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 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 번 새 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1. 모이는곳; 2009.3.22 (일) 8:40 이촌역 (국수행 전철승강장)
2. 코스개관: 운길산역 (9:50)-수종사-운길산-새재고개-적갑산-철문봉-예봉산-벚나무쉼터-율리봉-율리고개-팔당역 (16:50)
3. 멤버: 온몸산악회 4명
4. 날씨: 비 내린 후 촉촉한 봄날.
모처럼 온몸산악회 산행을 한 날. 쫀누나 박과일 둘다 운길-예봉산이 초행이라고 해 한번은 같이 가야지 싶었다.
중학동창인 진순에게 혹시나 해 산에 가자 연락을 하니 온다는 문자. 헌데 한참만에 전화.
어디 있는 산이냐고....ㅎㅎ
이촌역 환승시간에 맞춰 만나기로 하고 평촌에서 쫀누나와 만나 함께 가는데 너무 서둘렀는지 20여분 일찍 도착.
4호선 대합실에서 놀며 떡 하나 먹고 올라가니 진순이도 진작 도착해 있고 박과일도 시간에 맞춰 도착해 8:50 차 승차.
자리는 2/3가 찬 상태. 마주보는 자리에 무사히 승차.
졸업 후 잠깐씩만 만나다 둘이 전철에 앉아서가니 공백기간 이야기 나누기가 너무 좋다.
팔당에서 반쯤 내리고 운길산역에서도 내리고 국수역까지 가는 사람도 조금 남았고...
1시간 걸려 운길산역에서 내려 사진 한장 찍고 출발.
운길산역에서
곳곳에 새겨놓은 시
2월에 동기회 산행시 가던 길로 가다 수종사가 초행인 박과일 진순이를 위해 수종사에 들렸다.
응진전, 대웅전에서는 사시맞이 기도가 진행중이고 아침인데도 찻집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탐구심 강한 쫀누나, 박과일 덕분에 약사전, 응진전도 둘러보고 은행나무도 보고 절상봉으로 출발.
수종사에서
절상봉 바로 아래 고사목을 배경으로
절상봉 가는길 제법 급경사인데 진순이는 숨소리도 내지않고 잘 쫓아온다.
모처럼 산행한다는 쫀누나, 박과일은 오르막에 조금 힘들어하긴 했지만 그래도 산행 구력이 긴지라 속도는 별로 느리지 않다.
절상봉에 오르니 벌써 배가 고픈 무수리. 말톤 후유증인지 속이 헛헛한 건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
고구마 과일 넘보다 2배를 먹고 허기를 면하고 다시 출발.
운길산 정상
절상봉 찍고 운길산 정상에 가니 역시나 사람이 버글거려 있을 수가 없다. 빨리 내려서기로 했다.
정상에서 나무계단 내려서면 나오는 난코스
정상 나무계단이 너무 좁다고 불평하는 박과일.
그런 소리 하지도 마셔, 계단 없을땐 다니기 얼마나 불편했는데...
계단 아래 내려서는 길이 물기가 많이 남아있어 조심스럽다. 이곳을 내려서자 마다 우측으로 꺾어져야 했는데 잠시 헤맸다.
장난도 치고....
시 감상도 하고....
운길산 정상을 내려서니 비로서 사람도 팍 줄고 산길도 조용하다.
어디까지가 운길산인지 궁금해 하는 박과일.
한참 더 가야 하거든?
새재고개까지 가서 점심을 먹기엔 시간이 너무 늦을것 같다. 가는길 바람도 불지않고 호젓한 자리가 비어있어 우리도 전을 펴고 밥, 김밥, 떡, 복분자차 등으로 배 불러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먹었다.
난 뿌듯해 참 좋았다. ㅎㅎ
방 빼기도 전에 한 부부가 대기하고 있어 자리를 비어주고 다시 출발.
새재고개 직전 생강나무를 배경으로-오늘은 꽃보다 여자?
