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마라톤

아싸, -2 (쿨런 블루마라톤, 6/29)

산무수리 2008. 6. 29. 23:47
'밥보다 더 큰 슬픔' - 이수익(1942~ )


크낙하게 슬픈 일을 당하고서도

굶지 못하고 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하는 일이,

슬픔일랑 잠시 밀쳐두고 밥을 삼켜야 하는 일이,

그래도 살아야겠다고 밥을 씹어야 하는

저 생의 본능이,

상주에게도, 중환자에게도, 또는 그 가족에게도

밥덩이보다 더 큰 슬픔이 우리에게 어디 있느냐고. 


왜 없으랴. 슬픈 일을 당하고서도 굶지 못하고 때가 되면 밥을 먹은 적이. 슬픔은 잠시 밀쳐두고 그래도 살아야겠다고 꽃잎처럼 하르르 진 적이. 직립은 화해하지 않고 절벽은 타협을 거부한 채 하늘을 향해 있는데 자멸로 대나무는 대쪽 천품을 수직으로 세우는데. 낯부끄러운 육체의 비련이여. 풀풀 풍기는 밥 냄새에, 허옇게 기름 뜬 육개장 국물에 빼앗긴 솟아오르는 눈물, 빼앗긴 슬픔이여. 눈물은 나뭇잎과도 같다. 나뭇잎이 무성할 때 과실은 적기 때문. 눈물은 흐르는 강물과도 같다. 얕은 강이 소리 내어 흐르기 때문. 그러니 슬픔이여! 나는 어디에 있는가? 엄동 들판 연못 하나 팽팽하게 살아 제 몸을 결박하며 깨어질 듯 솟구칠 듯 제 몸을 닫고 언 몸으로 마지막 일 점을 마음에 새기는데. <박주택·시인>


 

 
위 사진 두장 쏘렌토님 촬영

 

 

 

 

 

 



 

 

 

 

 

 

 



아침 5;15 기상.
어제 싸놓은 짐 들고 학운공원에 가는데 비가 내린다.
조금은 심란하다. 헌데 오늘 차량 제공하기로 한 지라 빠질 수도 없다.
6:00 학운공원에 도착하니 최종인원 16명. 차 3대.
비 내리는데도 빠지는 사람 하나도 없는걸?
평마클 사람들은 lsd 하러 몇명이 나온 모습이다. 대단하다.
시합이야 비가 내려도 취소를 안하니 뛸 수 밖에 없지만 훈련까지?

6:10 경 출발.
노척님 차 따라가는데 길이 이상하다. 알고보니 가스 충전소 들려 가시느라.. ㅎㅎ
행담도에서 아침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가볍게 아침먹고 가는데 마라톤 버스, 승용차가 제법 많다.
길은 하나도 막히지 않고 비는 오락가락 하는데 점점 갤것 같은 예감.
이 정도만 되면 뛰기엔 최고의 날씨라고....

8:30 꽃지 해수욕장 도착.
뒷쪽에 차 대고 옷 갈아입고 화장실 다녀오니 어느덧 출발시간이 가깝다.
비는 완전히 그쳤고 얼굴 타는거 걱정하게 생겼다. 선글라스도 챙겼다.

배동성 사회로 3분 정도 일찍 하프 출발.
미사리에서 함께 뛴 인연으로 알게된 친구가 이 대회에도 참석. 덕분에 호강에 겨운 동반주를 하게 되었다.
오늘 코스도 바닷가 답게 언덕이 있다는 말에 퍼지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
역시나 초장 언덕이 나오고 바다 한번 보여주고 두번째 언덕이 나오고 또 바다 한번 보여주고...
그곳 지점이 7k. 대부분 사람들이 추월해 가는데 넘들이 잘 뛰는건지 내가 너무 늦은건지. 그래도 후반에 추월 당하는것 보다는 추월 하는게 나은지라 그냥 내 페이스로 뛰었다.

물을 2.5k 마다 주고 간식도 비교적 잘 나온다.
-2 페이싱 팀은 진작 앞서서 가 버리고 비가 갠 날씨라 하늘의 색깔이 예술이다.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이 너무 좋다.
초장 왼쪽 종아리가 좀 당기는것 같더니 뛰니 어느덧 사라졌다.
언덕은 두개 지나고 나니 길은 평탄해서 그럭저럭 페이스를 잃지 않고 뛸 수 있을것 같다.

애주가에서 슈렉님이 젤 먼저 지나가고 그 뒤로 실크님 지나가고 평촌자유, 남푠, 화백님 등이 지나가고 의외로 아더님이 뒤쳐져 지나간다. 야생화님이 노척님과 함께 지나간다.
반환점 돌고 가는데 곰탱이님이 수박화채 드시느라 걸어 가신다. 추월했다. 그리고 하나, 둘 추월해 가는 후미의 즐거움을 알려나?

파워젤 먹지 않고도 끝까지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게 무엇보다 좋았다.
1k 도 안 남았는데 동반주 하는 친구가 56분이라고 한다.
혹시나 싶어 마지막 전력주.
골인지점의 쏘렌토님이 사진을 찍어주며 -2 인것 같다고...
아슬아슬하지만 드디어 -2. 아싸~ 신난다~
나한텐 풀 -4 만큼 힘든 일인줄 알았는데...

솔밭에 가니 라면을 먹으라는데 별로 배도 고프지 않아 수박만 먹었다.
태안이 고향인 남푠 친구 태안인이 마눌님과 함께 행사장 방문.
가끔 산에 함께 다녔는데 요즘 태안인이 연일 주님과 친한지라 집에 오면 뻗어 산에 한참 못갔다는 마눌님.

꽃다리 건너의 방포수산에서 회를 먹으면 좋다는 현지인의 소개로 회 떠서 회센터에서 회를 배 터지게 먹었다.
태안인이 꽃게를 5k나 협찬 해주어 정말 배터지게 많이 먹었다.  이렇게 먹을거면서 왜 사발면 줬냐고 몇몇이 투정아닌 투정까지 해 가면서... ㅎㅎ
태안인과 헤어지고 가는데 해수욕장에 들렸다 가자는 뜀박질님 전화.

안면도 해수욕장에 가니 천안마라톤클럽에서는 마라톤겸 야유회를 가족동반해 왔다.
우리도 몇몇 몸짱 청춘들이 수영복 패션으로 바닷가에 들어갔는데 문제는 썰물이라 아무리 들어가도 물이 배꼽까지 밖에 안 닿는다고 바다에서도 달리기 시합을 한다.
미스터코리아 수영복 심사까지 했는데 19세 이하 관람불가라 올리지 못하는게 아쉽다.
뒷모습이라도 감상하시라... ㅎㅎ
물에 안 들어가는 화백님, 핸들님, jsa 님은 경로라고 놀리고...

3:40 출발.
서산육쪽마늘, 적양파까지 한자루 사고 가는데 차가 의외로 막히지 않고 늦지 않게 원위치.
학운공원에서 해산하고 목간통 들려 집으로~
태안인이 사 준 귀하다는 해삼내장에 참기름 넣고 밥 비벼 저녁까지 푸짐하게~
이덕 저덕으로 잘 뛰고 잘 먹고 바다도 보고 지인도 만나는 행복한 하루였다~
감, 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