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8년

1일 2산? (비학산, 심학산, 7/13)

산무수리 2008. 7. 16. 09:10
‘젖’- 고형렬(1954 ~ )

나는 사람들 어깨 너머로 보고 있다

차들이 지나가는 길가에 어미 진돗개가 모로 쓰러져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어미는 새끼들에게 꼼짝 못하고, 한순간의 짧고 강한 사랑의 대가를 받고 있다. 얼굴을 마구 들이미는 엄마의 젖, 젖꼭지 열이 새빨갛다 멍이 들다 이젠 쭈글쭈글했다. 헉헉 대는 어미가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자리를 옮긴다. 새끼들은 눈을 뜨려고 사방을 장님처럼 두리번거린다. 혼자 있기도 힘겨운, 플라타너스 잎들이 너울거리는 여름 한낮.

지나가다 들여다 보지 않는 사람이 없다. 아, 젖 둘 달린 사람보다 더하다. 아, 저 보살 좀 보게! 말 못하는 보살.

개꼬리 3년 두어도 황모(黃毛:족제비 털) 못 된다.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 이때 개는 비천하고 격이 낮은 의미. 그러나 개는 집을 지키고, 사냥을 하고, 잡귀와 요기를 물리쳤다. 인간은 개를 버려도 개는 인간을 버리지 않는다. 언젠가 밤. 바다는 출렁이고 횟집 주차장 구석진 곳. 개가 새끼를 핥고 있었다. 처음에는 젖을 물리는 줄 알았다. 헤드라이트에 비친 개가 연신 혀로 새끼의 몸을 핥고 있었다. 차 문을 열고 다가서자 어미가 끙끙거렸다. 죽은 새끼를 핥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던 개의 눈. 온몸을 쥐어짜 무엇이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것 같았던 개의 눈. 여름. 이번엔 개가 새끼에게 젖을 물렸다. 새끼들 때문에 젖꼭지가 새빨갛다. 지나가다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이 없다. 아, 젖 둘 달린 사람보다 낫다. 아, 저 보살 좀 보게. 저 보살. 꽃을 버려 열매에 이르고 강을 버려 바다에 이르는 저 개의 화엄이여! <박주택·시인>


일정: 평촌출발-일산도착-법원리 초리골 비학산-초계탕 (점심)-심학산(예수원교회-심학산정상-약천암)-일산 아람누리 음악회-웨스턴돔 오대산 부페식당-호수공원 음악분수보기-집으로~
날씨: 밤 새 비가 많이 내렸는데 아침부터 쨍해 습하고 더웠던 날씨.

1. 식욕 돋구기 비학산

밤새 비가 겁나게 오더니 아침이 되니 날이 갠다. 어제 같으면 산에 못 갈 줄 알았는데 귀한 손님 오신줄 어찌 알고 밤새 물 뿌리고 청소까지?
어제 가평에도 비 많이 내려 사명산 산행 걱정되 은계언니 전화까지 받았는데....

밥 먹고 물 2병 과일 약간, 어제 산 떡 등을 챙겨 가벼운 배낭 두개 들고 출발.
일산 소년가장은 아침 못 먹었다고 김밥집에서 김밥 사 가지고 법원리 가는 차 안에서 먹는다. 나도 몇개 집어 먹었다. (괜히 먹었음)
어제 긴 산행 했다고 오늘은 널널 산행을 하기로 했다.

초리골 초계탕 식당 앞에 차를 타고 출발한 시간이 9:40.
주인에게 몇시부터 점심 하냐고 물으니 11시 부터란다. 그럼 오늘 산행은 1시간 반만 한다나 뭐라나?
코스를 길게 하면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제일 짧은 1코스로 하나보다.
식당 뒤 다리를 건너니 등산로 초입.


식당 주차장에 있는 안내판

 
다리를 건너자마자 나오는 등산로

등산로를 만들어 놓은지 얼마 안되는것 같다. 줄과 난간을 설치 해 놓았는데 경사가 제법 급하다.
헌데 조금 올라가니 정자가 나온다. 이 코스에서 제일 높은곳인가 보다. 20여분 걸렸다.
오늘 날씨 장난 아니다. 비 온 후라 습하고 무지 더웠다.

 
1코스 정상에서

정자 지나고 계단 내려서니 지금부터는 널널 모드.
간간히 사람들이 보인다.
중간 큰 매실나무가 보이고 한팀이 매실 터느라 바쁘다. 북쪽이라 확실히 모든게 늦다. 살구나무도 보인다. 봄에 오면 매화꽃을 볼 수 있을것 같다.
우리도 작은 매실나무 털어봤는데 안 떨어진다. 나무천사는 매실 따 가자고 하고 여산은 빨리 내려가 밥 먹어야 한단다. 12시 지나면 식당에 장터같다고....

 
새카많던 산이슬 다리가 말톤 1년 쉬고 나니 뽀애졌다. 7부도 덥다고 걷어 부쳤다.

 
이정표. 이곳에서 진행하면 좀 더 긴 코스로 갈 수 있겠다...

 
하산길 황토집 앞의 큰 자두나무

 
솟대도 보이고...

 
마을에 내려서니 따라붙는 황구. 
 
2시간 채 안걸려 하산. 헌데도 아직 배가 안 고프다. 김밥 괜히 먹었다.
3시간 정도는 산행을 했어야 했는데....

