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09년 일기

장수 프로젝트 그 첫날-전주 찍고 장수로..(5/1~4)

산무수리 2009. 5. 8. 22:06

봄’-나태주(1945~ )

딸기밭 비닐하우스 안에서

애기 울음소리 들린다

응애 응애 응애

애기는 보이지 않고

새빨갛게 익은 딸기들만

따스한 햇볕에

배꼽을 내놓고 놀고 있다



응애 응애 응애

애기 울음소리

다시 들리기 시작한다.


빨랫줄 펄럭이는 기저귀. 기저귀 사이 터져 나오는 갓난애 새하얀 울음소리. 어린 누나 등에 질끈 업힌 아기. 앞장서 엄마랑 마트에 가는 쌍둥이 유모차. 환하고 따스하게 약동하는 봄 햇살. 시골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시인 초록빛 자전거 타고 학교 가시는 길. 듣고 또 듣고픈 애기 울음소리 오늘은 딸기한테 듣네요. <이경철·문학평론가>

 

 

여행기간: 2009.5.1~4

5.1 (금)-출발 전주 경유 산이슬 태우고 장수로(1박)

5.2 (토)-부처님 오신날. 봉화산-속금산 산행 (2박)

5.3 (일)-장수팔공산-임실성수산 (3박)

5.4 (월)-산청황매산-함양 산이슬 보내고 귀경

 

5월 연휴를 맞아 작년 장수에 다녀오면 봉화산 철쭉 시기에 맞춰 다시 간다고 예약(!)을 했다.

드림팀 중 나무천사 이번에도 못간다 버텨 드림팀 3명과 푸르름팀 3명이 장수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와 여산 둘 다 일찍 출발 가능해 11시 대림역에서 만났다. 장수에 너무 일찍 도착하는것도 그래 가는길 임실의 산 하나 하고 가려는 야무진 계획을 세웠었다. 그래서 산이슬과 2시반 전주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오늘이 근로자의 날이라 노는 사람도 많지만 대부분 일찍 길을 떠났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길로 나서니 주말 수준이 아닌 명절 수준의 길막힘. 언제 도착할지 정말이지 기약이 없다.

산이슬 출발 하지 않았으면 천천히 오라 연락해 보니 이미 차 타고 오는 중이라고....

신갈까지 거의 주차장 수준의 길을 내내 운전한 여산. 점심은 당근 먹지 못해 간식으로 사 가지고 온 샌드위치, 커피 등으로 점심을 때워야 했다.

산이슬은 아미 도착을 했다고 한다. 마침 전주는 영화제 기간이라는 푸르름의 정보. 시간 되면 영화를 보던지 관광을 알아서 하라 했다.

휴게소에서 기름만 넣고 부지런히 갔는데도 전주 객사에서 기다리고 있는 산이슬을 만난 시간이 17:00.

이미 오늘 산행은 물 건너 갔기에 온 김에 전주라도 둘러보고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전주는 영화제 뿐이 아니라 내일부터는 한지축제를 한다고 경기전 근처도 축제 준비로 바쁜 모습이다.

근처 공영주차장에 자리가 있어 무사히 차를 대고 관광 시작.

 

 

 

전주만을 보러 온 기억은 없고 사람을 만나거나 근처 산을 갈때 지나친 기억만 있다.

오늘은 친구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경기전을 꼭 가보기로 했다.

경기전, 한옥마을이 어울어진 동네. 한지 축제와 초파일로 연등도 달려있고 한지 작품도 여기저기 보인다. 길은 포장되고 시냇물이 흐르고 길 중간중간 작은 분수, 정자도 있다. 외국인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여기저기 예쁜 찻집, 음식점 등이 즐비하다.

여산 작품활동 하느라 바쁘다. 필 받은것 같다. 

 

 -경기전

 

 

 

 

 

 조선시대 왕들의 초상화, 태실 등이 보관되어 있는 경기전. 입장료도 없어 더 좋다. 부도탑 같은게 보여 이상타 했더니 태실이라고...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넓은 공간으로 우선 쾌적하다. 대숲이 인상적이고 여기저기 한갖지게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이 정겹다.

젊은 커플 한쌍은 뽀뽀 하느라 바쁘다. 유원지가 아닌데도 그 광경이 밉지 않다. 내 나이를 실감하게 된다.

우리가 어진을 구경하고 나오니 여긴 문을 잠근다. 조금 늦었으면 쩍벌남(!) 들을 못 볼 뻔 했네... ^^

 

-전동성당

 

 

 

 

 

 

경기전 바로 앞의 전동성당. 이곳도 내일부터 있을 축제 준비인지 성당 주차장에는 먹거리 텐트가 쳐져 있고 바쁜 모습이다.

성당 구경하고 벤취에 앉아있는데 한 아주머니 전을 부쳐가지고 지나간다.

이걸 본 여산 파는거 아니냐고 하니 일 하는분 가져다 드리는거라고 한다. 먹고 싶다고 하니 나누어 주셔서 얻어 먹었다.

