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살꾼 소나무’ - 장석남(1965~ )
오후나 되어야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서편 산 아래 길가의 작은 소나무 한 그루는 참 익살스럽기도 하지
가지 사이에 날려온 비닐을 달고는 비닐 속에다 대견한 듯 제 저녁의 모습 일부를 비춰보고 있으니
발가락 열 개를 활짝 벌리고 발가락 사이에 바람을 쏘이는 표정으로
저런 익살이라면 만년 붙박이 큰 바위도 웃겠다. 날아온 비닐을 손거울처럼 비춰보는 소나무가 대수랴. 애초에 나무가 뿌리를 가지런히 하는 소리를 듣는 시인이었기에. 그렇대도 발가락 사이에 바람을 쐬는 표정으로 제 모습을 대견한 듯 바라보는 소나무라니! 틀림없이, 악성 무좀에 걸린 낙천적인 사십대 영세 자영업자 소나무일 게다! 일 없는 오후의 볕 아래 저렇게 무좀 발을 말리면 그 표정이 저절로 익살이겠다. 어찌 보면 시 쓰는 일도 영세 자영업에 속하리니, 아무래도 소나무와 시인과 나는 같은 질환을 가진 듯하다. 단 곶감을 하나씩 꺼내먹듯 시인의 시를 읽는다. <신용목·시인>
안내산헹에서 가는 가리왕산을 신청했다. 둘이...
5시에 일어나 밥 하고 도시락싸고 물 끓이고 다 해 출발하는데 눈이 내린다.
범계역 가는데 눈이 펑펑내린다. 10분도 안되었는데 눈을 다 맞았다.
이래가지고 어딜 가냐고 태클 들어온다. 가 보기나 하자고 했는데도 결국 전화로 취소.
나온김에 모락산 가자는데 이 새벽에 내키지 않아 도로 집에 오는데 참 허무했다.
고집피우고 혼자라도 갈까 생각은 했는데 뒷감당은 자신이 없다.
집에 와 도로 잤다.
느지막히 일어났는데 눈이 그쳐 있었다. 에이 짱나...
어딜갈까 고민하는데 혼자 못가게 하는게 작전인가보다.
모락산에 갔다.
눈에 덮힌 길은 차선도 없고 도로의 턱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빨리 달릴 수 없는 차들은 서행을 하고 사람들 대부분은 미끄러질까 천천히 걷고..
느리게 사는 삶도 나쁘지 않았고 평화로워 보였다.
막상 산에 가 보니 몇년 전 눈보다 많이 온 눈이 아니라 더 억울했다.
나중에 보니 안내산행에서는 가리왕산을 무사히 잘 다녀왔다. 엉엉...
정상에서 내려오다 무릎을 찧어 멍이 들었다.
하산해 내려오다 남푠은 테니스장으로 난 집으로~
한림대병원에서 아버지 간병중인 여산 불러 점심 먹고 갔다.
도치는 내일이 생일이라고 파리하러 나갔다.
새벽에나 들어온다고 기다리지 말고 전화도 하지 말라고....
혼자 영화 두편 때리고 퀼트 가방 꿰매기.
심란할땐 역시 바느질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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