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산딸나무 삼각산 점찍기 (2/22)

산무수리 2009. 2. 24. 01:16

‘선인장의 편지 2-가시’ - 홍은택(1958~ )

둥글게 살아야 해!

힘줄을 팽팽하게 안으로 당긴다

질긴 생각 몇 가닥 목숨껏 움키다

놓치다 반작용의 탄력으로

튀어나간다 진초록 갑옷을

화살촉으로 뚫고나가다 부러진 생각, 생각들

부러진 단층 틈으로 쓸개즙이 돋는다

붉은 사막의 암벽 그늘 아래로 당신

내게 목 축이러 올 테냐고 묻고 싶었지만


‘사랑의 시’가 틀림없다. “둥글게” 사는 것은 제도 안에서 사는 것이다. 1부1처 제도다. 사랑은 그러나 저절로 오는 것.

시적 주체는 ‘제도’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힘줄을 팽팽하게 안으로 당긴다”). 제도를 벗어나려는 힘 또한 만만치 않다. “화살촉”은 제도를 벗어나려는 것에 대한 알레고리. 선인장의 “진초록 갑옷”을 “뚫고 나가”려고 한다. 이기는 것은 그러나 ‘진초록 갑옷’. 큐피드 화살은 진초록 갑옷을 간신히 뚫었을 뿐이다. “가시”로 존재할 뿐이다. 흔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흔적으로 존재하는 사랑도 사랑이다. <박찬일·시인>


  

만나는곳: 2008.2.22 (일) 9:30 범계역

코스개관: 육모정 통제소-영봉-하루재-백운2 매표소 (11:10~14:40)

날씨: 비가 곧 내릴것 같던 날씨. 비는 다행히 내리지 않았지만 조망은 꽝

 

 

 

 

 

 

 

 

 

 

 

 

 

 

 

 

 

 

 

 

 

집 근교산은 두루 섭렵(!) 한 산딸나무 패밀리.

모처럼 삼각산 가기로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인가보다. 비가 올듯한 날씨...

우째야 하나...

밥은 내가 채금지기로 했고 산딸나무는 간식 담당.

 

범계역에서 만나 전철타고 수유역 가 버스타고 우이동 하차.

1차 목표는 영봉, 2차 목표는 위문, 3차는? 당근 백운봉.

여기만해도 북쪽이고 산이어서인지 잔설이 제법 남아있다. 아이젠을 가져오긴 했지만 조금 조심하면 되니까...

 

헌데 지난번까지 잘 오던 선배님께서 오늘은 컨디션이 빵점인것 같다.

오르막에 그야말로 굼뱅이 모드. 초장이라 그렇겠지 나아지겠지...

지난번 태백산 가면서 스틱 한쌍씩 장만했는데 이젠 장비 도움도 받으니 잘 가겠지?

헌데 웬걸? 간식 먹을때만 씩씩한걸?

조금 올라가 조망을 보는데 앞 상장능선은 보이는데 도봉산은 보이지 않는다.

조망이 좋으면 더 좋을텐데 아쉽기만 하다.

 

영봉 가는길 쇠난간 잡고 가는 구간은 염려한대로 눈이 쌓여있고 제법 미끄럽다.

우린 잘 올라왔는데 문제는 선배님은 왼쪽 어깨 통증으로 영 올라오질 못한다.

올라오다 젊은언니 보다못해 금 밖으로 치고 올라온다.

다시 내려갔다 2차 시기에서 겨우겨우 올라왔다.

휴~ 이래가지고 백운봉은 커녕 위문도 힘들것 같네....

 

일단 영봉 찍는데 단체 팀들 시산제를 지냈는지 정말 시끄럽다.

내가 떠들땐 모르겠는데 넘들 떠드는건 왜 듣기 싫을까?

근처에 앉아 밥 먹고 커피도 타 마시고 후식까지 먹고 내려오는길.

눈은 별로 없지만 습기가 많은 바위는 역시나 조심스럽다.

산딸나무는 의외로 바위에 강한데 선배님은 겁이 많은 편.

하루재에서 하산 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집채만한 배낭을 지고 하산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아마도 야영하고 바위 하려다 바위가 젖어 하산하는것 같다.

도선사로 하산하긴 아쉬워 백운 2매표소로 하산.

저녁 먹기엔 시간이 너무 일러 집으로~

3시간 차 타고 와 산행시간이 3시간도 채 못하니 어제 오늘은 웰빙으로 살아야 하는 주인것 같다.

 

선배님께 모시고 갈 때만 산에 가시지 말고 자습도 좀 하시면 안될까요?

헌데 그냥 웃기만 하시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