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당나귀 산악회 청계산 가기 (1/18)

산무수리 2009. 1. 21. 15:07

‘구두 수선소를 기리는 노래’ - 정현종(1939∼ )


거리에 여기저기 있는

구두 수선소,

거기 앉아 있는 사람은 한결같이

평화롭다.

마음은 넘친다―

바라보아도 좋고

앉아 있어도 좋다.

작아서 그럴 것이다.

낮아서 그럴 것이다.

그것보다 더한 성소(聖所)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비로소

제자리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감사합니다.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한때는 초라한 이력을 들고 길을 잃었습니다. 한때는 급여명세서가 나의 이력이 되었습니다. 내 몸의 가장 아래에 쓰인 나의 이력. 거기 닳아빠진 문서를 읽기 위해, 오늘은 구두 수선소를 찾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몸이라는 물컹한 슬픔을 위해 해진 바닥의 성소! 내가 일어섰던 곳은 모두 구두 위였습니다. 아무리 뛰어도 구두 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위에서 고향을 만납니다. 무덤처럼 아늑합니다. <신용목·시인>

 

 

만나는곳: 2009.1.18 (일) 9:00 범계역 버스정류장

코스개관: 원터골 (9:30)-하오현 성당-국사봉-이수봉-절고개-망경대-이수매봉-매바위-옛골 정토사 (14:30)

날씨: 비나 눈이 내린다고 했는데 아무것도 오지 않았고 시계는 좀 흐린편. 날씨는 비교적 푸근했다.

산행멤버: 당나귀 산악회 13+게스트 1 (14명)

 

1월 신년산행은 지리산 종주때문에 부득이 불참. 지난번 산행은 경기대에서 시작해 이곳 원터골 바라산까지만 진행을 했다고 한다. 범계역에서 몇몇이 만나고 아슬아슬하게 동탄에서 온 성사장까지 무사히 303 버스타고 인덕원에서는 회장님 타고 원터골에 내리니 박형 부부가 진즉부터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작가님 삼총사는 진즉부터 올라가고 계시다고...

지난번 회장님이 지독한 감기로 고생하셨다는데 오늘은 박형 컨디션이 영 난조인가보다.

큰 일 치룬 산매니아는 얼굴도, 몸도 정말이 홀쭉해 졌다. 그리고 안 피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니 다들 마음 아파 어쩔 줄 모른다.

헌데 누구 염장 지르나 부회장 부부는 오늘도 커플룩이다.

버스정류장에서 짐 무겁다고 이총무 칡즙 한개씩 나누어 준다. 목도 마르고 해 시작도 하기 전 마셔 버렸다.

 

 

하오현 성당을 지나....

 

성당 정문을 통과하니 뒤 산길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안부까지는 아주 완만한 코스. 나도 이 길은 초행인데 제법 괜찮다.

안부에 올라서 다들 한 껍데기씩 벗는다.

이 코스는 산행대회 비스므리한 걸 많이 했는지 여기저기 표지기가 아닌 리본이 달려있다.

간간히 가족팀이 산보모드로 올라가고 있고 등산객 한팀도 곧 우리가 추월.

역쉬 산행은 당나귀가 쎄다.

내가 주관하지 않고 쫓아가는 산행은 역시나 부담이 없고 즐겁다.

 

안부에서...

 

반대로만 다니다 국사봉을 역으로 올려치니 역쉬나 만만하지 않았다. 간신히 올라가니 강사장님, 이작가님, 박사장님이 계시다. 박사장님은 근 1년만인것 같다. 산에서 어깨를 다쳐 산행을 못했는데 이제 80%는 회복 되셨다고... 그래도 얼굴은 여전하시다.

이곳에서 출석부를 찍는데 오늘 이작가님 컨디션 난조이신가 보다. 찍지 않고 찍히시네?

 

국사봉에서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국사봉이 그중 호젓한 봉우리였는데 오늘은 이곳도 시장터다. 이수봉부터는 더 할텐데..

언제 청계산이 이리 유명해 졌을까?

곧 이수봉. 이곳에서도 사진 찍고. 동안총무는 여기 처음이라고 정상석을 쓰다듬고 아주 웃기지도 않는다.

 

 

이수봉에서...

 

이수봉 지나 절고개 지나 석기봉 근처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헬기장 옆 숲 공터에 준비한 플라이를 옆으로 치니 바람도 불지 않고 아주 좋다.

그 와중에 관계자와 연락하느라 지체한 성사장을 버리고 왔나보다. ㅎㅎ

겨우겨우 만나 점심을 먹으니 14명이나 된다.

 

 

즐건 점심시간

 

부회장표 캔터키 닭도리탕, 박형네 김치찌개, 동안총무표 라면까지....

거기에 이총무네 더덕주와 포도주. 다들 먹고 마시고 웃느라 정신이 없다.

일생에 웃는 시간이 얼마 안 된다며 이렇게 부담없이 만나 산행하고 서로 먹이겠다고 무겁게 싸지고 오는 그 마음이 정말 고맙다.

나같은 백성은 밥만 달랑 들고가면 행복 시작이다.

차일까지 치고 먹는 우리팀을 보고 다들 웃는다.

밥 잘 먹고 커피까지 타 마시고 다시 출발~

 

망경대를 넘어서...

 

망경대 넘어가는 길은 눈과 진흙길의 한세트.

넘어질뻔 하며 흰장갑이 새카맣게 되고 망경대 넘어서니 겨우 눈길에서 벗어났다. 휴....

이쪽에서 매봉으로 가니 영 길이 낯설다.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산악마라톤까지 하는지 번호표 달고 뛰는 사람도 보인다.

 

 

 

 

매봉에서

 

매봉에서 출석부 찍고 전에 없었던것 같은 나무계단길. 그 덕분에 정체는 없다.

매바위에서 커플 사진까지 찍고 다시 진행.

 

박형부부

 

커플룩 자랑하는 이회장님 부부

 

이분들은 삼각관계. 이반?

 

 

 

나무데크에서 마지막 간식먹기...

 

매봉도 지나고 나무데크로 쉬기 좋게 해 놓았다. 이곳에서 참치사면 껴주는(!) 딸기가 아닌 동안총무표 딸기로 마무리.

이젠 옛골을 향해 출발.

옛골로 내려서는 길은 정말 순하고 좋았다.

 

정토사

 

정토사 뒤로 하산하니 2시반.

시간상 인릉산을 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그냥 하산하는 모드인것 같다.

옛골에서 토성집에 들어가니 기다려야 한다고 해 그 앞 해장국집에서 수육과 곱창으로 마무리.

저녁을 먹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비교적 가볍게 먹었다.

지난번 신년산행에서는 큰 일 무사히 치루었다고 산매니아가 쏘는 바람이 쏠 기회를 놓친 동안총무가 오늘은 쐈다.

버스타고 나와 양재동 꽃시장에서 하차.

회장님은 면목동으로 우리들은 각자 버스로 안양으로~

 

당나귀 산악회 사상 이렇게 빨리 끝난 적도 없고 1차에서 끝난적도 드문것 같다.

올 한해도 잘 부탁 드립니다~

 

부록- 이작가님이 뒤늦게 작품활동 하신 동영상 즐감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