2. 초계탕 먹기

 
닭 날개는 사람 수 대로 나오고 나머지 메뉴는 무한 리필

11:30 헌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다.
우리도 한갖진 자리를 잡고 말만 듣던 초계탕 맛보기.
닭냉채와 비슷한 맛인데 국물이 아주 시원했다. 전도 심심하니 먹을 수록 맛이 좋았다.
2인분에 27000원. 3~4인분 36000. 1인 추가시 9000원.

 
전 부치랴 계산 하랴 바쁘신 주인장. 카드계산 없을땐 그냥 바구니에 돈 내고 다녔다고...

국물김치도 맛이 있고 건데기 건져 먹으면 막국수도 말아 준다. 우린 고기 한번 리필 하고 국수 먹었는데 어찌나 많이 먹었는지 다들 당분간 닭고기 먹고 싶지 않단다. ㅎㅎ
12시가 넘으니 대기자까지 있다. 떼거지로 오는 손님들이 많아 놀랬다.
집은 물 위에 지어 아래는 양어장이고 이 물을 끌어 올려 옥상에서 물이 떨어지게 해 시원하였다.

3. 심학산 가기

심학산 찾아가는데 다들 배가 불러 세사람은 다 잠이 들었다. 기사만 쓸쓸히 (!) 운전을 했다.
심학산을 친구 블로그에서 여러번 본 지라 가자 우겨서 왔는데 돌곶이 마을로 가자고 하니 잠든 사이에 지나쳤단다. 그리고 꽃축제 끝난지가 언제인데 꽃이 남아 있겠냐고....

 
예수원교회 뒤의 등산로

예수원 교회는 등산객들을 위해 주일 오전 예배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주차장을 이용하라 씌여져 있다. 커피 자판기 등도 사용하라는 친절한 안내판. 교회가 이 정도는 되야 하는거 아니냐는 여산.
이곳은 배낭을 들고가면 안되고 물 한병 들고가는 산이라고 한다. ㅎㅎ
우리들도 물 한병 달랑 들고 뒷짐 지고 올라갔다.

 
이정표

 
나무의 조형물

 
심학산 정상 정자 바닥의 정상표지석?

 
정상에서 임진강을 배경으로...

 
정상 아래쪽의 정자에서

길은 정말 신작로처럼 넓었다. 헌데 여기저기 올라오는 길이 많아 보였다.
정상 정자에는 바람이 시워해 사람들이 앉아서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상 주변 여기 저기 쉴곳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정상 조망도 좋아 일몰이 좋은 날 이곳에 와서 사진 찍었다는 여산.

 
약천사

하산은 약천사로 하는데 대웅전은 산신각처럼 작고 지장전이 매우 큰 특이한 절이다. 거대한 금불은 역쉬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보살님께 여쭈니 지장보살을 모시는 절이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절 위치는 좋은데 불사가 좀 거창해 눈에 거슬린다.
이곳에서 예수원 교회가 빤히 보이는데 질러갈 수는 없나보다. 나무천사가 뛰어가 차 회수해 타고 이젠 다시 일산으로~

4. 고양 아람누리에서 음악회 보기

 

목간 갈 시간이 나지 않을것 같다. 여산네 집에 가 간단하게 씻고 땀나는 옷 갈아입고 전철타고 정발산역의 아름누리로 갔다.
오늘 공연은 고양시립 합창단 공연인지라 출연진만 250명. 그래서인지 로비에 사람들로 버글거린다.
공연 내용은 합창곡 두곡. 한곡은 국내 초연인 월튼의 대 서사시 <벨사자르의 축제>이고 한곡은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지휘자가 함신익씨.
작은 키에 카리스마가 넘치는것 같다.
그 많은 출연진이 나오고 소리도 아주 웅장했는데도 잠시 졸았다.

5. 오대산에서 저녁먹고 음악분수 보기

 

 

공연이 끝나니 7시40.
점심에 많이 먹어 배는 별로 안 고픈데 저녁도 부페란다. 식당 이름도 오대산. 졌다. ㅎㅎ
6천원 짜리 부페인데 정말 훌륭하다. 밖에 광장에서는 아카펠라 공연도 펼쳐지고 있다. 일산 정말 사람도 많고 넓고 별게 다 있는것 같다.
배가 안 고픈데도 맛있는걸 보니 들어가는거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미련하기도 하고...

저녁 먹고 호수공원에 분수보러 가는데 9시가 다 되 간다. 9시에 끝나는거 아니야?
다행히 하절기에는 8:30~9:30 까지라고 한다.
음악에 맞춰 (그것도 귀에 익은 친숙한 곡들만으로..) 분수가 나오는데 장관이다. 사람들도 더위 피할 겸 앞자리에는 돗자리 깔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산의 필수품은 돗자리인것 같다.
공원은 매우 넓고 사람도 많고 어둡다. 에너지 절약하면서 조명을 팍 줄여서란다.

분수 구경하고 여산 집 앞에 와 산이슬은 오빠네 집으로 여산이 태워다 주기로 했고 우리는 집으로~
수도권에서 드림팀이 만나니 귀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 너무 여기 저기 끌고 다닌것 같다. 병 나진 않았겠지?
산이슬은 오빠네서 하루 더 자고 화욜 귀가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