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20일기 6

철사모 행주산성 걷기 (11/7)

오정방 먼 산의 눈 소식이 바람결에 전해지고 수목들 옷을 벗고 겨울 차비(差備) 서두는데 아직도 가을을 잡고 놓지 않는 심사여! 일산시장 꽈배기 먹기가 행주산성으로 바뀌었다. 12시 행주산성의 화정가든 보리굴비에서 만나기로 해 우린 대중교통으로 갔고 리사가 하늘과 여산 태우고 오고 순한공주네가 시간 계산을 못해 제일 늦었다. 히늘은 저녁 계론식으로 못 올 뻔 했는데 리사가 책임지고 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해 구두 싸가지고 왔다. 가성비 좋은 보리굴비 정삭을 먹다먹다 남겼고 "오페라 디바스"라는 한강변 전망 좋은 카페에 차를 대고 행주산성 둘러보기. 하늘과 리사는 먼저 퇴장하고 5명이 남아 행주산성 마저 돌고 한강변 거쳐 카페 전망좋은 자리에서 차마시고 여산 강진 1주일 살아보기 다녀온 이야기 듣기. 강진 ..

하늘 미리 버스데이 (9/28)

성백군 제철이라고 귀농 친구가 사과 한 상자 보내왔다 그중 가장 빨갛고 튼실한 것으로 한 알 골라 쪼개 본다. 확 드러나는 뽀얀 속살 속 선명한 하트 무늬 사랑의 표시다 중심에서 꼼지락거리는 것 같은 까만 씨앗들은 사랑의 잉태가 틀림없는데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숨어 있구나 자랑할 만한데 몇 자 적은 메모지 한 장쯤은 있을 만도 한데 서운하다. 고맙다. 뭐 이런 너스레들 허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고 허전하면서도 아린 것들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데 눈 씻고 봐도 친구의 생색내기는 보이지 않고, 드디어 해냈구나 그동안 한겨울 혹한을 참아 내고 꽃샘추위 시샘도 이겨 내고 가뭄도, 장마도…, 친구여, 부지런한 자네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한갓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와삭! 자네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혀끝에..

친구도 만나고 운동도 하고 (9/18)

이희승 초가 지붕 마루에 흰옷 입은 아가씨 부드럽고 수줍어 황혼 속에 웃나니 달빛 아래 흐느끼는 배꽃 보다도 가시 속에 해죽이는 장미 보다도 산골짝에 숨어 피는 백합 보다도 부드럽고 수줍어 소리 없이 웃나니 초가집의 황혼을 자늑자늑 씹으며 하나 둘씩 반짝이는 별만 보고 웃나니 목욜 철모와 산행 후 밥도 못먹고 헤어져 서운했는데 강모가 금욜 한림대병원 진료란다. 그럼 같이 밥 먹자고 해 날을 잡았는데 진료가 빨리 끝났다고 해 부랴부랴 인덕원에서 만나 백운호수 능안마을 정원칼국수 먹기로... 들어가는 버스는 언제 올지 몰라 입구에서 내려 걷는데 지루하다. 가서 잠깐 기다리다 만두전골과 수수부께미 먹었다. 강모가 지난번 내가 냈다고 자기가 산다고.. (기억도 안난다) 차는 친구네 세렌디피티에 가서 마시는데 알..

노들섬 가기 (7/15)

장동이 밥그릇 하나 앞에 두고 둘이 밥 먹는다 한 마리 조금 먹고 고개 들어 앞산 보는 사이 앞산 바라보던 녀석이 고개 숙여 밥 먹는다 앞산도 나눠 보며 고양이 둘이 밥 먹는다 마무트 한국 철수로 세일을 많이 해 인터넷에서 신발을 샀다. 장공주 신발도 우리집으로 택배가 되 퇴근 후 여의나루역에서 고천사까지 만나 셋이 노들섬이 새로 조성됐다고 해 구경삼아 노들섬까지 가다. 섬은 생각보다 큰데 나무가 별로 없어 햇살은 못가려준다. 노들섬에서 저녁을 간단하게 먹었고 다시 다리 건너 와 효사정 보고 한강으로 내려가 동작역까지 걷기. 갈곳이 참 많다.

집들이 빙자한 철사모 모임 (6/14)

행복 나태주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작년 11월 이후 철사모가 완전체로 만난적이 없단다. 여산이 집수리를 했다고 해 집들이 하라 했더니 진짜 한단다. 날을 잡았고 선물을 하려니 물건이 넘쳐난다고 와서 보고 사달란다. 일단 집에서 만났다. 집은 자개장에 나무 소파 등 업그레드가 된 모습. 어느 여인이 쓰던 물건인데 럭셔리하다. 형님이 제주 내려가며 주고 간거라고... 차로 이동해 bella cita 후드코트에서 취향대로 음식 주문해 밥 먹고 차와 도너츠까지 먹고 호수공원에 차대고 셋은 돗자리 깔고 놀고 5명은 호수공원 한바퀴 돌고 놀다 집으로.. 모처럼 다같이 만나 많이 먹고 많이 웃고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