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랭이꽃’-이은봉(1953~)
앉아 있어라
쪼그려 앉아서 피워 올리는 보랏빛 설움이여
저기 저 다스한 산빛, 너로 하여, 네 아픈 젖가슴으로
하여 한결 같아라
하나로 빛나고 있어라
보랏빛 이슬방울이여
눈물방울이여
언젠가는 황홀한 보석이여
앉아서 크는 너로 하여, 네 가난한 마음으로 하여
서있는 세상, 온통 환하여라
환하게 툭 터지고 있어라
풀숲에 숨어 패랭이꽃 피어나네요. 양반 나리 지나가면 비켜 쪼그려 엎드려야 했던 패랭이 모자 쓴 평민 설움. 줄기 잎사귀 꽃잎 죽창처럼 예리하지만 안으로 다스리는 아픔. 그 설움 아픔 황홀하게 툭 터져 나온 꽃. 어느 관상용보다 강인하고 아름다운 야생화 피어 여름으로 가네요. <이경철·문학평론가>
모처럼 예전 멤버들을 만나기로 한 날.
강샘은 부부동반 북유럽 여행기간이라고 다녀온 다음에 만나자는데 말 난 김에 그냥 우리라도 만나기로 했다.
이수역에서 만나 하언니가 사 주신 맛있는 점심 먹고 아이스크림집에 가서 빙수와 케잌으로 후식.
산에 가면 안 온다고 선수 친 양순씨.
가벼운 산행은 괜찮다고 해 까치산을 염두에 두었었다.
헌데 두 사람의 패션은 산행 준비 전혀 안 되어있다.
날씨도 장난이 아니다. 일단 먹고 보기로...
그새 집 팔고 세 얻고 시어머니 분가(!) 시키게 된 양순씨.
선릉 근처 연립을 얻어 이젠 선릉이 자신의 정원이 되었다고...
시모상 치룬 하언니.
예전 아그들 어린 시절 다 같이 집장만이 최대의 관심사였는데...
이젠 누가 며느리, 사위를 먼저 보려나?
그냥 놀기 너무 아깝다. 까치산 가자고 끌고 일어났다.
남성역까지 차 타지 않아도 된다고 아파트 뒷쪽으로 해서 가는데 아무래도 여기가 아닌것 같다.
삼일공원이 나오고 아파트 정문으로 나와 길을 건넜어야 했는데 후문으로 나오니 반대방향.
남성역 걸어가 까치산 초입까지는 잘 들어섰는데 경사가 조금만 급한 곳이 나오면 우회하자는 언니때문에 우회를 어찌 했는지 길이 나와 버렸다... ㅠㅠ
걸어 내려와보니 도로 남성역.
참, 까치산 가다 길을 잃는 사태가...
그만 걷자는 하언니 엄살로 남성역 앞 커피숍에서 냉커피 마시며 나머지 이바구 나누기.
집에 가면 뭐 하냐고 영화도 보고 놀고 가라는 하언니.
정작 내일 유학간 아들 방학이라 온다는데 맛있는거 해 놓으셔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니 삼계탕 끓여주면 된다고...
헤어져 백호 돌고 집에 오는데 참 덥다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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