셋 다 오늘 산이 초행인데다 비가 내린 후라 길도 촉촉해 먼지도 나지않고 길도 험하지도 않고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려 너무 좋다고 한다. 특히나 진순이는 남푠과 같이 가면 너무 자주 쉬어 땀이 나질 않는데 오늘은 땀 난서 좋단다.
그려? 꽈가 비슷한걸? 종종 불러야 겠는걸?
예봉산을 향해 가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야구 이겼으니 걱정말고 천천히 가시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ㅎㅎ
포토라인에서
적갑산 정상석
커피도 마시고...
예봉산 자락에 붙으니 산의 느낌이 또 다른것 같다고.. 운길산보다 예봉산 흙이 더 까만것 같다.
산이 연이어 있는데도 산 이름이 바뀌면 식생도 조금씩 달라지고 참 희한하다 싶다.
어찌 자기 이름을 알고....
활공장에서
활공장에서 팔당을 내려다보니 또 장난기가 발동.
디카 나무기둥에 올려놓고 타이머로 셀카 찍으며 뛰어 오르기~
자력으로 뛸 수 없어 스틱을 의지하니 그나마 발이 떨어진다.
예봉산에서
예봉산은 나타날듯 나타날듯 보이지 않는다. 철문봉 지나고 드디어 예봉산.
예봉산 정상에서도 쫀누나 모델삼아 뛰는 사진을 찍는데 제대로 되질 않는다.
한 아자씨 그렇게 찍으면 안되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 연사로 찍어야 한다고...
연사가 안되거든요?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찍으니 자꾸 사진 밖으로 뛰쳐 나가는 쫀누나. ㅎㅎ
헌데 그 아자씨 배낭에서 나오는 겁나는 카메라. 거의 박작가 카메라 만한가보다.
깨갱하고 우리들은 도망치듯 벚나무쉼터방향으로 하산.
막상 벚나무 쉼터에서 이정표를 보니 율리봉이 300m 만 올라가면 되나보다. 예빈산까지는 못가더라도 오늘은 나도 처음 가는 길을 가고 싶다고 우겨 율리봉찍고 하산하기로 했다.
율리봉 올라가는 길은 거리는 짧지만 까끄막이 제법 빡세다.
막상 정상은 심심했지만 벚나무쉼터 계곡길 하산로보다는 이쪽 능선길 하산로가 훨씬 순하고 어여쁘다.
율리봉 지나서. 오늘 새모델이 많이 출연해야 한다고 우기는 바람에...
예빈산 갈림길 (율리고개)
율리고개에서 예빈산 정상까지는 800m 정도. 헌데 갈수록 팔당역은 멀어져 간다.
오늘은 여기서 하산하기로 했고 다음에 오면 예봉산, 예빈산만 와도 좋을것 같다는 중론.
언제 또 오는데?
산에 진달래가 많아 2주 후 쯤 되면 진달래가 만개할것 같다. 헌데 그때는 사람도 무쟈게 많을걸?
그나마 오늘은 새벽에 내린 비로 사람이 적은것 같은걸?
율리고개 찍고 하산하는 길. 한참 내려오다 보니 벚나무쉼터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아래로 내려올 수록 초록이 점점 진해지고 생강나무도 많이 피어있다. 계곡도 오늘은 물이 제법 많이 흐른다.
초록의 향연
계곡 끝나고 마을에 내려서니 전에 공사하던 곳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나무데크도 깔아 놓았고 화장실도 새로 지어놓았고 운동기구까지 만들어 놓았다.
점심과 간식을 너무 잘 먹어 저녁 생각이 없다. 일단 팔당역으로 가기로 했다.
마을 담장안에 활짝 핀 매화
팔당역에서
오늘 산행 딱 7시간.
화장실 다녀오니 전철 올 시간인가보다. 사람들이 나간다. 우리도 부랴부랴 나가 5시 차를 타고 이촌에서 환승.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에 마음맞는 동갑내기 넷이 즐거운 산행을 했다.
다음에 또 봅시당~
다음 산에 가면 꽃이 만개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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