을 줒어들고 행복해 하시는 대장님.
수업에 쓰려고 해도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암염을 구해 흐뭇 하시단다. 옆 학교에도 좀 팔아야 겠단다. ㅎㅎㅎ
여기서 나는 소금은 식용은 아니고 공업용이라고 한다. 엄청 넓은 벌판이 다 소금반, 흙반이다.
공장을 견학하려고 갔는데 오늘 고위 당 간부께서 이곳에 납신단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되돌아 나왔다.
우린 염호만 봐도 좋았다. 정말이지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오늘 저녁은 청해성 등산협회에서 낸다고 한다.
숙소 들어가기 전에 내일 기차에서 먹을 과일, 계란 등을 샀다.
기차는 우리끼리 타고 가 라싸에 내려 가이드를 만나야 한다는데 말 안 통하고 음식도 입에 안 맞아 과일과 계란으로 식사를 대신할 참이다.
등반협회에서 낸다는 식당에 가니 연락관과 가이드, 그리고 연락관 친구인 장족 한명이 나온게 전부다.
애개개...
맥주 한 박스가 옆에 놓여져 있다. 대장님으 독주를 마시고 싶다고 하니 독주를 다시 한병 내 왔다.
우리가 고기를 잘 못 먹는걸 봐서인지 음식이 대부분 야채와 생선이다.
헌데 일부는 먹을만 하고 일부는 먹기가 좀 그랬다. 그나마 빵을 기름에 튀긴게 먹을만 하다고 신선생은 빵만 먹고 다른건 거의 입에 대지도 않는다.
술 마신 사람들은 안주가 입에 안 맞는데 독주를 먹어서 나중에 후유증이 나타났다.
헌데 1차를 끝내고 나니 2차로 양고기를 먹는건 어떠냐고 하니 양고기도 먹어보자는 대장님.
어정쩡하게 다들 끌려서 양고기 집에 갔다.
연락관 단골인지 한 종업원이 버선발로(!) 쫓아 나오며 반가워 하며 자리를 치워준다. 헌데 이집이 젤로 장사가 잘 되는 집인지 의자도 많은데 사람도 바글바글 하다.
한, 두개만 맛보려는 생각과는 달리 양꼬치가 한 가득 나온다.
질린다.
그 다음에 양 다리가 나온다. 거기다 양 골까지 나왔다. 완전히 항복이다.
부자지간 같은 대장님과 가이드. 양다리 하나씩 들고 뜯기
맥주를 박스째 갖다 놓고 먹고 마시고 계속 담배를 피워 물고...
35세 노총각이라는 연락관.
이 말에 답사로 우리 오선생은 45세에 결혼을 했노라.. ㅎㅎ
두사람 다 한 고집 하고 한 술 하고 한 담배 한다. 헌데 연락관이 피우는 담배는 어찌나 독한지 한대가 우리 담배 한갑 정도로 독하다고 오선생은 절대로 중국담배 안 피운다.
허구헌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어느 언제 장가 가나 걱정될 지경이다.
터프남끼리 주고 받고...
문제는 지금부터. 기차가 내일 아침 기차인줄 알았는데 막상 표를 끊어보니 오후 기차라고 한다. 그럼 관광도 제대로 못하고 하루를 그냥 기차에서 보내고 숙박비는 숙박비대로 내야 하는 거지같은 경우가 된다.
차선책으로 새벽 4:30 기차를 타야 한단다. 헌데 겨우 끊었다는 기차 좌석이 호실도 각각이고 몽땅 3층이다. 한 칸에 모아 주기라도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각자 서바이벌 게임 식으로 알아서 살아 남아야 하는가?
이런 우릴 보더니 책임지고 내일 아침 깨워 주고 짐도 책임지고 기차에 실어주고 표도 한칸에 모을 수 있도록 차장한테 조치를 취하겠단다. 침대칸은 아래칸으로 바꿀 경우 추가부담은 일단 우리보고 부담을 하란다.
기분 좋게 먹은 양고기와 술맛이 딱 떨어진다.
3시 기상이라니 잠을 자야 하나 말아야 하나?
8.9(수)
2:50 모닝콜. 걱정되는 와중에 잠이 깊이 들었다 놀래서 깼다.
일어나 세수만 하고 짐을 싣고 코 앞 역으로 갔다. 헌데 중국 역은 밤에는 잠가 놓는다. 대부분 밖에 줄서서 있다.
거의 4시 쯤 되니 역 문을 열었다. 우리는 물론 중국 스탭들이 다 달라붙어 짐을 이고 지고 뛰어 들어가니 우리가 탈 칸이 제일 뒤라 또 짐을 지고 열나게 뛰었다.
헌데 이 칸 차장이 우릴 못타게 한다. 짐을 놓은 데가 없다나 뭐라나?
우린 말도 안 통하고 가이드와 연락관이 흥분을 하고, 우린 기차 떠날까봐 미치겠고...
헌데도 절대로 못타게 한다.
조금 있다 책임자가 왔다. 그러더니 일단 짐을 다 3호차로 들고 가란다. 그래서 도로 앞쪽으로 미치도록 뛰어 들어서 실었다.
나중에 보니 거얼무에서 한참 쉬었다 가는데 괜히 뛰어다녔다.
거얼무역
겨우 겨우 짐을 싣고....
나중에 알았는데 중간에 내리는 자리가 있어서 일단 우리팀은 3량에 원래 있던 3층 표 2장과 내린 자리 2층 세자리, 1층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나마 2층 2자리와 1층 한자리가 같은 칸이라 천만 다행이다.
짐을 자리 있는데 놓으려니 잘 안 들어간다. 그냥 복도 통로 한쪽에 놓고 가기로 했다.
꼭두 새벽이라 일단 들어가서 잤다.
'먼나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산 후 3 (라싸 관광) (0) | 2006.08.26 |
---|---|
하산 후 2 (거얼무~라싸) (0) | 2006.08.26 |
중국 청해성 옥주봉 원정기 5 (6178m 정상에 서다) (0) | 2006.08.24 |
중국 청해성 옥주봉 원정기 4 (BC~C1) (0) | 2006.08.24 |
중국 청해성 옥주봉 원정기 3 (서녕~BC) (0) | 2006.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