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4년

아작산 너무 유명해진건 아닐까? (북한산 11/14)

산무수리 2004. 11. 15. 10:00
1. 때: 2004.11.14(일) 9:30 독바위역
2. 누가: 심심이, 세일러마, 무수리, 이슬비, 지남철(뒷풀이-무수리 동창부부)
3. 어디를: 독바위역-수리봉-향로봉우회-비봉우회-사모바위-승가봉우회-문수봉우회-청수동암문-대남문-대성문-정릉 청수장
4. 날씨: 의외로 춥지 않았던 비교적 맑은 날
5. 뒷풀이: 정릉 항아리집(02-943-2179)

아직 더 보람있는 일을 못 찾은지라 오늘도 우리는 산으로 간다.
일요일에는 헵번도 산에 간다고 해서 당연히 나올줄 알았는데 딸네미가 마음에 걸린다고 혼자 나온 이슬비.
함께 전철을 타고 인덕원역에서 지남철과 합류해 독바위역으로 갔다.
역시나 부지런한 심심이 벌써 나와있고 세일러마 정시에 도착.

이쪽으로 몇번 가던 불광사쪽 입구가 아니라 원래 이슬비가 아는 길로 가자고 주장. 그래서 전철역에서 직진.
헌데 골목 산동네길로 간다. 원, 등산을 가는건지 월세방 보러 가는건지...
급기야는 이 길이 아닌가벼, 막다른 골목이네....
되돌아 올라가니 텃밭이 있고 그 텃밭을 지나 좀 올라가니 간이 화장실과 매표소가 있네.

복장 정리를 하고 세일러마가 힘 내라고 약과를 준다. 헌데 지남철은 동시에 두가지는 못 한단다.
걸으면서 먹는건 못한단다. 그래서 우리끼리 먹고 산행시작.
이 길 아주 좋다는 이슬비의 주장이지만 불광사쪽 등산로가 경치가 훨씬 좋은것 같다. 이쪽길은 수리봉을 올라갈때만 편리하고...
초장에 조금 올라서니 바로 능선에 올라붙는다.

어제 이슬비 디카 택시에 놓고 내려 카메라 없다고 계속 무수리한테 사진 찍으라고 압력을 가한다.
헌데 내맘이다. 찍고 싶을 때만 찍는다. 때와 장소를 가린다.
초장부터 지남철은 왼쪽 어깨가 결린다고 죽는 소리다. 혈압 때문인지, 잠을 잘못 잔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파스까지 한장 붙이고 산행을 계속한다.



수리봉에서의 출석부

수리봉 올라가는 길에 지남철, 세일러마 수리봉 안 올라간다고, 기다릴테니 다녀오라고....
이런 두사람에게 이슬비는 오늘 올라가는 봉우리는 그나마 수리봉밖에 없으니 꼭 올라가야 한다고 우긴다.
결국 세일러마 벌벌 떨면서 올라갔다.
막상 올라가니 경치 좋기야 좋지. 아무튼 사진 찍는데도 벌벌 떨면서 찍고 과일 등을 먹으며 힘을 낸다.



즐거운 간식시간

도로 내려와 향로봉 쪽으로 간다.
세일러마, 지금 올라가는거냐, 내려가는 거냐. 아주 불안해 죽겠나보다. 이런 세일러마, 너무 귀엽단다.
완전히 애기같단다.
지남철도 영 컨디션이 안 좋은건지, 원래 실력이 이 정도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엄살이 대단하다.

향로봉을 우회하고 비봉이 보이는 곳에서 세일러마에게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 이야기를 하는데 나머지 세개 순수비 어디있냐고 심심이에게 물어보니 딴청이다.
옆에 한 아자씨, 창녕, 황초령, 마운령에 있다고 한 수 알려주신다.
나, 심심이 역사철학 전공했다고 하니 갑자기 세일러마 정색을 하면서 뜬금없이 '그럼 이순신이 누구랑 결혼해?'
엥? 김규리랑 결혼하냔다.
뭔 소린가 했더니 드라마에서 누구랑 결혼하냔다.
우린 다 뒤집어졌다. 역사전공자는 사극의 주인공이 누구랑 결혼하는지 잘 봐야겠네.....

