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당나귀와 한강기맥 가기 (화방고개-소삼마치, 9/13)

산무수리 2009. 9. 14. 22:58

'해 지는 쪽으로’-박정만(1946~88)


해 지는 쪽으로 가고 싶다

들판에 꽃잎은 시들고.



나마저 없는 저쪽 산마루.

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길지 않는 삶 마감하며 남긴 마지막 시. 제목도 제대로 못 달고 서둘러 가 마지막 두 행만 ‘종시(終詩)’란 제목으로 죽음의 호방한 캐치프레이즈처럼 잘 알려진 시. 그러다 눈 밝은 선배 시인이 위같이 서정시 모범으로 복원한 시. 종이 쪽 한 조각 차이로 삶과 죽음 끝까지 연계시키는 건 악착스러운 아집인가. 광활한 우주 속, 나마저 없는 저쪽으로의 깨끗하고 구체적인 소멸, 절명(絶命)의 이 말끔한 절창 앞에서는. <이경철·문학평론가>

 


만나는곳: 2009. 9. 13(일) 7:00 범계역 

멤버: 당나귀 16명
코스개관: 화방고개 (9:50)-덕구산(4.km)-응곡산(3.8km)-만대산갈림(3.1km)-소삼마치(13km)-어둔리 (17:40)
날씨: 바람이 불지 않고 좀 더운듯한 날씨였지만 가을 맞다. 비교적 화창한 편.

 

놀토 한산 멤버들과의 설악산행이 멤버부족으로 취소. 그 덕에 한강기맥일 갈 수 있다.

버스를 탔다. 헌데 차 안이 더 헐렁하다.

게스트가 오늘은 다 빠지고 당나귀 멤버들만 타 16명. 버스비도 안 나오게 생겼다.

양평 해장국집에서 아침 굶은 백성들 아침을 먹는데 사람이 많아 기다렸다 먹나보다.

다시 차 타고 지난번 하산했던 화방고개에서 산행 준비하고 사진 찍고 출발한 시간이 9:50.

 

역시나 초장은 급경사 오르막.

날이 덥지는 않은데 바람이 불지 않아 조금 더운듯한 느낌. 그래도 이젠 공기는 완연한 가을공기.

거의 매번 알바를 한지라 다들 알바에 대한 노이로제 상태.

'우리는 알바 안하고 살수가 없나...'

오늘 코스가 삼마치까지 하면 너무 길어 소삼마치에서 끊는다고 한다. 지난번 보다는 널널한 편이라서인지 마음은 조금 푸근한 상태.

게스트가 빠지고 우리들끼리 여서 비교적 단촐하고 산행도 빠르지 않은것 같은데도 은근히 따라붙기 힘들다.

그나마 성사장 선배가 후미를 지켜주어 후미는 면한 상태.

오늘 코스도 조망도 거의 없지만 급경사도 있지만 사람 하나도 만나지 않고 할 수 있는 해 호젓함.

명산과 달리 절결이 있지는 않지만 해보지 않고는 그 매력을 모른다.

 

 

 

 잠쉬 쉬면서 입산주...

 

 여기가 덕구산

 

산행 시작 1시간 쯤. 덕구산 정상 아래에서 바로 쉬고 입산주도 한잔씩 마시고 올라가보니 정상.

간단한 정상석 표지판. 선두는 벌써 가 버려 후미에 처진 사람 몇몇만 사진을 찍었다.

다음에 올라갈 곳은 응곡산이라고...

응곡산 정상 지나고 점심을 먹는다고...

 

 헬기장

 

 응곡산 정상

 

응곡산 정상은 헬기장같은 정상같지 않은 정상.

그래서인지 선두가 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어 후미 처진 사람 빼고 다같이 사진 찍고 방향을 잡아 간다.

산불감시탑 지나고 우측으로 꺾이더니 1야수교 군부대 철조망을 끼고 돌아간다.

한참 이어질것 같던 철조망에서 벗어나 좌측으로 숲으로 들어서는데 선두에서 쉬더니 홍어회와 막걸이와의 만남.

목 마를 때, 기운 없을 때 물 보다는 한잔의 맥주나 막걸리가 갈증해소에는 효과적인걸 지난 산행에서 체험한지라 나도 한잔. ㅎㅎ

 

 

 

후미팀 기다렸다 밥 먹고 더덕차 마시고 더덕주도 마시고.. 

 

정상 지나 점심 먹기 전 한번 더 쉬었다.

오늘 공동 반찬을 들고온다는 성사장이 젤 후미. 후미 기다리다간 밥 다 먹고 올것 같다. 무겁게 들고온건데 먹어주기라도 해야 할것 같다.

