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새소리’- 이성복(1952∼ )
병이란 그리워할 줄
모르는 것
사람들은 그리워서 아픔이 살아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병든 자들이 힘을 얻고 부자가 되고 행복하다고 믿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징역의 슬픔’이 사실은 불감증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당신이 머무는 어느 문틈에 잘못 떨어진 상념 같은 새소리가, 오늘 아침 내 방에는 징역장의 창살이 되어 촘촘히 박혀옵니다. 여전히 달뜨는 봄밤, ‘철없이 찻길로 뛰어드는 인생’의 ‘괴로움’도 언젠가는 훌훌 벗어 ‘호랑가시나무’ 새로 돋은 가시에 걸어두고 싶습니다. 그러면 풀섶처럼 뜨끈한 내 이마에도 꽃송이 붉게 피고, 생각의 외진 마디에 ‘상여’ 하나 차릴 수 있겠지요. <신용목·시인>
병이 나는 줄 알지 그러나
병은 참말로 어떻게
그리워할지를 모르는 것
오늘 아침 새소리
미닫이 문틈에 끼인 실밥 같고,
그대를 생각하는 내 이마는
여자들 풀섶에서 오줌 누고 떠난 자리 같다
'산 이외... > 2009년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산 둘러보기 (6/12) (0) | 2009.06.14 |
---|---|
포럼 참석도 하고 남산도 걷고 (5/18) (0) | 2009.05.19 |
장수 프로젝트 그 첫날-전주 찍고 장수로..(5/1~4) (0) | 2009.05.08 |
구로닥의 남산 걷기 (4/28) (0) | 2009.04.29 |
산계 모임-안산 걷기 (4/27) (0) | 2009.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