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들은 다 어디로 갔나’-이동재(1965~ )
저 물오른 무논을 갈아엎고
싱싱한 대지를 뒤엎던
고삐 풀린 소들은 어디로 갔나
해마다 봄이면
겨우내 여물 씹던 외양간을 박차고 나와
하루 종일 쟁기질을 하던
한국의 그 황소들은 다 어디로 갔나
겨우내 이불 속에서
여인네의 젖가슴을 주무르던 두 손으로
그 쟁기 힘차게 부여잡고
한 해를 호령하던
그 당당하던 한국의 사내들은
또 어디로 갔나
다 어디로 가버렸나
그 소는 지금 야위어가지. 짚으로 지붕을 인 외양간은 좁고, 바다를 건너온 바람이 서까래를 흔들지. 모가지에 단 워낭소리만 뚜벅뚜벅 걸어나가 버려진 논밭 가슴마냥 쟁기질하네. 그 사내는 지금 시들어가지. 원앙금침 다 헤집던 구들은 식고, 숟가락에 비친 얼굴은 늘 뒤집어졌지. 고지서 독촉의 붉은 글씨가 대문에 꽂혀 있고, 내쉬는 한숨 바람마냥 덜컹거리네. <신용목·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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