그래 성사장 먼저 빨리 오라 무전을 했다. 눈썹 휘날리게 달려 온다고...

전을 펴고 밥을 천천히 먹는데도 영 오질 않는다. 성미급한 몇몇은 다 먹어 치우고 이대장 등 몇몇만 밥을 남기고 기다리니 성사장 도착.

그 뒤로 동안총무와 후미가 도착.

늦은 점심을 먹는 동안 성미급한 사람들은 벌써 출발.

오늘은 더덕슬러쉬가 아니라 더덕꿀차 라는데, 먼저 가면 먹을 수 없다는데...

 

후미팀 점심 먹는거 기다리는 동안 더덕꿀차 한잔씩.

동안총무는 더덕을 져며 고추장에 재워 왔는데 밥 비벼먹으니 입맛이 팍 돈다.

후미 챙기며 오며 캔 더덕을 골고루 나누어주는 성사장과 동안총무.

밥 잘 먹고 꿀차까지 마시고 다시 출발. 밥 먹는 시간이 거의 2시간 걸린것 같다.

선두팀은 가버리고 중간그룹 넷이 가고 바로 뒤 회장님이 후미를 챙겨서 오고 두 더덕박사는 더덕캐면서 오고...

 

 

 임도에 올라서

 

곧 임도가 나온다. 개고개라나 뭐라나?

임도 올라치고 가는길.

만대산을 찾아 가는길.

드디어 만대산 이정표. 헌데 이정표에 여기는 만대산이 아니라나 뭐라나?

지도를 보니 만대산이 두군데. 다음 만대산을 찾아가면 임도 나오고 오늘 산행의 거의 끝일것 같다.

 

 

 여기가 만대산?

 

 

 

 

 막판에 보여주는 험로

 

 

 

 

 그나마 조망이 트이고...

 

 

 능선에서의 마지막 쉼터 

 

넷이 가고 후미 바로 따라붙고 하는데 오늘 산행에 난코스가 없어 오늘은 육산의 진수를 보여주는줄 알았다.

헌데 웬걸?

그때부터 보이는 바위를 기어오르는 코스가 몇군데나 된다.

올라가면 그나마 조망이 조금 트인다.

열심히 기어오르고 기어 내리고 또 다른 만대산을 찾아 찾아....

 

 

 

소삼마치

 

헌데 만대산 찾기도 전 당나귀 산악회 왼쪽으로 하산하라는 화살표가 보인다.

화살표 따라 내려가나 했는데 도로 옆으로 붙는다. 큰 암릉이 있어 우회하는 길인가?

다시 올라가나 염려를 했는데 보이는 헬기장, 그리고 보이는 소삼마치 표지판.

이곳에서 하산하는 길은 복분자 덩쿨에 너덜성 무너져 내리는 길.

알바가 두려운지라 이대장과 통화 하니 그길로 내려오면 곧 산행 끝이라고 한다.

 

 

바로 옆은 고속도로? (횡성과 홍천 경계선인듯...)

 

과연 내려가니 이대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조금 내려가니 비로소 순탄해 지는 길. 그리고 주말별장 같은 집 한채.

헌데 어느덧 산행 끝이고 우리 차가 보이네?

선두가 20분 걸어내려가 버스를 끌고 올라왔다는데 도저히 차가 올 길이 아닌 길인데 김기사님의 운전 솜씨 덕분에 나중에 내려온 사람들은 덕을 봤다.

 

후미 기다리며 계곡에서 세수하고 발 씻고 기다리니 6시 좀 넘어 후미까지 도착.

좁은 임도를 아슬아슬하게 차가 빠져 나오고 저녁을 차 타고가다 식당 간판보고 전화 해 들어갔다.

횡성 땅인데 한우 맛이라도 보자고...

 

제조상궁 폭탄주 제조중...

 

그중 저렴한 불고기 백반을 주문했는데 미처 준비가 안되서인지 저녁이 늦게 나왔다.

기다리는 동안 하산주를 아주 많이 마셨다. 나도 폭탄주 한잔 마셨는데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견딜만 하다.

배 터지게 불고기 백반에 밥 한그릇 잘 먹고 8:40 출발.

염려와는 달리 차가 하나도 막히지 않고 양평 지나고 10:30 평촌 도착.

오늘도 또 하나의 코스를 잘 했다.

당분간은 스케줄이 겹쳐 당나귀와의 산행을 못할것 같다.

달리기도 해야 하고 지리도 가야 하기에....

 

-이감독님 사진 추가