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영등산악회 3월 남장대지 능선을 걷다 (삼각산, 3/21)

산무수리 2009. 3. 23. 23:09

‘타고난 사랑’- 전동균(1962~ )


2006년 10월 21일 12시 44분,

토지문화관 앞 회촌 종점을 막 출발한 버스가 야트막한 고갯길을 굽어 돌다가 갑자기 끼익, 급정거를 하고는 꼼짝을 않고 한참이나 서 있습니다

산뱀이 길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며


도대체 저 사랑은 어디서 온 것일까? 지구를 돌게 하는 것은 팽이채가 아니다. 지구의 심연에 웅크린 뜨거운 사랑을 안다. 그 사랑의 한 점으로 난 사람을 안다. 그가 고갯길을 굽어 돌 때 한 호흡. 끼익, 그 자리에 멈춰 설 때 또 한 호흡. 산뱀이 길을 지나가는 모양으로 지구가 한 눈금을 옮긴다. 지구를 돌게 하는 것은 속도가 아니다. 이를테면 2006년 10월 21일 12시 44분에는, 어느 계곡을 굽이치던 물살도 공중을 날던 새떼도 비단포처럼 쏟아지던 햇살도 잠시, 멈춘 듯 그 자리 박혔으리니. 나누고 섬기고 아끼는 그 순간, 스르르르 지구가 도는 소리가 들린다. <신용목·시인>

 

  

1. 모이는곳: 2009.3.21 (토) 13:30 구파발 전철역 1번 출고

2. 코스개관: 산성매표소 (14:20)-행궁지-남장대지-대남문-구기동 (17:50)

3. 멤버: 9명 (1명은 조퇴)

4. 날씨: 덥게 느껴진 나른한 봄날

 

신학년도 첫산행을 하는 날. 회장 임기는 1년이지만 작년 9월부터 회장님을 맡은지라 그리고 별 대안이 없어 그냥 회장, 총무 마음대로 연임하기로 하고 3월 첫 산행을 실시하는날. 박샘은 산악회 홍보대사를 자처하며 첫 산행이라고 힘들지 않은 코스로 가자 주문.

허나 기대와는 달리 새 멤버라고는 도움실 조교밖에 참석을 하지 않았다.

그나마 베스트 드레서인 최샘마저 학부모가 방문하는 바람에 부득디 불참. 전근 간 나샘도 온다고 해서 시간에 맞추느라 부랴부랴 출발했는데도 결국 또 늦었다.

거의 2시 다 되어 구파발에서 만나 버스를 타고 산성매표소에 도착하니 2시가 훨씬 넘은 시간.

 

토요일 오후인지라 하산하는 사람들과 뒤섞여 꽤 복잡하자. 계곡에는 며칠 내린 눈 덕분에 물이 제법 많이 흐른다.

이샘은 오늘 오마니 생신 모임을 하기로 했는데 깜박하고 와 올라가다 살며시 사라졌다.

꿈나무 김샘은 운동화 신고 씩씩하게 아주 잘가고 엄살과는 달리 회장님도 처지지 않는다.

후미에서 고천사가 왜 이리 빡세게 가냐고 얼굴 벌게져 올라오는데 정말이지 처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산행 출발시간도 조금 늦은지라 자연 발걸음이 빨라졌다.

더구나 사람도 많은지라 쉴 맘도 나지 않고...

 

 

중성문에서

 

 

중성문 지나 용흥사지 앞에서

 

중성문 지나 잠시 쉬면서 사과 먹고 행궁지로 접어드니 비로소 조용하다.

잠시 앉아 궁궐에 살던 시절(!)을 회상하고 물도 마시고 입산주도 마시고 출석부도 찍고 다시 출발.

이곳에서 남장대지 올라가는 길은 역시나 호젓하다.

고천사 하도 힘들어하니 맨몸으로 온 판수샘이 고천사 배낭을 대신 지고 올라왔다.

올라갈 수록 조망도 좋아진다. 능선에 올라서니 의상능선도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삼각산 세 봉우리가 눈에 가득하다.

동장대지와 산성주능선도 눈에 들어어고 대성문, 대남문도 보인다.

 

 

행궁지에서

 

 

 

 

 

 

 

 

 

남장대지 능선에서

 

대남문에서

 

 

 

문수사에서 

 

올라오느라 바빠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능선에 올라와 겨우 몇장 찍었다.

대남문이다. 문수사 지나 하산하는데 화장실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자연분해가 되지 않아서라는 과학 전공자 라샘의 말씀.

그럼 인수분해 하면 되지? 다들 웃고 말았다.

 

꽃보다 남자?

 

구기동으로 하산하는 길은 사실 돌계단이 대부분이고 좋은 길은 아니다. 오를때 나르던 판수샘도 하산길은 역시나 힘든가보다.

작년 10월에 오고 두번째 산에 오니 힘도 드시겠지....

입산때부터 하산해 뭘 먹냐 궁금해 하는 판수샘.

짧지 않은 코스를 4시간 채 걸리지 않고 구기동으로 하산 완료.

 

조금 걸어내려와 할머니집에서 두부로 조촐한 하산주.

남학생은 대부분 주립대 모범생 수준인지라 그리고 남녀 4:4 인지라 화기애애한 뒷풀이.

낮에 감기기운이 있어 감기약을 먹은데다 막걸리 한잔을 먹었더니 무쟈게 어지럽다.

잠시 마루에 누워있으니 주인이 걱정되 쫓아온다. ㅎㅎ

제정신 차리고 계산 잘 하고 오늘 산행을 마감.

4월엔 가까운 관악산에 가자는 청탁.

어디로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