벤취에 앉아 쉬려니 여산 명기에 붙여져 있는 일회용 반창고.

소백산에서 고꾸라지며 내 던져져 부상 당한거라 다친거 표시하느라 밴드 붙였다고... ㅍㅎㅎ

좌우지간 못 말린다...

 

-풍남문

 

 

풍남문은 전동성당에서 길만 건너면 로타리에 있다. 이곳에서 현지인에게 비빔밥 어디가 맛이 있냐고 하니 원조집은 찾아 가기 힘들다고 경기전 옆의 '마패'집을 추천해 준다. 이곳은 불낙전골도 맛 좋지만 값이 비싸니 비빕밥도 맛 좋다고...

 

-오목대

 

 

 

나는 배가 고픈데 여산은 오목대 올라갔다 오자고 한다. 이럴때 아니면 와 볼 기회도 없고 밥은 해 져서 먹어도 되지만 구경이야 해 지기 전에 봐야 하는거니 고픈 배를 부여잡고 오목대에 올라섰다.

오목대는 계단 조금만 올라가니 나무테크를 깔아 놓았고 건물도 매우 크고 전망도 생각보다 쾌적하다. 화장실도 새로 지어놓은것 같은데 토담으로 만들어 운치가 있다. 아직 공사는 덜 끝났는지 오목대 옆은 파헤쳐져 있다. 오목대에서 한옥마을이 내려다 보이는데 원래 우리가 살던 집들이 남아 있는 곳이 거의 없는데 이나마라도 남아 있다는게 참으로 고맙게 느껴진다.

 

-경기전 앞 거리에서

 

 

 

 

 

-마패 전주 비빔밥

 

 

마패에 가서 전주비빕밥을 먹었다. 값은 8천원으로 싸지는 않았지만 어찌나 푸짐한지 밥을 다 먹겠다는 결심과는 달리 좀 남겼다.

함께 나온 콩나물국도 정말 시원했다. 후식이 뭐 없냐고 하니 특별히 수정과까지 주셔서 잘 먹었다.

역시 비빔밥은 전주가 짱인것 같다. ㅎㅎ

 

저녁 잘 먹고 차 세워놓은 곳으로 걸어가는데 도로변에서 술 드시던 한분이 벌떡 일어나더니 우릴보고 영화촬영 하러 오셨냐고...

잠시 어리둥절 했는데 영화제가 열리고 있으니 웃자고 한 소리인것 같다. 이미 술도 좀 취한것 같고...

산이슬이 우리 기다리며 영화제 거리를 구경하는데 거긴 모다 젊은 청춘들이 대부분이고 영화를 보려고 해도 시간도 맞지 않아 영화음악 감상하다 왔다고 한다.

그곳 보다는 이곳 경기전 앞이 훨씬 쾌적하고 좋다고 한다. 이것도 나이 탓?

 

-이젠 장수를 향하여...

 

 

 

밥도 먹었겠다 해도 지고 이젠 장수를 향해 고고씽~

장수샘이 왜 안 오냐고 전화를 하셨다. 저녁 해결도 하고 전주 구경도 하느라 그랬다고 하니 밥 와서 먹어도 되는데 왜 그랬냐고 빨리 오라 하신다.

푸르름 팀도 애섭샘이 늑장을 부려 차 막힌다고 채근해 이제 휴게소에서 저녁 때우고 계신다고...

 

21:00 장수 도착. 반갑게 맞아 주시는 장수샘. 친정 언니네 온것 같다.

여산 요 근자 몸이 좋지 않아 자기 발로 한의원에 갔다고... 컨디션이 많이 안 좋긴 했나보네...

혈압도 높았고 살도 빠진걸 보니 당뇨 아니냐고...

장수샘 바로 검사 들어갔다. 콜레스테롤은 정상인데 혈당이 매우 높다. 혈압도 약간 높은 상태고...

 

검사하고 군것질 하고 있으려니 푸르름팀 도착.

반갑게 인사하고 서로 소개하하는 상견례식.

7명 중 5명이 소년소녀 가장. 어린이날 맞이 부녀회 주최 어린이 잔치? ㅍㅎㅎ

푸르름이 근로자의 날인데 못 쉰다고 받았다는 떡케잌까지....

 

내일 일정을 의논해 보니 일단 복성이재에서 시작해 봉화산 철쭉을 보고 무령고개까지 가는 길은 대간길이고 너무 길어 중간 진료소 앞산인 속금산으로 끊어 내려오면 될것 같다고 해 그렇게 길을 잡아 보기로...

언니들이 내일 새벽밥 한다고 마루에서 자야 한다고 우겨 동상들은 방에서 자고 언니들이 마루에서 자는 하극상을 연출.

찰밥 해 도시락 싸 주신다고 그것도 맛있게 해 주신다고 시루에 쪄 주신다고.

첫날인데도 내집처럼 편안해 정말이지 집보다도 편안하게 잘 잤다~

외박 체질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