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8년

능선 산행의 백미-정개산-원적산 (7/6)

산무수리 2008. 7. 6. 22:36

산/고은


  산기슭에 태어나서
  나도 산이었다
  산과 사람이 하나인 시절
  어린아이 깔깔대며
  나도 산이었다
  젊은 날 산에 들어가
  내 마음 가득히
  산 소나기에 젖어
  겨울이 오면 겨우살이 싱싱하여라
  나도 산이었다
  신새벽 어두움속이어도
  날 저물어
  온통 산이 어둠속에이어도
  나에게는 그리운 것이 다 보였다
  아주 환히 먼 데까지
  그러다가 산을 떠나서
  파도소리 어느 바다였던가
  여기저기 뛰돌다가
  불현듯 고개들어
  바라보면 거기가 산이었다
  산이 말한다 그 푸른 눈매 지워
  오고 싶거든 어서 오라
  태어난 산이거든
  그것이 돌아갈 산이므로
  다시 나는 산이었다.
  언제나 변함없는 그자리


1. 모이는곳: 2008.7.6 (일) 7:00 범계역, 8:00 모란역 6번 출구
2. 코스개관: 동원대학교-정개산(소당산)-천덕봉-원적산-이촌 산수유마을 (8:30~15:00)
3. 날씨: 정말 진 빠지게 더웠다. 그래도 정개산 지나 천덕봉가는 길부터는 바람과 능선의 조망으로 행복하였다~
4. 산행인원: 당나귀 산악회 12인

월 1회 산행으로는 얼굴 잊어버릴까봐 염려 된다고 지난달 부터 월 2회 산행을 하기로 한 당나귀. 허나 난 놀토인지라 지난 산행에 불참.
7시 범계역에서 만나 333 버스를 타고 모란역 하차. 강사장, 이작가님은 미리 오셔서 기다리고 계시고 서울이 집인 회장님은 잠실에서 500-5 (?)번 버스를 타고 오셔서 우리가 그 차를 무사히 만나 타고 종점인 동원대 캠퍼스 안에서 하차.

8:30 산행시작.
교내 우측으로 등산로 표지기가 있어 따라가는데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우측 임도로 내려섰어야 했는데 왼쪽길로 가니 도로 교내가 나온다. 뭐야? 초장부터 알바?
단과대라는데 캠퍼스가 아주 넓다. 들어온 김에 기념사진 찍고 학교에서 산으로 직접 붙는 길을 찾아 헤맸는데 못 찾았다. 할 수 없이 되돌아 내려와 임도로 내려섰다. 초장부터 짧은 알바를 했다.
덕분에 학교 투어는 잘 한것 같다.


이 길이 아닌가벼....

임도로 내려서니 이정표가 보인다. 이 길이 맞나보다...
여기서 범바위 약수터까지 갔다 치고 올라와도 되는데 우리들은 공사용 철사다리를 타고 올라와 철탑을 넘어 가니 우리가 온 길은 등산로 폐쇄라고 되어 있다.


주능 1봉. 헌데 이런 봉우리를 5개를 넘어야 한다던가?

오늘 날씨 장난이 아니다. 땀 별로 흘리지 않는 내 눈에도 땀이 흘러 들어온다. 오늘 아침 날씨가 많이 흐리고 어제 비도 맞은지라 비옷 확실하게 챙겼고 고글은 빼놓고 왔는데 날씨가 쨍하다.
고글 챙기면 비가 오고 비옷 챙기면 해가 나고....
산미인이 되서는 안될것 같다. 산구신이 되야 딱딱 맞추지... ㅠㅠ
초장부터 그늘에서 맥주 피쳐 하나 비웠다. 이 팀도 한 술 하는지라 맥주 3개나 준비했다던가?
아무튼 짬짬히 맥주에 과일에 물을 부지런히 먹고 마시고....

오르막에 실력향상을 보였던 동안미인 오늘은 좀 힘들어 한다. 덩달아 산매니아까지 이전 모습과는 달리 약간 지친 모습이다. 박형은 옷이 벌써 비 맞은 사람처럼 젖어 버렸다. 주중에 술 많이 마신 사람일 수록 옷이 많이 �는거란다. 그나마 산길이 그늘이 많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준다.
산 여기저기 영지버섯이 보인다. 아직 덜 자랐다고 잘 덮어 놓았다. ㅎㅎ


10:00 정개산 정상에서

정개산 정상석은 바위 위에 있는데 자칫 지나치기 쉽다. 장소도 협소해 사진 찍기도 나쁘지만 조망만은 훌륭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에는 등산객 한명도 못 만났다.
낮은 산의 미덕인것 같다.
오늘 날이 덥고 지친다고 점심 일찍 먹자고 한다. 11:10 점심 전을 펼쳤다.


양푼 비빔밥 먹기

동안총무님이 양푼과 열무김치를 들고 왔는데 사람이 12명이니 택도 없다. 세번에 나누어 비볐다. 처음에는 열무와 고추장만 넣어 비비다 점점 진화(?)가 되어 고기, 오이소배기, 마늘장아찌, 골뱅이, 걷절이 등등을 계통없이 넣고 비비니 맛도 진화가 되고 모양은 개밥 형국이다. ㅎㅎ
거기다 동안총무가 틈틈히 산에서 캔 더덕으로 만든 더덕무침과 더덕주.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음이야....

