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꽃잎’-양성우(1943~ )
오늘따라 그가 내 안에 가득하다, 밀물이듯이
밤새 내 머리맡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마치 터질 것만 같이 가슴이 벅차오르다니
내가 그의 거처가 되고 그릇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의 이름만 불러도 내 눈에 금세 눈물이 넘쳐흐름은,
이미 그가 내 안에 아침 꽃잎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까닭이리
기나긴 죽음의 시절, ‘겨울공화국’ 시국.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나 이미 떠났다고 대답하라”며 민주화 투쟁 이끌던 시인. 이 시를 표제작으로 한 새 시집에선 가슴 벅찬 아침 꽃잎으로 돌아왔다. 그리운 임, 열고픈 세상 껴안는 거처는 아침 꽃잎 같은 첫 마음, 단심(丹心)이라며.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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