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를 자르면 날개가 돋을지’ -정희성(1945~ )
손에서 일을 놓았다
나도 이제 이 지상에서 발을 떼고 싶다
샤갈이 그 아내와 함께 하늘로 떠오르듯
중력을 버리고 이 병든 도시로부터 가벼이
사는 동안 꼬리가 너무 길어졌다
꼬리가 끌고 온 무거운 길을 돌아보며
이쯤에서 나도 길을 내려놓고 싶다
돌아가는 길을 지워버리고
길섶에 핀 풀꽃과 인간들의 거처를 지나온
이 보잘것없는
흉측한 짐승 같은 삶의 꼬리가 밟히기 전에
꼬리를 자르면 길이 사라질까
꼬리를 자르면 날개가 돋을까
영혼이 깃털처럼 가벼워질까
막다른 길에서 당신의 잘린 꼬리를 주웠습니다. 이제 나의 꼬리가 길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 뒤, 정년의 어느 마디에선 나도 당신처럼 날아오르겠지요. 눈앞의 모든 길을 지운 채 내 몸 또한 중력의 속박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또 나의 긴 꼬리를 줍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 아주 오랜 세월 뒤엔 우리 거짓말처럼 몸을 바꿀 수도 있겠지요. <신용목·시인>
만나는곳: 2009.1.28 (수) 10:15 범계역 3번 출구
코스개관: 병목안-병탑-88약수터-태을봉-주능선-태양쉼터-2전망대-1만남의 광장 회귀 (10:45~ 14:15)
날씨: 날이 많이 풀렸다. 그래도 계곡쪽에는 눈이 많아 산행이 조심스러웠다.
산딸나무 부부와 함께 하는 세번째 산행.
산딸나무가 궁금해 하던 수리산 출렁다리를 보기로 했다.
범계역에서 만나자고 하니 전철타고 수리산역에서 시작하는 줄 알고 전철역 의자에 기다리고 있는 칭구.
산에 가자 청했는데 답장도 없던 쫀누나까지 나타나 더 좋았다.
산딸나무와 쫀누나는 중학 동창. 역쉬나 동생들도 절친한 친구사이였다고...
10번 버스타고 병목안3거리 하차.
굿당 지나는데 굿이 한창이다. (하산시까지도 굿을 하고 있어 구경 해도 되냐고 하니 부정 타 안된다고...)
오르막부터 눈이 많이 남아있어 조심스럽다. 계곡쪽 응달은 눈이 하나도 녹지 않은것 같다.
오르막이라 아이젠 없이 진행. 스틱 4개라 하나씩 나누어 들고 올라가는데 역시니 능선까지 올라붙는 길은 늘 힘들다.
88약수물 먹고 기운 좀 차리려고 한모금씩 마시는데 의외로 물맛이 좋았다. 한 바가지씩 먹고 능선을 마저 올라갔다.
고구마와 배를 먹고 잠시 쉬었다.
이번엔 커피, 과일, 떡 등 싸 가지고 온 산딸나무 부부. 배낭도 각 1개씩....
수리산 정상에 서니 사방 조망이 트인다. 사진 한장찍고 하산하는길은 염려와는 달리 눈이 다 녹았다.
안 그래도 급경사 먼지나는 길인데 눈이라도 없으니 훨씬 낫다.
마음 같아서는 슬기봉, 수암봉까지 가고 싶었지만 점심도 안 싸왔고 산행을 짧게 해 달라는 선배님의 오더가 떨어진지라 중간 즈음에 산림욕장 코스로 하산하기로...
하산 전 커피와 맛있는 쑥찰떡을 먹었다.
하산길 군데군데 눈때문에 설설 기는 코스에 아이젠을 꼈다 뺐다...
그것 조차도 재미있다는 산딸나무.
아이젠을 세번 정도 꼈다 뺐다 반복.
산길에 바위가 없어서 아이젠을 해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코스다.
초보에게 아주 좋은것 같다.
전망대는 2 전망대가 역시 짱이다~
정자, 나무테크, 그리고 시원한 조망.
한참 놀다 출렁다리를 향해 가자~
궁금하던 출렁다리 지나고 나무데크 계단길 지나 마지막 다리를 건너니 어느덧 산행 종점.
오늘 코스를 너무 짧게 잡은것 같긴 하지만 벌써 산딸나무와 산행이 세번째.
하산해 고향보리밥에서 보리밥과 팥칼국수로 늦은 점심.
선배님 왈, 산에서는 날 사부로 모신단다.
황송타....
자주는 못하겠지만 월 1회 정도는 함께 산행을 하자 했다.
기축년 신년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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