밥 다 먹고 과일도 먹고 커피까지 이것저것 섞어 타서 마시고 출발하니 거의 1시간을 논것 같다.
우리가 길에 앉아 전을 펴고 앉아 먹는 동안 이쪽 저쪽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긴 하지만 대부분 한, 두명 씩의 조촐한 멤버들.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밥 먹은 자리가 장동리 갈림길.
헌데 밥 먹은 자리에서 10여분 정도 올라가니 차차 조망이 트이고 멀리 천덕봉, 원적산이 보이는데 능선 모습이 매혹적이다. 초록 능선의 능선의 모습은 정말이지 마음까지 설레인다.

 

 
우리가 지나온 정개산 모습도 이곳에서 보니 멋져 보이고...

바라만 봐도 좋은 곳을 올라가면 얼마나 좋을까?
산행에서 만난 현지인의 말을 빌리면 이쪽은 고사리가 지천이라고 한다. 겨울 설경도 죽여 준다고...
능선의 모습이 왜 저렇게 고스란히 보이나 했더니 이곳이 군부대 포 쏘는 곳이라 일부러 큰 나무를 베어 버려 그렇다던가?
아무튼 김조망이 오면 정말 좋아할 모습이다.


큰 나무가 없으니 땡볕이긴 했지만 능선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어디를 찍어도 다 작품이 된다...

 


뒤를 봐도 좋고...

13:10 천덕봉 정상.
원적산보다 천덕봉이 더 높다. 천덕봉 정상에는 넓은 헬기장도 있고 정상석이 4군데나 있다.
헌데 이곳 바람이 정말이지 끝내주게 좋았다. 다들 젖은 옷 말리느라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더구나 사방이 트였고 어디를 봐도 눈이 시원한 풍경이 펼쳐져서 가고 싶지 않을 정도다.


가야할 원적산 방향-앞을 봐도 좋았다


이런 능선의 모습을 어디서 볼 수 있으랴....

 
구비구비한 능선의 모습은 정말이지 감탄이 절로 나오고..


깃발 그 자체도 작품이 되고....

 
13:40 드디어 원적산까지 무사히 오고..

.
원적산 정상에서

원적산 정상도 넓은 헬기장이 있는데 유난히 한쪽에서만 바람이 많이 분다.
처음 산행 시작할 때는 너무 더워 오늘 산행을 잘 할 수 있을까 염려를 많이 했는데 산행 중반부터 바람과 조망때문에 다들 행복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사실 높지 않은 이런 산들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교통도 불편한지라 이렇게 팀 산행을 할 때, 불러 줄 때 따라 붙어야 한다.

원적산 정상에서 산수유 마을로 하산 시작.
현지인이 알려준 호랑이굴을 선두팀은 찾지 못했는데 후미팀은 찾아 물까지 떠 가지고 왔는데 물은 미지근 했다.
오늘 물이 부족할까 염려를 많이 했는데 다들 넉넉하게 싸 가지고 와 지치지 않은 산행을 할 수 있었다.
하산길에 내려서니 오늘이 얼마나 더운 날씨였는지 다시금 깨달아 진다.


폐가가 된 살구가 우수수 떨어져 있었다.

부지런한 선두팀은 살구도 �고 자주도 땄다고 한다. 후미는 등목 하고 온다고 지체하고...


동네의 보호수

헌데 마을 어르신들이 평상에 앉아 계시는데 시내 나가는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15:10. 현재시간 15:00.
다음 버스는 17:30 이라던가?
문제는 씻고 온다는 후미조가 안 보인다. 일단 우리가 가서 차 잡아놓기로 하고 전화를 걸어 빨리 내려오라고 했다.
나중 이야기지만 평상에 앉아 계시던 젊은 언니들이 마누라들 다 차타고 가버린다고 빨리 뛰어가라고 어찌나 채근을 하시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단다.
차 못타면 먹여주고 재워줘야 한다고 했었는데.... ㅎㅎ
무사히 버스를 탔다. 열나게 뛰어와 씻은거 도로묵이 되었단다. ㅎㅎ

오늘 뒷풀이는 이포의 천서리 막국수를 먹기로 했다. 이포에 가려면 차를 어찌 타야하나 물어보니 이천에도 맛있는 막국수집이 있다고 기사님이 알려 주신다. 알려주는대로 버스에서 내려 10분만 가면 있다는 막국수 집이 나오질 않는다. 욕 나오지 직전 증포중학교 앞 '메밀밭 막국수' (031-637-2743)에 도착.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시원한 막국수를 먹고...

물막국수에 수육을 시켜 하산주. 술 약한 동안미인까지 맥주를 찾는다.
이 집 역사상 사리 서비스는 처음이라는 사리까지 먹었다. 시원하고 맛 좋았다.
심회장님이 이 더운날 이 먼곳까지 오느라 욕 봤다고 식사비를 다 내셨다.
행복한 산행에 식사까지 사 주시고...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밥 다 먹고 안양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어차피 운동겸 다니시는 분들이니 터미널까지 10분이면 된다고 걸어 가라는 주인장.
헌데 걸어보니 20분이 꼬박 걸렸다. 멤버가 적어 버스를 대절할 수 없는 팀의 애로사항이란다. ㅎㅎ

터미널에서 17:10 버스를 무사히 탔다.
비몽사몽 오다보니 중간 차가 좀 밀리는것 같았는데 18:30 평촌 하차. 몇몇 주립대 장학생들은 2차로 가고 나는 집으로~
이 작가님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