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새순들’-정진규(1939~ )
눈 뜨는 감나무 새순들이 위험하다 알고 보면 그 밀고 나오는 힘이 억만 톤쯤 된다는 것인데 아기를 낳는 여자, 그 죽음 직전, 직전의 직전까지 닿아 있는 힘과 같다는 것인데 햇살 속에 반짝이는 저 몸짓들이 왜 저리 연하디연할까 다를 게 없다 가장 힘센 것은 가장 여린 것을 겨우 만들어낸다 억만 톤의 힘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처음부터라야 완벽하다 위험하다 억만 톤의 힘은 모두 ‘처음’에서 비롯되는 것. 우리의 삶이 완벽한 이유도 순간순간이 모두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본 날 나는 더없이 위험해졌습니다. 영혼에서부터 솟구친 억만 톤의 힘이 내 마음의 싹을 밀어 올렸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향해 자라나는 초록들 속에서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그 연하디연한 것들이 내 삶을 조종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감나무 새순을 보며 서둘러 나는 연시 두 개를 꺼내 들고 당신의 방문을 두드릴 날을 생각합니다. <신용목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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