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8년

굼벵이 삼각산 개척산행기? (10/4)

산무수리 2008. 10. 4. 21:15
어쩌자고/최영미


날씨 한번 더럽게 좋구나
속 뒤집어놓는, 저기 저 감칠 햇빛
어쩌자고 봄이 오는가
사시사철 봄처럼 뜬 속인데
시궁창이라도 개울물 더 또렷이 졸 졸
겨우내 비껴가던 바람도
품속으로 꼬옥 파고드는데
어느 환장할 꽃이 피고 또 지려 하는가
죽 쒀서 개 줬다고
갈아엎자 들어서고
겹겹이 배반당한 이 땅
줄줄이 피멍든 가슴들에
무어 더러운 봄이 오려 하느냐
어쩌자고 봄이 또 온단 말이냐


만나는곳: 2008.10.4 (토) 13:00 독바위역
코스개관: 독바위역-향로봉우회-비봉옆-승가사통제소 (13:10~16:40)
날씨: 도로 여름이 온듯한 후덥지근한 오후

 

 

 

 

 

 

 

 

 

 

 

 

 

 



추석때 산행약속을 뒤늦게 지켜보려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없다. 둘이 단촐하게 가게 되었다.
겨울 독바위역에서 올라간 기억이 있는지라 지도도 없이 나섰다.
그때는 능선에 붙어 쪽두리봉을 가게 되었다. 오늘은 능선으로 붙지않고 계곡으로 붙어서 가려고 했다.

처음부터 왼쪽으로 붙었어야 했는데 우측으로 붙으니 능선길 이정표가 나온다. 그래도 오늘은 속지않고 계곡으로 붙었다. 그랬으면 갈림길에서 왼쪽 방향으로 틀었어야 했는데 웬지 하산길같은 느낌때문에 본능적으로 자꾸 우측 능선쪽으로 붙어버렸다.
어느덧 우리가 가려던 계곡도 멀어지고 계곡과 연결된 능선도 건너편이 되 버렸다.
더구나 우리가 올라간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다. 오늘도 우리는 개척산행을 하게 되나보다...
이 코스도 전엔 몇번 와 비교적 길을 꿰고 있었는데 입력된게 시효만료가 된것 같다. 다음에 다시 오면 덜 헤맬것 같다. 곧 다시한번 복습산행을 해야 할것 같다.

그나마 헤매고 올라가다보니 이 길로 하산하는 사람도 있는걸 보니 아주 잘못된 길은 아닌가보다. 그래도 이 길로 두번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
능선에 붙어 갔어야 할 길을 내려다보는 그 심정. 그나마 날도 덥고 해가 많이 남아있으니 천만다행이다.
이쪽 길 여기저기 돗자리 깔고 자는 사람들이 많다. 한여름도 아닌데 홈리스가 이리 많은건가?
그 의문은 좀 더 진행하고 나서 풀렸다.

향로봉 우회하고 비봉쪽으로 가는데 한 팀의 젊은오빠 넷이 코스에 대해 설왕설래.
1번-여기서 자다 불꽃놀이 보기, 2번-무교동으로 가기, 3번-바로 하산에 각자 집에 가기.....
옆에서 듣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딱히 일찍 집에 가 봐야 그렇고 무교동 가면 술 마실게 뻔하고 그렇다고 아직 몇시간이나 남은 불꽃놀이 보자고 산중턱에서 기다리는것도 못할 짓이고...

하긴 우리도 오늘 코스 막연하게 잡고 강두부가 오랫만에 산행을 하고 나도 몸조심 해야 겠기에 짧게 하려고만 마음 먹었다. 오랫만인데다 체중까지 늘었다고 강두부 오르막에서는 3분 가고 2분 쉬고의 모드로 개척산행 할때는 온몸, 오르막에서는 굼벵이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나마 중간 코스는 계획대로 안 되었지만 처음과 끝은 계획대로 했다.
비봉에 가까워지니 단체팀인지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졌다. 그나마 개척산행때는 사람 없어 좋더만.. ㅎㅎ

비봉 옆 능선도 역시나 사람이 없어 한갖져 좋았다.
해 훤할때 하산하고보니 바로 버스 정류장.
버스타고 경복궁역으로 나오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서울촌사람이 아니고 도민인가보다.
계속 상명대가 여기 있었냐고 신기해 하고 당연한 일들을 신기해 하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했다.
그러더니 이 버스 경복궁역 가냐고...

저녁 먹기엔 시간이 너무 일러 전철 타고 집으로~
중앙공원에는 안양시민축제라고 음주가무에 주지육림으로 버글거린다~
누굴 위한 축제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