비봉 가기 전 밥 먹을 자리를 찾고 있는데 바위 위에 올라갔던 심심이가 누가 자길 알아봤단다.
응? 심심이 아니냐고 했단다.
헌데 그 바위위에 젊은이가 날 보더니 산무수리 아니냔다. 그리고 저분이 이슬비시구나....
우연히 우리 사이트에 들어와 보고 음악파일까지 올려놓고 간 '장재원씨'란다.
나, 눈썰미 좋으시네요.... 이것도 인연인데 사진이나 같이 찍자고 하니 극구 사양하신다.
아무튼 반가우면서도 한편은 연예인도 아닌데 산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 영 행동이 신경이 쓰이네....

점심을 전망좋은 베란다(!)에 자리를 잡았다. 경사가 좀 지지만 어쩌랴.... 평평한 곳은 이미 방이 다 찼다.
세일러마, 이렇게 산이 첩첩한 곳에서 밥 처음 먹어본다고 아주 좋아한다.
헵번네 진수성찬, 세일러마의 정성어린 반찬, 심심이네 초밥, 무수리네 찬밥......
밥도 먹고 공부도 하고 다시 길을 향해서 간다.



수리봉에 뜬 헬기

헌데 수리봉쪽에 헬기가 떴다. 사고가 났나보다. 한참 헬기가 돌더니 사람을 수송해 간다.
산에서 자만은 절대 금물이고 방심은 사고를 부른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본다.
비봉 올라가는 길도 역시나 정체다. 한갓지게 가도 조심해야 하는 길을 저렇게 줄서서 올라가야 하나?



사모바위를 본 세일러마 누가 이렇게 올려놨단다....

비봉 통과하고 사모바위에 가니 완전히 북한산 전용식당같다.
웬 사람이 이리 많냐고 놀라는 세일러마. 헬기장에 사람의 꽃이 피었다. 진짜 빼곡하다.



버벅거리며 승가봉을 올라오는 세일러마. 걱정스레 바라보는 심심이

승가봉을 버벅대며 세일러마 넘어간다. 그래도 못간단 말 하지않고 열심히 땀 흘리며 쫓아와 너무 고맙다.
청수동암문 가는 마지막 오르막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마지막 힘을 내서 올라간다.



너무너무 수고한 세일러마

드디어 청수동암문.
지남철, 자긴 정릉으로 안 내려간단다. 대남문에서 하산한단다. 무지 힘든가보다....
일단 대남문에 갔다. 화장실이 급해 문수사까지 가서 볼 일을 보고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지남철에서 조금만 더 가면 대성문인데 이곳에서 정릉으로 하산하자고 하니 한번 더 속아본단다.
오르막을 치고 5분 정도 올라가니 대성문이다. 드디어 고생끝, 행복시작이다.



대남문에서 보현봉을 배경으로



대성문에서. 심심이는 너무 말라 이슬비 뒤에 서서 안 보이네....

대남문 길에 비하면 진짜 호젓한 하산로이다.
세일러마, 이 길 너무 예쁘다고 감탄을 한다. 지남철도 이 길이 훨씬 마음에 든단다.
부지런히 하산을 한다. 정릉 초입에 도착한 시간이 16:30.
휴게소 화장실을 갔다 나오는데 무수리 초등동창이 있네.
야, 너 웬일이냐? 남푠과 둘이 오후 구기동에서 올라오는 길이란다.
아작산에도 들어와 심심이도 알고있네?



무수리 초등동창 부부

남푠과 인사를 하고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하니 흔쾌이 동행을 한다.
헌데 이 남푠도 한 술 한다.
이슬비, 지남철에 동창남푠, 거기다 집안이 장학생 집안인 동창에 심심이까지....
완전히 장학생 모임이네.....
초면인데도 화기애애에다 한마디 하면 척 통한다. 장학생들은 좋으시겠수~~~
맛있는 파전, 두부김치, 수제비를 먹고 다 같이 버스를 타고 성신여대역 앞 하차.

헌데 이번엔 심심이가 2차를 가자고 한다. 주립대 장학생이 마다할 리가 없지....
동창남푠은 무수리 친구가 못 들은체 전철역으로 가니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담에 산에 갈때 꼭 불러달란다.
여대 앞 호프집에서 2차까지 하고 전철 안에서 비몽사몽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